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귀하의 글이 도덕적 해이에 빠지려는 사람들에게 경종이 되길 바랍니다.
전 지난 여름까지 내이름으로 보증금 내고 사무실 운영하다가, 신기술 개발 실패 및 사업 부진으로 아는 사람 사무실로 이사하여 공짜로 쓰고 있는데 이번 주 금요일 까지 사무실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입니다. 조금전 까지 고시원 검색하다가 까페로 들어 왔습니다. 내일 당분간 사용할 사무실 구하러 다닐겁니다.
제 심정을 솔직히 밝히겠습니다.
전 사실 제집에 가압류가 들어 오는게 싫었읍니다.
추심원이나 집행관이 집에 찾아 오는 것을 원치 않았읍니다.
저 보다도 아내와 두 딸에게 안좋은 꼴을 보여주거나 정신적 쇼크를 주고싶지 않았읍니다.
엘지를 비롯한 여러 카드사에서 겉봉투에 빨간 도장 찍힌 편지 올때마다 아내는 한편으로 놀라면서 걱정되어 내가 퇴근하기 전에 먼저 내용물을 읽어보며 가슴을 조아렸습니다. 한달 전 일요일 밤 9시 10분전쯤 엘지에서 왔다며 나에게 빨간 도장 찍힌 것을 집으로 전달하러 왔을때 아내와 두 딸이 많은 쇼크를 받았읍니다.
그 외에 집으로 오는 추신원의 전화나 자동 응답기에 녹음된 추심원의 이야기에
아내는 많은 심적고통을 받았습니다.
10년전 사업 실패로 11평 아파트였지만 팔아 버릴 수 밖에 없었고(그때도 채무자 및 경찰의 방문으로 아내가 큰 마음 고생을 했음) 단칸방 신세를 지다가 어렵게 재기하여 2년전에는 아내와 저의 돈을 합해서 아내명의 18평 아파트 전세로 옮기게되었습니다.
제 딴에는 사업을 일으키려고 자녀교육과 부부관계는 거의 신경을 쓰지않다 보니 두 딸이 모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생긴 후 돈벌이에만 매달렸던 저는 큰 쇼크를 받았읍니다. 나는 과연 제대로된 아버지인가 하며 가슴을 쳤습니다.
몇 년전부터 부부간에 성격차이로 이혼 이야기가 여러 번 나왔고 아내는 나몰래 이혼 소송 서류를 작성하곤 했다가 신앙으로 이겨 내려고 많이 노력도 하고 참았죠. 아내와 각방을 쓴지 오래되었고 아내는 내가 출퇴근시 쳐다 보지도 않고 인사도 안한지 몇 년 된 것 같네요. 우리 부부는 한 집에서 살다 뿐이지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의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저의 카드연체로 인하여 아내가 쇼크를 받으면서 이번에는 진짜로 이혼하자는 것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이혼 후 저만 떠나면 식구들은 제 빚 때문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니까요. 살던 집에 남은 유체동산과 전세금은 아내 혼자서 두 딸 키우는데 쓰라고 모두 주고 저는 제 책과 컴퓨터만 가지고 이번 주 내로 정든 집을 떠나야 합니다. 아내는 다음달 전세금을 빼서 더 싼곳으로 옮기고 그 차액으로 우선 생활하면서 일거리를 찾아 나설겁니다.
저는 제 빚을 다 갚고 아버지와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다시 아내와의 재결합을 시도해볼려 합니다. 그것이 언제 일지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제가 고시원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컴퓨터 등은 지금 현재 제가 사무실과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니 이 부분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작년초 삼성 엘시디 19인치 모니터를 150만원이나 주고 구입했는데 하나로 부족해서(듀얼모니터로 쓸려고) 한대 더 구입했어요. 나머지도 모두 작년 초에 그 당시 최고급으로 장만 한 것입니다.
프로젝트 한 건 잘 성공하면 천만원도 벌 수 있었기에 시설 투자는 아끼지 않았읍니다.
절대로 돈이 많음을 자랑하려함이 아닙니다. 일의 능률을 높이고 싶어서 프로젝트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좀더 속도가 빠른 시스템을 구입한 것입니다. 제가 신용불량자가 되었어도 이 컴퓨터 들은 압류가 안되길 원합니다. 또 이걸 중고로 팔아서 빚을 갚거나 생활비로 쓰고 싶지 않습니다. 이 컴퓨터 모니터들은 전문직종사자인 저가 정신적노동(프로그래밍)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 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집행관이 왔을 때 나의 주장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전인수에 해당 되지 않기를 바라는데 세상은 그렇지 않은가 보군요.
제가 고시원(또는 원룸)에서 일하려는 이유는 출퇴근 시간이라도 아껴 빨리 돈을 벌고, 일이 급해 밤샘을 해야하는 경우 잠시 눈을 붙였다가 깨면 또 다시 일을 하는데
편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작년 초에 3달정도 새벽까지 일하다가 출퇴근 시간이 아까워 여관비와 목욕비로 100만원 이상을 날렸습니다. 여관이 토요일과 일요일은 돈을 더 받는다는 것을 이 때 알았습니다. 그래도 프로젝트는 실패했고 많은 손실을 입었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장비(컴퓨터 등등)를 이용하여 이제 고시원에서부터 시작해서 폼나는 사무실과 25평짜리 아파트 전세라도 하나 얻어 놓고 그리고 변강쇠가 되어 아내에게 다시 찾아갈 수 있는 날이 오도록 회원 여러분 많이 도와 주십시요.
“Paris의 아침” 님의 이야기가 정말 올바른 이야기이고 많은 분이 가슴 깊이 새겨 두어야 할 이야기 인 것 같아요. 하지만 너무 따끔하군요.
어떤 모임에서 정말 가정 잃고 오갈데 없어서 고시원서 살면서 일하는 분들과 저도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가진 기술이 없어서 노가다를 할 수 밖에 없고 최대한 싸구려 고시원에서 힘들게 생활하며 돈을 모아 빚을 갚을려고 노력하는 분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하고 나도 그들과 비슷한 생활을 이제 시작해야한다는 서글픔과 그래도 나는 프로그래밍 기술이라도 있으니 노가다는 안해도 되고 잘하면 노가다 보다 돈을 많이 벌수도 있지않는냐 라고 생각하니 약간의 위로도 되었지만 이제 고시원으로 들어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니 전쟁터로 끌려가는 것 같은 마음 금할 수 없네요.
저 지금 정신과 치료받고 있어요.
우울증, 무기력, 현실도피, 불면증, 의욕상실, 신경과민 등으로 고생하고 있어요.
비록 잘 살지는 못해도 그럭저럭 가족과 함께 살다가 채무로 인해 이혼 당해 혼자 몸이 된 사람이 어째 저 뿐 이겠읍니까만 제게 힘을 보태 주실분 계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