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잊고 사는 날들이 많아진다
문설주에 기대어 섰다가 또 다시 하루를 살아낸 무게에 눌려 등을 둥그렇게 말고 미끄러져 내려앉은 저녁, 닫지 못하는 문 저 너머 안개가 깊어진다. 그 안개 속으로 사라져 간 이름들. 붉은 포도주 한 잔 들어 올리는 손이 떨린다. 하루도 널 못 잊고 살 줄 알았다. 너와 헤어진 이후부터의 살아가는 날 동안 그 못 잊음을 어찌 감당하랴. 날마다 기억에 붙잡혀 허둥대다 보면 내가 망가지는 속죄의 안도감도 있겠지 했었다. 고통 받고 벌을 받는 만큼 죗값을 치렀다는 것은 얼마나 교묘하고도 이기적인 발상이냐. 그러나 나를 살 떨리게 했던 것은 네가 아니라 바람들이었다. 불어올 때마다 바람은 내 몸에서 남은 냄새마저 뽑아가고 나를 말렸다. 그렇게 너를 잊고 하루를 살고 이틀을 살고, 그런 닐들이 많아지고, 깨닫지 못하는 사이 너를 잊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문득문득 나를 후려치는 거다. 하루도 널 못 잊고, 너를 놓을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이제는 너를 잊고 사는 날들이 많아진다. 너를 잊은 채 밥을 먹고, 너를 잊은 채 잠을 자고, 너를 잊은 채 가끔은 노래도 부르고, 그러한 내 모습이 잊히는 네 모습보다 목을 메이게 한다. 등이 시리고, 빈 포도주 잔에 어둠이 내려 담긴다. 어김없이 오늘도 내내 열어 두었던 문을 닫는다. 문틈에 옷자락이 물려 끼고, 그것을 힘주어 잡아당겨 빼낸다. 그럼에도 넌 아직 내 기억의 문틈에 위태하게 걸려 있다. 오늘 밤은, 내일 밤은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꿈꾸지 않고 깊어지겠다.♧
첫댓글
아무리 봐도 신기한 풍광들
가본 추억은 없지만
늘 감동으로 바라보는 산야들입니다
속히 후련합니다
어느해인가 백담사까진 가본 추억입니다
@행운 산골일기,,,,, 아픔의 추억,
지나간 세월에 제 아무리 화려한 시절을
살았다 한들 다가오는 앞날의 알수 없는
두려움은 나를 가끔은 우울하게 할 때가
있는것 같습니다, ^^
그런다고 어찌할수 없는 앞날에 다가 오
는 현실은 잊고 산다고 하지만 그것을 잊
는다고 해서 잊혀질 일은 아니겠지요!?
오래전에 도시에서 취미로 마라톤 즐기
면서 알게된 동호인으로 인연이된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그리 가깝지는 않았던
사이인데 상처를 하고 재혼을 한 친구로
살아온 인생길에 사연이 많은 그는 향상
우수에 젖어 있는 진지한 그모습이 좋아
보이는 여인 이었지요~^^
비극은 향상 우리곁에 있다고 했는지 그
여인의 아픔은 아직도 끝나지 안했는가''!
피부암이 심하게 전이 되어서 얼마 살지
를 못한다고 나를 한번 만나서 할 얘기가
있다고 한다''!
아직은 그모습은 변함없이 그대로 인데
삼개월을 못 넘긴다고 애기하는 그녀를
나는 똑바로 쳐다 볼수가 없었지요~!!
그녀의 얘기인즉 아는 지인에게 채권을
받아야만 되는데 돌려 주지를 않는 다고
대신 좀 받아 달라고 부탁을하는 죽어가
는 여인의 사연에 나는 승낙을 하면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도대체 무었인
지
@행운 ''왜, 마지막 그날이 얼마 남지도 않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도 알수 없는 그녀가
고통속에서도 버리지 못하는 그것이 무
었인지 그렇게도 소중한 것일까! 생각을
하는 나는 할말이 떠오르지 않치만 그녀
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져 오지요^^
눈시울을 붉히면서 돌아서는 그녀의 뒷
모습을 보는 나는 그녀의 어깨를 잡아주
고 싶은 마음에 시린손을 올리는 헛손질
에 가슴만 먹먹해 집니다,
오래전 이제는 떠나간 옛친구의 아픔의
추억이 다시금 떠오르는 오늘은 돌아서
는 그녀의 가녀린등이 기억속에 남아서
지금도 생생하기만 하는데 저물어 가는
옥녀봉 산자락에서 짝을찾는 고라니의
울부짖는 소리가 떠나간 그녀의 아픔이
되어 들려오는 산야 입니다~~~
# 금산의 군북 대소마을의 팔월입니다,,,
#아픔의추억 #피부암 #화려한시절
#비극은언제나 #산골일기 #귀촌일기
#자연인이다 #오지산중
@행운
이멋진 풍광에
지난 아픔의 얘길 한 페이지 그려 주셨군요
사람의 관계서 아픔으로 잊지못할 일들이
에이구여
행운 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군요
살아가다 보면 잊혀지겠지요
그런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