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말할 때에 ‘예.’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들려 주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거짓 맹세를 하는 것도 나쁜 짓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이 사실이나 인간이 자신의 방어를 위해 얼마나 위선적일 수 있는가를 깨닫는다면 아예 맹세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씀으로 오늘 복음이 읽힙니다. 나이를 한살 두살 먹어 가면서 그저 솔직담백하게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하게 되는데요, 여러분은 언제 거짓말을 처음 해 보셨는지요?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한가지의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서는 열 개의 거짓말을 새로이 만들어 내야만 한다고 말이죠. 거짓 맹세는 상호간의 신뢰를 해치게 됩니다. 우리가 물건을 사면서 물건값을 지불할 때 그 물건 값이 시세를 반영한 합리적인 가격일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그렇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물건을 사지 않겠죠. 부동산을 거래하거나 혹은 지하철 요금을 낼 때에도 그 돈이 합의된 가격이며 누군가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쓰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렇게 하게 됩니다. 이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상호간의 신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거짓말은 이 신뢰를 해치게 되는데요, 소위 가짜 뉴스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며 이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는 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거짓말을 하는 편이 이롭다는 생각이 들면 누구든 거짓말을 한다고 하며, 난처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쉽게 거짓말을 한다고 말 합니다. 이처럼 거짓말은 인간의 본성이며, 개인간의 관계에서나, 사회간의 관계에 어디든지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을 파악하는 것, 즉 상대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되며 우리는 그것을 지혜롭다고 말하기도 하고 깨어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편 이로 인해 우리들은 더욱 피곤한 삶을 살게 되기도 합니다. 전임 정부의 사자방 비리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우리의 피같은 세금이 쌈짓돈처럼 쓰였는가를 알기 위해 사대강비리, 자원외교비리, 방산비리등에 대해 공부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캐나다의 어느 유전회사도 들여보아야 하고 F16K라는 전투기가 어떤 기종인지 하는 것들 까지도 속속들이 들여다 보아야 우리는 거짓말에 속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상호간에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신원보증이나 담보물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써야하고 더 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제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율법학자나 바리사이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못한다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와 같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거짓 맹세, 즉 거짓말은 더욱 큰 피해와 폐해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더욱 피곤한 삶으로 내몰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예 맹세 자체를 하지 말아라,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네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겠느냐, 네가 진정으로 변하지 않는 것으로 장담할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있더냐? 그러니 그저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로'라고만 하여라. 이와 다르게 말하고자 한다면 조금이라도 왜곡이 가미될 것이 뻔한 것이므로 악에서 나온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하느님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오늘 상호 신뢰와 믿음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위한 우리의 회개와 노력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이야기해 주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