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화-훠이훠이 산비둘기
산 밑에 비닐하우스 짓고
부추 심어 먹는데
새 한 마리 들어와 헤매고 있다
산새가 산 밑에서 길을 잃다니
아직 젊구나 싶다가
내게로 오는 눈빛들은 다 선하구나 싶다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지 말라던
선생의 말씀에 닿았다
진리는 여러 갈래
인생은 외길이라고
베어져도 계속 자라는 부추처럼
좋아하고 또 좋아하면
쓸쓸해지는 걸까 어쩌면
넘지 못한 자의 변명이 아닐까
지쳐버린 잿빛 날개여
뜨거운 바람 깃털에 깃들어 있을 때
너의 사명을 다 하려무나 훠이훠이
산 아래 선한 눈빛들에게
문은 열린다는 걸 증명한 아침
외길 세상에 새 길 하나 뚫어놓는다
*강석화-월간 ‘순수문학’ 등단, 충남시인협회 이사, 시집 “호리천리” 외 다수
*위 시는 월간 문학세계 2023년 1월호에 실려 있는 것을 올려본 것입니다.
첫댓글 삶을 살아가는 길에 절망 그리고 외로움...
그러나 그 삶속에는 새로운 아침이라는 새길이 있어
살아가봅니다~~~~
새로운 아침, 새길이라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수요일인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