억새 (시화용)
청산 박진선
가을바람 산들 불면
하얀 억새 도리도리
즐겁게 춤추네
가을 햇살 반짝이면
은빛 옷 갈아입고
햇살 아래 살랑이네
바람 분다네
바람 분다네
이 산 저 산 들녘에
생생생 바람에
하얀 머리 흩날리고
몸 가누기 힘들어도
바람 탓하지 않고
가녀린 몸 이리저리
바람 따라 두리덩실
즐겁게 춤을 추네
구월을 맞으며
(삼척 봉황산을 오르며 )
손가락을 몇 번이나 접었다.
펼칠 만큼의 구월을 보내고
또다시 새로운 구월을 맞이합니다.
아직 떠나지 못한 여름 그늘엔
매미 소리 가득한데
으아리꽃 하얀 들판 위로
구월 햇살이 빛납니다.
지난여름 아쉬움 가시기도 전에
비와 여름 안개와 더운 열기를 털고
이제 가을이 기지개를 켭니다.
아직 익지 않은 열매들은
저마다의 부지런함으로 결실을 준비하고
농부들 손길은
푸른 들판 위에 땀방울로 내립니다.
우리들의 푸른 대지 위로 구월이 오면
초록빛들은 알록달록 물이 들고
분주하던 대지는 결실로 출렁입니다.
어느 먼 나라에서 전해오는 신비한 이야기처럼
어린 아기의 알 수 없는 미소처럼
시원도 알 수 없는 시간의 긴 자락 안에
구월 이야기는 이제 막 열리고 있습니다.
가을 권금성에서
설악산 입구에서
케이블카 타고 가면
난(亂) 피해 장군 둘이
쌓았다는 권금성 있네!
천연 암벽 절경 너른 바위에 서면
탁 트인 전망 가슴 뚫리고
구름도 걸터앉아 쉬어간다네
발 아랜 울긋불긋 산빛 물들고
옹기종기 돌 봉우리 다정히 웃음을 짓네!
푸른 꿈 출렁이며 뻗어가는 동해
간절한 소원 담은 작은 돌탑은
정다운 속초의 희망을 손짓하네!
우리 마음에 솟아나는 바람들
부푼 꿈 어우러져 고운 산빛 이루니
타는 열정 가슴이 더욱 붉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