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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錦衣還鄕)
비단 옷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을 이르는 말이다.
錦 : 비단 금(金/8)
衣 : 옷 의(衣/0)
還 : 돌아올 환(辶/13)
鄕 : 시골 향(阝/10)
(유의어)
금귀(錦歸)
금의주행(錦衣晝行)
금의행(錦衣行)
금환(錦還)
의금귀향(衣錦歸鄕)
의금지영(衣錦之榮)
(상대어)
금의야행(錦衣夜行)
'까마귀도 내 땅 까마귀라면 반갑다'라는 속담이 있다. 중국 고시에 '북에서 온 말은 북풍에도 귀 기울이고, 남에서 온 새는 남쪽 가지에 둥지를 튼다(胡馬依北風 越鳥巢南枝)'란 것이 있다. 미물이라도 고향을 그리는 마음은 같다는 말이다.
어릴 때 객지로 떠난 사람은 어머니 품속처럼 고향을 그린다. 출세라도 했다면 고향의 친구들이나 어른들에게 으스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그러니 천하를 손에 쥐고도 비단 옷을 입고 고향으로 돌아가려 한 항우(項羽)의 마음이 이해되기는 한다.
진시황(秦始皇)이 죽은 후 간신 조고(趙高)의 국정 농단으로 어지러울 때였다. 항우의 숙부 항량(項梁)이 내세운 초회왕(楚懷王)은 수도권 지역인 관중(關中) 땅을 먼저 정복하는 사람에게 왕을 삼겠다고 공약했다. 군사력이 월등한 항우가 거록(巨鹿)의 싸움에 열중할 때 유방(劉邦)이 먼저 관중을 차지하고 약법삼장(約法三章)을 발표하며 민심을 수습했다.
화가 뻗친 항우가 뒤늦게 물밀듯이 압박해오자 세 불리를 느낀 유방은 장량((張良)의 건의로 후일을 기약하며 관중을 양보했다. 기고만장해진 항우는 유방과 정반대의 행동을 취했다. 3세 황제 자영(子嬰)을 죽이고 아방궁(阿房宮)에 불을 질러 석 달 동안 타는 모습을 보며 술잔을 기울였다.
이 모습을 본 범증(范增)이 즉각 말렸으나 듣지 않고 오히려 금은보화와 미녀를 거두어 고향 강동(江東)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자 한생(韓生)이란 사람이 관중은 지세가 좋은 요충지이고 땅도 비옥하여 도읍으로 정하면 천하를 호령할 수 있다고 간했으나 항우의 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부귀를 이루고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비단 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 것과 같으니 누가 알아주겠는가(富貴不歸故鄕 如衣錦夜行 誰知文者)?'며 고집 부렸다. 결국 해하(垓下)에서 패한 항우는 자결하고 유방이 천하를 쥐게 됐다. 사기(史記)의 항우본기(項羽本紀)나 한서(漢書)의 항적전(項籍傳)에 전한다.
금의환향(錦衣還鄕)
비단옷 입고 고향으로 돌아옴, 출세하여 고향을 찾는 것을 뜻한다.
금의(錦衣)는 화려하게 수놓은 비단 옷이라는 뜻이다. 옛날에는 왕이나 고관들이 입던 옷으로 출세의 상징이었다. 반면 평민들은 흰색의 베옷을 입었는데, 이것은 포의(布衣)라 하였다. 즉,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간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고향을 찾는 것을 뜻한다.
초(楚)나라와 한(漢)나라의 전쟁이 한창일 때의 이야기이다. 유방(劉邦)이 먼저 진(秦)나라의 도읍인 함양(咸陽)을 차지하자, 화가 난 항우(項羽)가 대군을 몰고 홍문(鴻門)까지 진격하였다. 이때 유방은 장량(張良)과 범증(范增)의 건의로 순순히 항우에게 함양을 양보하였다.
함양에 입성한 항우는 유방과는 대조적으로 아방궁을 불태우는가 하면 궁중의 금은보화를 마구 약탈하고 궁녀들을 겁탈했으며, 시황제(始皇帝)의 묘까지 파헤쳤다. 항우는 스스로 망쳐놓은 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향인 팽성(彭城)에 도읍을 정하려 하였다. 신하들은 항우가 예로부터 패왕(覇王)의 땅이었던 함양을 버리고 보잘것없는 팽성으로 도읍을 옮기겠다고 하자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이때 간의대부(諫議大夫) 한생(韓生)이 간언했지만 항우는 오히려 화를 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길거리에서 부귀하여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면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가는 것과 무엇이 다르리! 라는 노래가 떠돌고 있다고 하더군. 이건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야. 그러니 어서 길일(吉日)을 택하여 천도하도록 하라.”
그래도 한생이 간언을 그치지 않자, 항우는 그를 기름이 끓는 가마 속에 넣어 죽이고 말았다. 하지만 이 노래는 항우가 천하의 요새인 함양에 있는 한 유방이 승리할 수 없으므로 항우를 함양에서 내쫓기 위해 장량이 퍼뜨린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함양을 싫어했던 항우는 그 노래가 하늘의 뜻이라고 판단하여 마침내 팽성으로 천도하게 되었다.
결국 항우는 함양을 차지한 유방에게 해하(垓下)에서 크게 패함으로써 천하를 넘겨주고 만다. 금의환향(錦衣還鄕)으로 자신의 공덕을 고향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는 하였지만 천하를 잃고 만 셈이다.
양서(梁書)에 있는 이야기이다. 양(梁)나라 남양(南陽) 출신인 유지린(劉之潾)이 남군태수(南軍太守)로 승진했다. 이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무제(武帝)가 말했다. “그대의 모친은 나이가 지긋하고 덕망이 매우 높으신 분이다. 그대에게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가서 부모님께 효도할 기회를 주겠다.”
당시 비단옷은 귀해서 높은 벼슬아치만 입고 평범한 사람은 포의(布衣)를 입었다. 자식이 크게 출세해 고향에 당당히 나타나면 그 부모는 얼마나 기쁠까. 무제는 지린의 모친을 해 특별히 비단옷과 휴가를 줬다.
백의가 일반 평민을 뜻한다면 비단옷을 뜻하는 금의(錦衣)는 높고 귀한 신분을 나타낸다. 금(錦)은 음을 표시하는 금(金)과 뜻이 담긴 비단 백(帛)을 합친 글자이다. 비단옷은 값이 비싸 아무나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니어서 부귀영화(富貴榮華)를 상징하였다. 고생 끝에 성공한 사람이 값 비싼 비단옷을 입고 보란 듯이 고향에 돌아오는 것을 두고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고 한다.
금의야행(錦衣夜行)이라는 말도 있다. 비단옷 입고 밤길을 간다는 뜻이다. 밤길에 비단옷을 입고 간댔자 아무도 봐 주는 사람이 없으니, 애써 놓고 아무 보람이 없을 때 놀려 주려고 하는 말이다. 금의상경(錦衣尙褧)이라는 말도 있다. 경(褧)은 잘 쓰지 않는 어려운 글자인데, 경의(褧衣)는 속에 안감을 대지 않은 홑옷을 말한다.
저고리 위에 덧입으면 속이 은은히 비친다. 비단옷이 너무 화려해서 비단옷을 입을 때는 그 위에 경의(褧衣)를 걸쳐 입어 지나치게 화려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였다. 선비가 내면에 높은 학식과 덕망을 갖추었더라도 남 앞에서 가볍게 이를 뽐내거나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속뜻이 담겨 있다.
한자에서는 좋고 아름담고 화려한 것 앞에 비단 금(錦)자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금심(錦心)은 글에 담긴 우아하고 아름다운 생각을 말하고, 금자(錦字)는 화려한 문장을 좋게 말한 것이다. 금의옥식(錦衣玉食)은 부유한 생활을 형용하는 말이다.
금상첨화(錦上添花)는 비단 위에 꽃을 첨가(添加)한다는 말이다. 비단만 해도 화려하고 아름다운데, 거기에 꽃을 수놓아 얹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겠는가. 흔히 우리 나라를 삼천리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하는데, 금수(錦繡)는 비단 위에 온갖 화려한 무늬를 수놓았다는 뜻이다.
▶️ 錦(비단 금)은 ❶형성문자로 锦(금)은 간자(簡字)이다. 번쩍번쩍 빛난다는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쇠 금(金; 광물, 금속, 날붙이)部와 비단을 뜻하는 帛(백)으로 이루어졌다. 오색이 빛나는 비단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錦자는 '비단'을 뜻하는 글자이다. 비단은 고대 중국의 주요 무역품으로 황실에서는 직조법을 극비로 삼을 만큼 귀한 제품이었다. 錦자는 그 비단 중에서도 가장 좋은 비단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錦자는 金(쇠 금)자와 帛(비단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이미 帛자가 '비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金(쇠 금)자를 넣은 錦자를 따로 만든 것일까?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순수한 비단을 뜻하는 帛자에 金자를 결합한 것은 비단에 수를 넣고 금박을 붙였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전적으로는 帛자나 錦자 모두 '비단'이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錦자는 이보다는 더 좋은 '고급 비단'을 뜻한다. 그래서 錦(금)은 단청(丹靑)하는 그림의 한 가지(여러 가지 무늬가 있음)의 뜻으로 ①비단(緋緞) ②비단옷 ③아름다운 사물 ④아름답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비단 능(綾), 비단 사(紗), 명주 주(紬), 비단 견(絹), 비단 기(綺), 비단 비(緋), 비단 채(綵), 비단 단(緞), 비단 증(繒)이다. 용례로는 비단 옷을 금의(錦衣), 수를 놓은 비단 또는 화려한 옷이나 직물을 금수(錦繡), 비단으로 만든 가사를 금가(錦袈), 빛깔이 누런 호박의 한가지를 금패(錦貝), 비단 바탕에 아름다운 무늬를 수놓은 관을 금관(錦冠), 비단으로 만든 깃발을 금기(錦旗),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금귀(錦歸), 남이 선사한 물건을 되돌려 보냄을 반금(反錦), 담쟁이 덩굴을 지금(地錦), 과꽃을 추금(秋錦), 자줏빛 비단을 자금(紫錦), 붉은빛의 비단을 홍금(紅錦), 비단 옷을 입고 낮에 다닌다는 주금(晝錦), 비단 위에 꽃을 더한다는 뜻으로 좋은 일에 또 좋은 일이 더하여짐을 금상첨화(錦上添花), 비단 옷을 입고 밤길을 간다는 뜻으로 아무 보람없는 행동을 금의야행(錦衣夜行), 비단 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을 이르는 말을 금의환향(錦衣還鄕), 비단에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다운 산천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강산을 이르는 말을 금수강산(錦繡江山), 비단옷과 밥을 바꾼다는 뜻으로 호화로운 비단 옷보다 한 그릇의 밥이 더 필요하다를 이르는 말을 금의일식(錦衣一食), 훌륭한 착상과 아름다운 말 또는 시나 문장에 재능이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금심수구(錦心繡口) 등에 쓰인다.
▶️ 衣(옷 의)는 ❶상형문자로 衤(의)는 동자(同字)이다. 옷을 입고 깃을 여민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옛날 상반신(上半身)에 입는 것을 衣(의), 하반신(下半身)에 입는 것을 裳(상), 옷 전체를 의상(衣裳)이라 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衣자는 '옷'이나 '입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衣자는 '윗옷'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서는 옷깃과 양쪽 소매, 그리고 밑자락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衣자의 본래 의미 역시 '윗옷'이었다. 고대에는 상의는 衣로 하의는 裳(치마 상)으로 구분했다. 상의와 하의를 합친 '옷'을 의상(衣裳)이라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衣자는 이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단순히 '옷'과 관련된 의미만을 전달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衣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衤자로 바뀌기 때문에 示=礻(보일 시)자의 부수자와 혼동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衣(의)는 책의(冊衣)의 뜻으로 ①옷 ②웃옷 ③깃털, 우모(羽毛) ④옷자락 ⑤살갗, 표피(表皮) ⑥싸는 것, 덮는 것 ⑦이끼 ⑧옷을 입다, 입히다 ⑨덮다 ⑩행하다, 실천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옷 복(服)이다. 용례로는 옷으로 몸을 싸서 가리거나 보호하기 위하여 피륙 따위로 만들어 입는 물건을 의복(衣服), 의복과 음식을 의식(衣食), 의복으로 모든 옷을 의상(衣裳), 옷 등속의 총칭을 의류(衣類), 옷과 갓으로 정장의 비유로 의관(衣冠), 옷걸이로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을 의가(衣架), 옷을 벗음을 탈의(脫衣), 속옷을 내의(內衣), 삼베로 만든 옷을 마의(麻衣),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에 송장에게 입히는 옷을 수의(壽衣), 저고리로 상체에 입는 옷을 상의(上衣), 옷을 입음을 착의(着衣), 비단 옷을 금의(錦衣), 속옷으로 겉옷의 안쪽에 몸에 직접 닿게 입는 옷을 츤의(襯衣), 도롱이로 짚이나 띠 따위로 엮어 허리나 어깨에 걸쳐 두르는 비옷을 사의(蓑衣), 여행에 쓰는 옷가지를 객의(客衣), 아름다운 무늬가 있는 옷감으로 지은 옷을 문의(文衣), 갑옷으로 예전에 싸움을 할 때 적의 창검이나 화살을 막기 위하여 입던 옷을 갑의(甲衣), 벼슬이 없는 선비를 포의(布衣), 책의 위아래 겉장을 책의(冊衣), 환약의 겉에 입힌 가루를 환의(丸衣), 국경을 지키는 병사를 방의(防衣), 비단옷을 입고 밤길 가기란 뜻으로 출세하고도 고향에 알리지 않음의 비유 또는 아무 보람이 없는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의금야행(衣錦夜行), 비단옷을 입고 그 위에 안을 대지 않은 홑옷을 또 입는다는 뜻으로 군자가 미덕을 갖추고 있으나 이를 자랑하지 않음을 비유한 말을 의금경의(衣錦褧衣),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가는 영광이라는 뜻으로 입신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의금지영(衣錦之榮), 옷걸이와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옷을 입고 밥을 먹을 뿐이지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의가반낭(衣架飯囊), 애써 법을 정함이 없이 인덕으로 백성을 교화시키고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의상지치(衣裳之治), 옷은 헤어지고, 신발은 구멍이 났다는 뜻으로 빈천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의리폐천(衣履弊穿), 비단옷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을 이르는 말을 금의환향(錦衣還鄕), 비단옷과 흰 쌀밥이라는 뜻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르는 말을 금의옥식(錦衣玉食), 옷의 띠와 같은 물이라는 뜻으로 좁은 강 해협 또는 그와 같은 강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접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의대수(一衣帶水), 옷을 따뜻이 입고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다는 뜻으로 의식 걱정이 없는 편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난의포식(暖衣飽食), 해어진 옷과 부서진 갓이라는 뜻으로 너절하고 구차한 차림새를 이르는 말을 폐의파관(敝衣破冠), 벼슬이 없는 사람으로 군대를 따라 싸움터에 나감을 백의종군(白衣從軍), 몸에 맞게 옷을 고친다는 뜻으로 일의 처한 형편에 따라 적합하게 일을 처리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양체재의(量體裁衣) 등에 쓰인다.
▶️ 還(돌아올 환, 돌 선)은 ❶형성문자로 旋(선)과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돌아옴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睘(경)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還자는 '돌아오다'나 '돌려보내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還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睘(놀라서 볼 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睘자는 목에 걸린 둥근 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還자는 이렇게 둥근 옥을 그린 睘자에 辶자를 결합한 것으로 길을 한 바퀴 돌아서 온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니까 還자에 쓰인 睘자는 둥근 옥으로 응용된 것이다. 그래서 還(환, 선)은 갔다 돌아오다의 뜻으로 ①돌아오다 ②돌아보다 ③돌려 보내다 ④물러나다 ⑤눈동자를 굴리다 ⑥갚다 ⑦빠르다 ⑧다시 ⑨또 ⑩도리어 그리고 ⓐ돌다(선) ⓑ물이 돌며 흐르다(선) ⓒ회전하다(선) ⓓ원을 그리다(선) ⓔ굴곡을 이루다(선) ⓕ굽다(선) ⓖ돌아오다(선) ⓗ둥글다(선) ⓘ두르다(선) ⓙ빠르다(선) ⓚ구슬, 옥(선) ⓛ행동거지(行動擧止: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선) ⓜ오줌, 소변(선) ⓝ도리어, 오히려(선) ⓞ빨리, 갑자기(선) ⓟ조금(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돌아올 회(回), 돌아갈 귀(歸), 돌이킬 반(返)이다. 용례로는 다시로 거두어 들임을 환수(還收), 본디의 상태로 되돌리는 일을 환원(還元), 도로 돌려줌을 환급(還給), 되살아 남을 환생(還生), 도로 삼을 환매(還買), 도로 무름을 환퇴(還退), 수행을 쌓아서 번뇌를 끊고 깨달음의 세계에 듦을 환멸(還滅), 세속으로 돌아감을 환속(還俗), 국난 등으로 정부가 한 때 다른 곳으로 옮겼다가 다시 옛 서울로 돌아옴을 환도(還都), 요금 따위를 되돌려 줌을 환불(還拂), 집으로 돌아오거나 돌아감을 환가(還家), 떠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감을 환거(還去), 서울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환경(還京), 지방관이 임소로 돌아옴을 환관(還官), 임금이 바꾸어 교시함을 환교(還敎), 자기 나라로 돌아옴을 환국(還國), 군사를 돌리어 옴을 환군(還軍), 나이 만 60세를 가리키는 말을 환갑(還甲), 본래의 곳으로 돌아옴을 환귀(還歸), 빚 또는 공채를 갚음을 상환(償還), 도로 돌려 줌을 반환(返還), 본디의 처소로 돌아옴을 귀환(歸還), 도로 빼앗음을 탈환(奪還), 일을 마치기 전에 불러 돌아오게 함을 소환(召還), 살아 돌아옴을 생환(生還), 제 나라로 돌아오거나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환귀고국(還歸故國), 물건을 그 임자에게 다시 되돌려 보냄을 일컫는 말을 환귀본주(還歸本主), 비단옷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을 이르는 말을 금의환향(錦衣還鄕), 닭을 빌려 타고 돌아간다는 뜻으로 손님을 박대하는 것을 빗대어 이르는 말을 차계기환(借鷄騎還), 합포에 구슬이 다시 돌아왔다는 뜻으로 지방 장관이 선정을 베풂을 이르는 말을 합포주환(合浦珠還), 하얗게 센 머리털에 검은 머리털이 다시 난다는 뜻으로 다시 젊어짐을 이르는 말을 백발환흑(白髮還黑), 한 번 익힌 음식은 날것으로 되돌아 갈 수 없어 그대로 두면 쓸데없다는 뜻으로 남에게 음식을 권할 때 쓰는 말을 숙불환생(熟不還生), 노인이 다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이르는 말을 반로환동(返老還童) 등에 쓰인다.
▶️ 鄕(시골 향)은 ❶회의문자로 郷(향), 鄊(향)은 통자(通字), 乡(향)은 간자(簡字), 鄉(향)은 동자(同字)이다. 지금의 자형(字形)은 마을(邑; 읍)과 마을이 서로 마주하여 길이 통(通)하다의 뜻, 마을, (白+匕)의 옛 모양은 음식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은 사람의 모습을 본뜬 것이며, 본디 식사(食事)를 한다는 뜻으로는 따로 饗(향)을 쓰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鄕자는 ‘시골’이나 ‘고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鄕자는 매우 복잡한 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鄕자를 보면 식기를 두고 양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을 초대해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심지어 음식을 건네주는 모습까지 표현되어 있었다. 鄕자는 이렇게 사람을 초대해 ‘잔치를 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후에 정감이 넘치는 마을이란 뜻이 파생되면서 ‘고향’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소전에서는 鄕자에 食(밥 식)자를 더한 饗(잔치할 향)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鄕(향)은 (1)고대(古代) 중국이나 신라(新羅), 고려(高麗)의 부곡(部曲)의 하나 (2)중국의 주대(周代)에 있었던 행정(行政) 상(上)의 한 구역(區域). 곧 1만 2천 500호가 있는 땅을 이름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시골, 마을 ②고향(故鄕), 태어난 곳 ③곳, 장소(場所), 지구(地區) ④행정(行政) 구역(區域)의 이름 ⑤접대(接待) ⑥향음주례(鄕飮酒禮)의 준말 ⑦메아리, 울림, 음향(音響) ⑧추세(趨勢), 경향(傾向) ⑨만약(萬若) ⑩장차(將次), 막 ⑪지난번 ⑫대접하다 ⑬향하다 ⑭치우치다, 편애하다 ⑮누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을 촌(村)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서울 경(京)이다. 용례로는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나 시름을 향수(鄕愁), 고향이나 시골의 마을을 향리(鄕里), 태어난 곳 또는 시골을 향토(鄕土), 고향에서 온 소식이나 편지를 향신(鄕信), 시골에 사는 백성을 향민(鄕民), 같은 고향 사람을 향인(鄕人), 시골의 마을을 향촌(鄕村), 시골의 선비나 유지를 향사(鄕士), 자기가 났거나 사는 시골의 마을 또는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향당(鄕黨), 시골에서 온 손님을 향객(鄕客), 시골의 구석진 곳을 향곡(鄕曲), 고향의 관문 곧 고향의 지경을 향관(鄕關),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장을 고향(故鄕), 제 고장이 아닌 다른 고장을 타향(他鄕),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귀향(歸鄕), 시조의 고향을 관향(貫鄕), 나그네로 가 있는 타향을 객향(客鄕), 고향이나 향리에 있음을 재향(在鄕), 같은 고향을 동향(同鄕), 고향을 떠나감을 출향(出鄕), 자기 집이 있는 고향을 가향(家鄕), 고향을 그리고 생각함을 망향(望鄕), 서울에서 시골로 거처를 옮기거나 이사함을 낙향(落鄕), 고향을 그리며 생각함을 사향(思鄕), 고향을 그리며 생각함을 회향(懷鄕), 자기가 사는 고장을 본향(本鄕), 사람이 상상해 낸 이상적이며 완전한 곳을 이상향(理想鄕), 고을의 선비들이 모여 읍양하는 절차를 지키어 술을 마시고 잔치하던 행사를 향음주례(鄕飮酒禮), 타향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나 여행 중의 몸을 이향이객(異鄕異客), 조국이나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지방을 만리타향(萬里他鄕), 어떤 고장에 가면 그곳의 풍속을 따르고 지킴을 입향순속(入鄕循俗), 비단옷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을 이르는 말을 금의환향(錦衣還鄕)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