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지인이 보내준 시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Un6dyAoPNm8
불볕더위
마당 잔디가
고슬라져 누렇다
아침 일찍 서리태 콩밭에 가서 듬성듬성한 곳에 서리태 콩을 심었다
내가 너무 띄어 심었는지 빈 곳이 많다
세주먹 정도의 서리태 콩을 듬성한 곳에 심었는데 좀더 심어야할 것같다
보통 서리태 콩은 멀찍멀찍 띄어 심어야한다는데
사람들이 심어 놓은 걸보면 대부분 가까이 줄 맞추어 심었다
참깨밭에 가보니 벌써 꽃이 피고 있는 것도 있다
참깨는 꽃을 피우며 계속 자란다
참깨 10여그루가 잘룩병으로 죽어 간다
모두 뽑아 멀리 버렸다
지난 주에 농약을 해주었는데...
안되겠다
오후에 농약을 해야겠다
아래밭 가에 심어 놓은 서리태콩은 감감
너무 가물어 싹이 나지 않는 것같다
조루로 물을 떠다 뿌려 주었다
아침 저녁 며칠만 뿌려 주어도 싹이 트련만...
게을러 쉽지 않다
동물 챙기기
알을 품고 있던 어미닭 옆에 병아리가 보인다
오늘이 부화예정일인데 병아리들이 태어난 것같다
태어난 병아리가 먹을 수 있도록 그 옆 칸에 물과 모이를 가져다 놓았다
닭 두 마리가 또 알을 품는다
알도 없건만 뭘 저리 품으려 하는지...
알아서들 해라
닭에겐 모이를 주고 다리 부러진 오골계를 잡은 뒤 닭장문을 열어주었다
낮엔 솔밭에서 노는게 훨씬 시원할 것같다
집사람이 감자 넣어 병치조림을 해 놓았다
갓지은 밥에 먹으니 맛있다
처형도 입맛 나신다고
집에선 입맛이 없어 한그릇 가지고 세끼를 드신단다
여럿이 먹으니 입맛이 좀더 나으신가 보다
오골계를 손질했다
오소리 덫에 걸려 다리뼈가 끊어졌다
지독히 아팠을건데...
그래 이런 몸으로 어떻게 살아가겠니
집사람 몸보신용이나 되어라
다리 다쳐 먹질 못해서인지 살이 쭉 빠졌다
그래도 처형이랑 둘이서 먹으면 먹을 만하겠다
손질한 닭에 자라 한 마리 전복 두개 황기 대추 밤 녹두 울금 찹쌀을 넣고 백숙
처음에 작은 압력솥에 넣고 끓였는데 압력솥이 잘못되었는지 김이 새 버려 다른 큰 압력솥으로 옮겨 끓였다
보통 센 불에서 15분 정도 약불에서 10여분 끓인 뒤 뜸을 들이면 맛있는 백숙이 된다
우리집은 인덕션이라 뜸 들이기가 아주 좋다
시사 유트브 몇편 시청
대통령의 가벼운 입 때문에 얼마나 많은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가
또 가장 반대해야할 우리나라 정부가 일본 핵 오염수를 자연스럽게 인정해 주는 모습을 난 이해할 수가 없다
거기에 항의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 욱박지르고 오염수라 부르면 고소고발까지 한다는 이 정부를 어떻게 이해할 수가 있을까?
정부란 누굴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핵폐수로 인해 장차 우리 아이들에게 엄청난 재앙이 일어날 것인데 그걸 누가 책임져야하는가?
국짐당들은 오염수를 핵처리했기에 처리수라 부르고 화장실 물과 같다고들 하는데
그게 어찌 변이 내려가고 변기에 다시 채워지는 화장실 물과 같을 수가 있는가?
오염수는 아무리 잘 정제를 해도 그 속에 방사능이 잔존해 있어 우리가 그 무엇으로도 활용하기 어렵다 하지 않던가?
정제된 오염수가 일반 물과 똑같다면 그 물로 자기 나라에서 농사용이나 공업용으로 사용하면 되지 않는가?
그렇지 않고 그 물을 우리 앞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건 무슨 심보인가?
그걸 방류하면 가장 피해 보는 국가는 우리나라라는 걸 삼척동자도 다 아는데...
우리 정부는 거기에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그걸 이야기하는 야당과 국민을 괴담 유포자라고 사법처리하겠다니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한덕수처럼 나이 먹은 노인네들이야 날마다 그 오염수 마셔도 곧 죽을 사람이라 별 지장 없겠지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가?
답답하고 답답하다
베란다에 걸어 놓은 대나무 시렁을 묶은 끈이 끊어 졌다
다시 나이롱끈으로 매듭을 지어 대나무를 묶어 걸었다
키가 닿지 않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거는데 집사람이 사다리를 단단하게 잡아 준다
전에 혼자 사다리 타다가 떨어졌다
그 뒤론 사다리 탈 땐 아주 조심조심
나이들어가니 만용은 사고의 원인
뭐든 조심하는게 좋다
닭장에 가서 태어난 병아리를 보았다
어미닭이 내가 떠다 준 물과 모이 옆으로 옮겨와 병아리를 데리고 있다
모두 여섯 마리
품고 있던 자린엔 알이 6개가 남아 있다
닭이 나온 걸보니 저 알은 더 이상 부화되지 않을것같다
알을 꺼내 버리고
닭과 병아리를 잡아 그물망 안에 넣어 주었다
그 속에는 좀 큰 병아리와 새끼기러기가 있지만 어미닭이 있으니 이제 태어난 어린 병아리에 큰 문제 없을 듯
병아리도 너무 차이 나면 지들끼리 못살게 군다
그 속에서 잘 키워 내렴
오늘은 노령파크골프회 회장단 모임
시간 맞추어 광명가든에 가니 회장과 총무가 먼저 나와 있다
장성 파크골프회에 가입하는 방법을 논의
총무가 회원들의 운전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 아님 초본을 개인톡으로 받으라고
단톡에 올리면 개인정보 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으니 개톡이 좋다고
사진을 찍어 보낼 줄 모르면 복사본을 삼거리 수퍼에 맡겨 놓기로 했다
총무가 장성 파크협회 회장에게 우리 회원 명단과 회원들에게 받은 사진을 톡으로 보내주기로
전회원 모임은 칠월 초에 갖기로 하였다
점심때 비빔밥
생비맛이 괜찮아 맛있게 잘 먹었다
차나 한잔 하고 가자는 걸 난 집에 일이 있다며 바로
요즘엔 커피를 별로 마시고 싶지 않다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 대여섯잔은 기본이었는데 올들어 커피를 마시면 잠을 설친다
내 체질이 바뀌어 가는 것같다
그래서 차 마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집사람이 용봉탕을 맛있게 먹었다고
처형도 닭고기가 좀 질겼지만 맛이 너무 좋았다 신다
다행이다
남은 죽은 가지고 가시라 했다
낮잠 한숨
종원형님 전화
바둑두러 나오란다
요즘 들어 종원형님이 매일 사거리 바둑휴게실로 나오신다
날 곧 이길 것 같은데 잘 안되는 것같아 자주 나오시는 것같다
한수 두고 오겠다니 집사람이 빨리 오란다
처형을 광주에 모셔다 드려야한다고
그럼 4시까지 들어 오겠다고
바둑휴게실에 가니 종원 형님이 이미 나와 기다리고 계신다
첫판은 대마 잡아 가볍게 승
둘째판은 내 대마가 잡혀 10집을 져 버렸다
내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자충수를 많이 두며 대마 돌봄을 너무 소홀히 해 버렸다
시간은 다되가는데 한판만 더하고 가란다
셋째 판에선 종원형님이 굉장히 신중하게 둔다
놓자마자 바로 두시던 분이 수를 오래 읽는다
꼭 이기고 싶으신가보다
그만 귀의 싸움에서 수읽기를 잘못하여 돌이 둘로 갈라지며 모두 잡혀 버렸다
던져야 할 바둑인데 아마추어라 상대가 실수 하리라 믿고 좀더 진행
아니나 다를까?
가일수해야 할 자릴 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손을 돌리기에 서로 끊고 있는 돌에서 백이 한집을 내버리니 유가무가로 흑이 죽어 버렸다
그때부터 흑의 난조
흑곤마를 두 개 더 잡아 버리니 투석
갈수록 나에게 밀린단다
나에게 일곱점을 덤으로 받으면서도 쉽게 이기지 못한다고
너무 싸움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흐트러지면 수습이 힘들다고 했다
형님은 포석단계에서부터 위협적인 공격을 한다
그런 공격은 역으로 당할 수가 있는데 그걸 잘 모르신 것같다
4시가 넘었다
집사람이 기다리겠다며 일어섰다
집에 오니 이미 광주갈 준비를 다 했다
집사람은 이것저것 챙겨 드렸다
짐이 꽤 된다
잘했다
뭐든 있을 때 나누어 먹어야지
집에 오면 뭐라도 줄 수 있다는게 행복이다
집사람이 운전하겠다고
나야 편하지
서방에 있는 큰처형집에 가서 문앞까지 짐을 가져다 드렸다
다음에 시간 나시면 또 시골에 오시라고
뭐든 잘 드시고 건강도 잘 챙기시라고
그러시겠단다
집사람이 파크볼 치고 가잔다
아이구 여섯시가 넘었건만...
이럴 때 치면 시원하니 참 좋단다
파크장에 가보니 와 파크볼 치는 사람들이 많다
한분이 치고 나가길래 우리도 합류
내 목표는 오비없이 한바퀴도는 것
9홀 한바퀴도는 동안 티샷은 오비가 나지 않았는데 퍼팅에서 오비를 두 번
지금까지 파크볼 치면서 가장 잘 친 것같다
다시 한바퀴
이번엔 다섯이 함께
한분이 굉장히 잘 치신다
예전에 골프를 하셨단다
그 분 치시는 걸 눈여겨 보았다
채를 가볍게 쥐고 볼을 치는 순간 힘있게
거리에 따라 채를 벌리는 각이 다르다
나도 저렇게 칠 수 있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두바퀴째에도 티샷은 오비를 내지 않고 퍼팅에서 세 번 오비
오늘은 파크볼을 굉장히 잘 치는 날이었다
두바퀴 돌았는데 어느새 해는 지고 일곱시 반
우리는 그만 아웃
집에 오니 어둠이 내린다
닭장 문을 닫는데 기러기 한 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어제 저녁에도 보이지 않다가 아침에 나오던데...
그 녀석 밤이면 어디서 잘까?
내일 아침엔 꼭 나오거라
저녁은 생략
3일째 막걸리도 마시지 않았는데 괜찮다
며칠씩 술을 마시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는데 꼭 막걸리를 찾는다
어쩜 막걸리라도 한잔씩 마시며 사는게 행복이 아닐까?
하루 일과 대충 정리하고 잠자리로
구름이 붉게 물들어 온다
님이여!
오늘은 반가운 비소식
단비같은 소식으로
오늘도 님의 하루를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채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