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 기반한 성장은 단편적인 수준의 조직 개편이나 비용 감축 프로그램만으로는 성취하기 어렵다. 기업의 성장은 대변환(Transformation)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혁신과 구조조정 노력의 복합적인 산물이다. 시장 상황에 맞춰 기존의 사업 분야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산업을 택하는 수준의 구조조정까지도 나아갈 수 있다. 지속적인 대변환은 공장을 폐쇄하거나, 기존 사업 중 일부를 분사하거나, 핵심 역량을 아웃소싱하도록 하는 등 전사적인 고통을 수반한다. 대변환은 새로운 운영 모델로의 획기적인 패러다임 전환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변환을 시도하는 경우는 사실상 많지 않다. 수반되는 비용, 복잡함, 그리고 리스크에 대한 염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야 마지 못해 행동에 나서는 것이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최고경영자가 대변환에 필요한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여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결과는 상당히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대변환의 수단은 독립적인 단일 방법론이라기보다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혁신적 시장 전략, 조직 재정비 등 다양한 방법론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새로운 자산과 핵심 역량을 구축하고, 기업의 문화와 전통을 진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대변환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타이밍은, 시장의 시그널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변화의 절박성을 인식하는 때다. 또 기업이 변화라는 매우 어려운 결정을 시도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변환을 요구하는 시장의 시그널은 매우 다양하여 이를 잘 간파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최고경영자는 입체적으로 경쟁업체, 고객, 공급업체, 새로운 기술 등을 관찰하고 분석해 시장의 게임이 바뀌려 하는 시점을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항공산업의 예를 들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한때 비용 절감과 환율 변동 리스크 회피를 목적으로 국외 운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자사의 첨단 혁신기술이 경쟁기업들에 노출되는 위험이 커지게 되자 본사에 운영기능을 집중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
세계적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한때 아르셀로미탈은 원광석 가격의 지속적 상승으로 제련사업 이익률이 높아지자 주력 사업을 철강제품 생산에서 제련으로 점차 변환하였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들의 기간산업 수요가 줄어들고 새로운 철광산이 연쇄적으로 개발되면서 원광석 가격이 안정화되자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원상태로 되돌리게 됐다.
항공산업과 아르셀로미탈의 예는 대변환이 항시적이고 반복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대변환 과정이 잘 계획되고 체계적으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적 대변환을 위해 준비된 최고경영자는 `대변환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이는 누구인가`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 최고경영자는 자신이 수행하고자하는 대변환의 기본적 콘셉트에 대해 임직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과신한다. 이 때문에 계획하고 소통하며 준비하는 과정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성공적인 대변환 계획에는 다음의 5가지 요소가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새로운 조직의 구성 △자산 구조조정 △공급망의 변환 △자금 및 인력을 포함한 전사적 자원 재분배 △전체 과정의 관리 프로그램 등이다.
대변환을 겪고 있는 기업은 매우 불안정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소통하는 리더십을 통해 대변환의 필요성과 성공의 확신에 대한 전사적 공감대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변환 프로세스가 전사 조직의 더 많은 단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수록 실행 작업과 그 결과를 모니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특히 대규모로 대변환을 진행할수록 특별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변환의 성과는 결국 재무적으로 나타나고 관리돼야 한다. 새로운 매출원의 창출은 공헌이익으로, 프로세스의 개선은 자본 회전율로, 재무 혁신은 자본조달 비용으로, 생산성 개선은 인력비용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 대변환 과정이 관료화되거나 조직원들의 혁신에 대한 피로가 축적되어 시늉만 내는 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변환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놓쳤다고 생각될 때는 이상적 솔루션을 찾기 위해 시간을 끌기보다 차선책을 빨리 실행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