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입은 화(禍)를 부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고 했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가는 곳마다 몸이 편하리라' 하였다. 매사에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사회 지도층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런데 요즘 일부 정치인들의 과거 막말 발언으로 공천이 취소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막말 논쟁'이 불이 붙었지만 여야의 대응방식이 서로 다르다. 여당은 '5,18 '논란으로 도태우 (대구 중구, 남구) 후보와 20대 때 서울시민교양 수준을 비하한 글을 쓴 장예찬(부산 수영)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천안함 음모론, 탈북민 비하 발언, 안보와 대북 관련 막말을 한 후보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천을 유지하고 있다.
막말 잘하기로 따지자면 민주당 이재명대표를 비롯해 운동권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의원들만큼 막말 잘하는 정치인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민주당 공천위는 형수에게 막말(쌍욕)을 한 이재명을 비롯해 " '천안함 폭침' 용어를 사용하는 언론은 가짜"라고 한 노종면 (인천부평갑) "우리 측이 깔아놓은 기뢰를 폭발시킨 게 아닌가"라는 박선원(인천부평을)
"군인이라면 경계에 실패하거나 침략당한 책임도 있어" 라고한 장경태(서울동대문을)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부하를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 라고한 권칠승(경기화성병) 등 우리 군을 모독하고 유가족들 가슴에 대못질한 민주당 후보들은 공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 힘은 '바람도 불지 않는데 미리 두러 눕는 풀잎처럼' 좌파들이 딴지를 걸면 미리 알아서 기는 형국이다. 장예찬은 청년 보수 논객으로 활약 시사평론가로서 각종 TV 시사프로그램과 라디오에 출연 활발히 활동하였다. 윤 대통령의 주목을 받아 대선후보의 1호 참모로 활약하였고 대통령당선 후 청년보좌역으로 활동하였다.
2023년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에 출마하여 당선했다. 장예찬(36)은 부산 수영구 공천 경선에서 현역 전봉민의원을 상대로 경선에서 승리했다. 그런데 과거 20대 때 웹소설, 무협소설 작가로 활동하면서 '성차별적 발언' 등의 부적절한 글을 올린 것이 논란이 돼 두 차례나 사과를 했음에도 공천이 취소되었다.
도태우 후보는 두 차례의 경선에서 대구 중구 남구 후보로 확정됐다. 그런데 2019년 유튜브방송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군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
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좌파 진영 호남 민주당에서 문제를 삼자 사과를 했다. 국민의 힘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공관위가 11시간 동안 논의 끝에 진정성 있는 사과라며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광주방문 하루 전날 밤 공관위가 다른 비판(노무현, 문재인)을 구실로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재심까지 거쳐 유지키로 한 공천을 호떡 뒤집듯 뒤집고 공천을 취소시켰다. 한 개인이 5,18에 대해 의문을 갖거나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아닌가. 국회의원 자격 결격사유라는 말인가. 이는 한위원장이 영입한 호남 출신들의 반발 때문에 한동운 위원장이 휘둘린 것이라는 말이 나돌아 뒤끝이 개운치가 않다.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을 걷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드러나지만 안 했을 뿐이지 잘못 없고 약점 없는 정치인이 몇이나 될까. 말실수나 막말은 도덕적 문제다. 정치는 도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청치역량으로 하는 것이다. 이재명을 보시라. 일반인 상식으로나 도덕적으로는 동네 반장도 해서는 안될 인물이다. 그럼에도 대통령후보, 국회의원, 당대표를 거머쥐었잖는가. 이것이 이재명의 정치역량이고 정치의 현주소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4,10 총선에서 반 국가세력인 운동권을 막아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좌파 단체인 경실연 대표를 지낸 김경율(전남 해남)을 영입해 최고위원으로 지명 영등포을에 사천(공천)을 한 바 있다. 찻잔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다고 자신하던 김경율이 민주당 정청래에게 여론에 밀리자 자진 사퇴를 하고 김경율 대타로 미(美) 문화원 점거 농성을 지휘한 80 연대 운동권 상징 인물인 함운경(전북, 군산)을 영입해 영등포을에 정략공천을 했다.
또 국민의 힘을 공격하고 이재명에 충성하고도 공천에서 탈락하자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의원을 입당시켜 영등포갑에 전략공천을 했다. 한동훈은 지역구를 4년간 관리해 온 당협위원장들을 제쳐놓고 보수에 대한 가치와 철학도 없는 인물들을 영입해 민주당에 타격을 주겠다는 이유로 모셔다 전략공천까지 한 것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할 때 국민의 힘 의원들이 꿀 먹은 벙어리 노릇할 때 도태우는 법조인으로서 부정선거 음모론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탄핵 무죄를 주장했고 2018년 남북 군사합의 후 문재인을 여적죄(사형대상)로 고발하고 2023년 이재명대표 구속 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판사를 심판하 자고 나선 보수의 저격수로 활약한 공이 있는데도 공천 취소시키면서 좌파들을 끌어들여 공천하는 한동훈의 정체성과 방향성이 의아스럽다.
한동훈 효과가 국민의힘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 인정한다. 한동훈이 가는 지역마다 지지자들의 환호에 취해 일방적이고 오만해진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 4,10 총선은 한동훈을 뽑는 것이 아니라 지역대표를 뽑는 선거다. 선거는 당선 가능성을 우선으로 공천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역주민들이 두 차례 경선에서 선택한 후보를 공천했다가 취소시키고 다른 후보자를 전략 공천하면 당사자나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 장예찬과 도태우는 무소속출마를 선언했다. 들토끼 키우겠다고 집토끼 몰아내는 한동훈의 꿍꿍이 속셈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