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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휴기어(公儀休嗜魚)
공의휴는 생선을 좋아했다
公 : 공정할 공(八/2)
儀 : 거동 의(亻/13)
休 : 쉴 휴(亻/4)
嗜 : 즐길 기(口/10)
魚 : 고기 어(魚/0)
"꽃길만 걸으세요." 누군들 꽃길을 걷길 바라지 않겠는가. 사회적 성공을 거둔 이들이 교도소 담벼락길을 걷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력과 인생 말로, 외면 성공과 내면 평화가 비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고한 크리스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단 한 번만의 작은 유혹에 넘어가서"라며 한 번만이 한 번만으로 끝나지 않는 것은 인생 진리라고 말한다. 그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동창회의 10년 후 모습을 소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엇나가게 만드는 힘과 결정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고사성어 공의휴기어(公儀休嗜魚)는 절제심이야말로 성공의 기본 요소이자, 진정한 이기심임을 보여준다. 노나라에 청렴한 것으로 소문난 공의휴란 재상이 있었다. 그는 평소에 생선을 좋아했다. 사람들이 생선을 선물로 바쳤으나 끝내 받지 않았다(夫唯嗜魚, 故不受也).
제자들이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내가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은 것이다. 생선을 받으면 요구에 응해 법을 왜곡할 일이 생기게 된다. 결국 재상 자리도 그만두게 되면 생선을 영영 먹기 힘들게 된다. 지금 생선을 받지 않아야 명성과 자리를 함께 지킬 수 있다. 오래도록 생선을 먹을 수 있다."
夫即受魚, 必有下人之色, 有下人之色, 將枉於法,枉於法則免於相, 雖嗜魚, 此不必能自給致我魚, 我又不能自給魚. 即無受魚而不免於相, 雖嗜魚, 我能長自給魚.
(韓非子)
맹자는 "하지 않는 절제(不爲)를 지킨 후에야 비로소 할 수 있는 힘(有爲)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을 반드시 해내겠다'의 추진력의 전제조건은 '~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의 도덕심이다.
정자는 "'하지 않음'이 있음은 선택할 줄 아는 것이다. 하지 않는 바가 있어야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 '하지 않음'이 없는 자가 어찌 훌륭한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한다.
위나라 문후가 대부 이극(李克)에게 재상 선택에 관해 물었을 때 제시한 기준은 "평소 생활하면서 어떤 사람과 친했는지(居視其所親), 부유할 적에 함께 지낸 사람은 누구인지(富視其所與),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누구를 뽑아 썼는지(達視其所擧), 어려운 형편이더라도 어떤 일만은 하지 않았는지(窮視其所不爲), 빈곤할 때도 결코 취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라(貧視其所不取)" 였다.
유위와 불위는 상쇄적 요소가 아닌 상보적인 요소다. 분명한 목표에 맞춰 빠른 실행을 추진할수록 분명히 정해야 할 것은 '무엇은 절대 하면 안 되는가', 지속적으로 지켜냈느냐이다.
도덕성은 리더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다. 큰 권력에는 큰 책임이 뒤따른다. 도덕성이 담보되지 않은 권력은 브레이크 고장 난 차가 달리는 것처럼 위험하다.
이는 리더 평가뿐 아니라 개인의 인생 평가에도 적용된다. 삶의 굽이진 고비길에서 어떤 기준과 표준을 선택하며 살았는지가 우리 인생의 수준을 결정한다.
사공의휴기어(公儀休嗜魚)
한 인간이 있어, 명절 때 받은 고기로 일상의 호구지책으로 삼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뭇 가여운 일이다.
모(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019년 3인 가족 월 생활비로 60만원을 사용했다고 소득 신고를 한 것과 관련, 김(某) 교수가 "떳떳치 못한 검은돈 현찰을 챙기지 않고는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관 후보자를 겨냥 "구정때 들어온 고기선물로 추석까지 살고, 부인이 직접 아이들 머리 잘라주고, 출판기념회 열어서 일년 생활비 챙기고, 병가내고 가족들 해외여행 때마다 가고, 그런데 한달 60만원으로 살았답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믿으랍니다. 그러고도 변명과 거짓을 늘어 놓는다"며 "파렴치 대마왕이다"고 일침했다. 그러자, 예의 그 진부한 고사가 다시 떠올랐다.
公儀休相魯而嗜魚. 一國盡爭買魚而獻之, 公儀子不受.
공의휴는 노나라 재상인데 고기(생선)를 좋아하였다. 온 나라가 다투어 물고기를 사서 바쳤다. 공의휴는 받지 않았다.
其弟諫曰 : 夫子嗜魚而不受者何也.
그 아우가 간하여 말하였다. "물고기를 좋아하시면서 왜 받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對曰 : 夫唯嗜魚, 故不受也.
대답하여 말하였다. "이는 오로지 내가 물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느니라.
夫即受魚, 必有下人之色.
만약에 물고기를 받는다면, 필시 남에게 낮추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有下人之色, 將枉於法. 枉於法則免於相.
남에게 엎드려지는 처지에 놓이게 되면, 법을 굽히게 될 것이다. 법을 굽히게 되면 재상 자리를 잃게 된다.
雖嗜魚, 此不必能自給致我魚, 我又不能自給魚.
비록 물고기를 좋아하나, 이리 되면 내게 물고기를 보내줄 리가 없으며, 나 또한 물고기를 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即無受魚而不免於相, 雖嗜魚, 我能長自給魚.
만약에 물고기를 받지 않으면, 재상 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며, 비록 물고기를 좋아하나, 내가 능히 오래도록 물고기를 얻을 수 있느니라."
此明夫恃人不如自恃也.
이는 남을 믿는 것이 자신을 믿는 것만 같지 못함을 밝힌 것이다.
明於人之為己者不如己之自為也.
남이 자기를 위해 준다는 것이, 자기가 스스로 자신을 위함만 못하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韓非子)
저이가 말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장관 자리에 앉히기 전에 좀 더 확실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
일국의 장관을 담임하려면 설혹 능력이 뛰어나다 한들 일말, 한 끗 도덕 수준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인품이 넉넉하다 한들, 선물 받은 것으로 한 해를 날 정도로 많이 쏟아져 들어온단 말인가?
子曰 : 自行束脩以上, 吾未嘗無誨焉.
(論語 述而)
속수 이상의 예물을 가지고 온 이 치고, 자신이 가르쳐 주지 않은 적이 없다는 공자의 말씀이다. 여기 속수(束脩)란, 육포를 묶은 것을 이르는 말인데, 한 속(束)은 열 조각을 말한다. 이 정도면 당시엔 최소한의 예물인데, 공자가 재물을 탐한 것이 아니라, 염치를 차릴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돈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예로부터 배움을 청하기 위해 스승을 찾아갈 때 조그만 예를 표하는 것을 '속수지례'라고 했다. 배움을 청하는 학생은 최소한의 물질적인 예를 준비하여 선생을 찾아뵈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최소한의 예의만 표하면 누구든 배움을 허락한다는 뜻이다.
단지 돈 때문에 배움을 원하는 사람에게 배움의 기회를 빼앗아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 사교육비가 경제를 위협하는 요즘, 누구든 최소한의 성의만 갖춘다면 배움이 제공되어야 한다. 스승에게 '속수의 예'만 갖추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 公(공평할 공)은 ❶회의문자로 마늘 모양의 사사로운, 나(我)의 뜻인 마늘 모(厶)部 일과 서로 등지고(八) 있다는 뜻이 합(合)하여 그 반대의 의미로 공변되다를 뜻한다. 公(공)의 옛 모양은 무엇인가 닫힌 것을 여는 모양인 듯하다. 옛날의 쓰임새는 신을 모시고 일족(一族)의 사람이 모이는 광장을 나타내고 그후부터 거기에 모셔지는 사람, 일족의 長(장), 높은 사람이란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公자는 '공평하다'나 '공변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공변되다'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公자는 八(여덟 팔)자와 厶(사사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厶자는 팔을 안으로 굽힌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사롭다'라는 뜻이 있지만, 갑골문에서는 八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사실 갑골문에 쓰인 口자는 '입'이 아니라 단순히 어떠한 사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公자는 사물을 정확히 나눈다는 뜻이었다. 소전에서는 口자가 厶자로 바뀌게 되면서 치우침 없이 공정하게 나눈다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公(공)은 (1)여러 사람을 위하거나, 여러 사람에게 관계되는 국가나 사회의 일 (2)공작(公爵) (3)남자(男子)의 성이나 시호(諡號), 아호(雅號) 또는 관작(官爵) 뒤에 붙이어 경의를 나타내는 말 (4)공작(公爵)의 작위(爵位)를 받은 사람의 성이나 이름 뒤에 붙이어 부르는 말 (5)공적(公的)인의 뜻을 나타내는 말 (6)2인칭(二人稱) 남자(男子)에 대해서 당신, 그대의 뜻으로 쓰는 높임말 (7)3인칭(三人稱) 남자(男子)에 대해서 당신의 뜻으로 쓰는 높임말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공평(公平)하다 ②공변되다(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다) ③공평무사(公平無私)하다 ④숨김없이 드러내 놓다 ⑤함께하다 ⑥공적(公的)인 것 ⑦상대를 높이는 말 ⑧벼슬(관아에 나가서 나랏일을 맡아 다스리는 자리. 또는 그런 일) ⑨존칭(尊稱) ⑩귀인(貴人) ⑪제후(諸侯) ⑫관청(官廳), 관아(官衙) ⑬널리 ⑭여럿,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사 사(私)이다. 용례로는 여러 사람에게 개방함을 공개(公開),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의 사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공무원(公務員), 여러 사람이 모여 힘을 함께 함을 공공(公共), 세상이 다 알도록 뚜렷하고 떳떳한 방식을 공식(公式), 사회의 일반 사람들이 추천함을 공천(公薦), 공중 앞에서 약속함을 공약(公約), 일반에게 널리 알림을 공포(公布), 여러 사람들의 휴양을 위하여 베풀어 놓은 큰 정원을 공원(公園),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정(公正), 공직에 있는 사람을 공직자(公職者), 어느 한 쪽에 기울이지 않고 공정함을 공평(公平), 국가 기관이나 공공단체가 설립하여 경영하는 기업을 공기업(公企業), 여러 사람 앞에서 연극 등을 연출하여 공개함을 공연(公演), 마음이 공평하고 사심이 없으며 밝고 큼을 이르는 말을 공명정대(公明正大),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아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공평무사(公平無私), 공은 사를 이기지 못한다는 뜻으로 공적인 일에도 사사로운 정이 끼여들게 마련이라는 말을 공불승사(公不勝私), 비밀로 하여야 할 일을 공개하여 퍼뜨림을 이르는 말을 공전도지(公傳道之), 공적인 일이나 사적인 일 따위로 매우 바쁨을 일컫는 말을 공사다망(公私多忙),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말로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의 말을 우공이산(愚公移山), 사보다 공을 앞세움이란 뜻으로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앞세움을 일컫는 말을 선공후사(先公後私), 양편의 의견을 듣고 시비를 공평하게 판단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양편공사(兩便公事) 등에 쓰인다.
▶️ 儀(거동 의)는 ❶형성문자로 仪(의)의 본자(本字), 仪(의)는 간자(簡字), 仅(의)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품위 있는 행동의 뜻을 가지는 義(의)로 이루어져, 義(의; 올바른 법)와 구별(區別)해서, 특히 사람의 올바른 행동(行動)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儀자는 '법도', '예절', '본보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儀자는 人(사람 인)자와 義(옳을 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義자는 창 위에 양의 머리를 꽂아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양의 뿔이 달린 창은 '권위'를 상징했다. 그래서 義자는 그러한 권위를 지닌 자가 옳은 일을 행한다 하여 ‘옳다’, ‘의롭다’의 뜻이 있다. 이렇게 ‘의롭다’라는 뜻을 가진 義자에 人자가 더해진 儀자는 ‘의로운 사람이 갖춘 행동’이나 ‘본보기’라는 뜻이다. 그래서 儀(의)는 ①거동(擧動) ②법도(法度) ③법식(法式) ④본보기 ⑤예절(禮節) ⑥선물(膳物) ⑦짝 ⑧천문 기계 ⑨본받다 ⑩헤아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행사를 치르는 법식 또는 정해진 방식에 따라 치르는 행사를 의식(儀式), 형식을 갖춘 예의를 의례(儀禮), 몸을 가지는 태도로 예의에 맞는 차림새를 의용(儀容), 의식에 입는 옷을 의복(儀腹), 의식과 제도를 의제(儀制), 축복이나 축하를 표하는 의사를 축의(祝儀), 초상집에 부조로 보내는 돈이나 물품 또는 그 일을 부의(賻儀), 축하하는 예식을 하의(賀儀), 조문하는 의식을 조의(弔儀), 제사의 의식을 제의(祭儀), 사회 생활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공손하며 삼가는 말과 몸가짐을 예의(禮儀), 생일 예물을 일컫음을 수의(壽儀), 세밑에 선사하는 물건을 세의(歲儀), 사례로 주는 약간의 돈이나 물품을 박의(薄儀), 옛날의 의식을 고의(古儀), 사례의 뜻으로 보내는 물품을 사의(謝儀), 엄숙한 의식이나 차림새를 엄의(嚴儀), 일반적으로 통하는 의식을 통의(通儀), 상례로 행하는 의식을 항의(恒儀), 겉으로만 꾸미는 의식을 허의(虛儀), 얼굴과 자태를 형의(形儀), 모든 예의와 절차를 이르는 말을 예의범절(禮儀凡節), 예의를 숭상하며 잘 지키는 나라를 이르는 말을 예의지국(禮儀之國), 커다란 칼을 허리에 참 또는 그러한 모습의 옷차림과 행동을 이르는 말을 용의대패(容儀帶佩), 집에 들어서는 어머니를 받들어 종사해야 한다는 말을 입봉모의(入奉母儀) 등에 쓰인다.
▶️ 休(기뻐할 휴, 따뜻하게 할 후)는 ❶회의문자로 사람(人)이 나무(木) 그늘에서 쉰다는 데서 '쉬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休자는 '쉬다'나 '멈추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休자는 人(사람 인)자와 木(나무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木자가 나무를 그린 것이니 여기에 人자가 더해진 休자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休자 역시 나무에 등을 기대고 있는 사람이이 그려져 있었다. 그늘에 기대어 쉬고 있다는 것은 일을 멈추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休자는 '쉬다'라는 뜻 외에도 '그만두다'나 '중지하다', '멈추다', '사직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休(휴, 후)는 ①쉬다, 휴식(休息)하다 ②사직(辭職)하다 ③그만두다, 그치다 ④멈추다, 중지(中止)하다 ⑤말다, 금지(禁止)하다 ⑥아름답다, 훌륭하다 ⑦기리다, 찬미(讚美)하다 ⑧편안(便安)하다 ⑨용서(容恕)하다, 달래다 ⑩너그럽다, 관대(寬大)하다 ⑪이별(離別)하다 ⑫검소(儉素)하다 ⑬겨를, 휴가(休暇) ⑭행복(幸福), 기쁨 ⑮(나무)그늘 ⑯어조사(語助辭) 그리고 ⓐ따뜻하게 하다(후) ⓑ탄식하다(歎息)(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쉴 게(偈), 쉴 식(息), 쉴 게(憩), 쉴 헐(歇)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일에 매인 사람이 다른 일로 말미암아 얻는 겨를을 휴가(休暇),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동안 쉼을 휴식(休息), 일을 쉬고 노는 날을 휴일(休日), 못 쓰게 된 종이를 휴지(休紙), 질병이나 그밖의 원인으로 재적한 채 일정 기간 등교하지 않는 일을 휴학(休學), 학교가 수업을 한동안 쉼 또는 그런 일을 휴교(休校), 쉬고서 아무 것도 하지 아니함을 휴면(休眠), 쉬어서 그침을 휴지(休止), 일삼던 일을 얼마 동안 쉼을 휴업(休業), 일을 하거나 길을 걷는 동안 잠시 쉼을 휴게(休憩), 길吉한 것과 흉凶한 것 또는 복福과 화禍를 휴구(休咎), 회의 도중에 잠깐 쉼을 휴회(休會), 전쟁 당사국들이 서로 협정을 맺고 전쟁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을 휴전(休戰), 아름다운 덕행을 휴덕(休德), 일정한 기간 직무를 쉬는 일을 휴직(休職), 편안히 쉬면서 몸을 기름을 휴양(休養), 집무를 보지 않고 한동안 쉼을 휴무(休務), 강의를 쉼을 휴강(休講), 논이나 밭을 한동안 묵힘 또는 그런 논밭을 휴전(休田), 이틀 이상 휴일이 겹침 또는 그런 휴일을 연휴(連休), 정한 날에 같이 쉼을 공휴(公休), 집으로 돌아가 쉼을 귀휴(歸休), 한나절만 일 하고 쉼을 반휴(半休), 겨울철 추울 때에 쉬는 일을 동휴(冬休),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교통 기관이 운전이나 운항을 중지하는 일을 운휴(運休), 운행이나 기능을 쉬고 있음을 유휴(遊休), 제 아내를 남에게 팔고 남편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함을 매휴(賣休), 만 가지 일이 끝장이라는 뜻으로 모든 일이 전혀 가망이 없는 절망과 체념의 상태임을 이르는 말을 만사휴의(萬事休矣), 자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조금도 쉬지 않고 애써 일함을 일컫는 말을 불면불휴(不眠不休), 한 해 동안 하루도 쉬는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연중무휴(年中無休),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 하고라는 뜻으로 글을 쓸 때, 한동안 본론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갈 때 쓰는 말을 한화휴제(閑話休題),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함을 이르는 말을 민력휴양(民力休養) 등에 쓰인다.
▶️ 嗜(즐길 기)는 형성문자로 呩(기)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耆(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嗜(기)는 ①즐기다 ②좋아하다 ③탐하다(貪--)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즐길 오(娛), 즐길 종(悰), 즐길 긍(肯), 즐길 낙(樂), 즐길 락(樂), 즐길 탐(耽), 희롱할 완(玩)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을 즐기고 좋아함을 기호(嗜好), 치우쳐 좋아하는 버릇을 기벽(嗜癖), 무엇을 몹시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을 기객(嗜客), 술을 즐기고 좋아함이나 술 마시기를 즐김을 기주(嗜酒), 즐기고 좋아하는 욕심을 기욕(嗜慾), 재미로 가지고 놂을 기완(嗜玩), 잔학한 일을 즐김을 기학(嗜虐), 가장 즐겨서 좋아함을 최기(最嗜), 탐내어 즐김을 탐기(貪嗜), 일방적으로 치우치게 즐김 또는 어떤 음식을 유난히 즐김을 편기(偏嗜), 어떤 것을 너무 지나치게 즐김을 혹기(惑嗜),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이따금씩 주기적으로 무턱대고 술을 마시는 증상을 기주증(嗜酒症), 장 없는 놈이 국 즐긴다는 뜻으로 자기의 분수도 모르고 실속 없이 사치를 좋아하는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무장기갱(無醬嗜羹) 등에 쓰인다.
▶️ 魚(고기 어)는 ❶상형문자로 漁(어)의 고자(古字), 鱼(어)는 통자(通字)이다. 물고기 모양을 본뜬 글자로, 한자의 부수로서는 물고기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글자이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대로 그린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魚자를 보면 물고기의 주둥이와 지느러미가 잘 묘사되어 있었다. 이후 해서에서 물고기의 몸통과 꼬리를 田(밭 전)자와 灬(불 화)자로 표현하게 되면서 지금의 魚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활용될 때는 주로 어류의 종류나 부위, 특성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魚(어)는 성(姓)의 하나로 ①물고기 ②물속에 사는 동물의 통칭(通稱) ③바다 짐승의 이름 ④어대(魚袋: 관리가 차는 고기 모양의 패물) ⑤말의 이름 ⑥별의 이름 ⑦나(인칭대명사) ⑧고기잡이하다 ⑨물에 빠져 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생선을 가공해서 말린 것을 어물(魚物), 물고기 잡는 그물을 어망(魚網), 물고기를 잡거나 기르는데 쓰이는 항아리 모양으로 만든 유리통을 어항(魚缸), 물고기의 알을 어란(魚卵), 물고기와 조개를 어패(魚貝), 생선 파는 시장을 어시장(魚市場), 물고기의 종류를 어종(魚種), 낚시로 고기잡이하는 데 쓰는 배를 어선(魚船), 물고기를 기름 또는 기른 물고기를 양어(養魚), 말린 물고기를 건어(乾魚), 미꾸릿과의 민물고기를 추어(鰍魚), 청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청어(靑魚), 멸치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행어(行魚), 퉁가리과의 민물고기를 탁어(馲魚), 은어과의 물고기를 은어(銀魚), 가오리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홍어(洪魚), 가물치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흑어(黑魚), 학꽁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침어(針魚), 멸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약어(鰯魚), 동자개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종어(宗魚), 잉어과의 민물고기를 타어(鮀魚), 철갑상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심어(鱘魚), 제사 상을 차릴 때에 어찬은 동쪽에 육찬은 서쪽에 놓음을 이르는 말을 어동육서(魚東肉西), 어魚자와 노魯자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몹시 무식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로불변(魚魯不辨), 물고기와 물처럼 친한 사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친밀한 사이 또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친(魚水之親), 물과 물고기의 관계와 같이 매우 친근한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교(魚水之交), 고기 대가리에 귀신 상판때기라는 뜻으로 괴상 망측하게 생긴 얼굴을 형용하는 말을 어두귀면(魚頭鬼面), 고기가 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목숨이 붙어 있다 할지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을 비유하는 말을 어유부중(魚遊釜中), 잉어가 용으로 화한다는 뜻으로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 양명함을 이르는 말을 어룡장화(魚龍將化), 물고기의 눈과 연산의 돌이라는 뜻으로 두 가지가 옥과 비슷하나 옥이 아닌 데서 허위를 진실로 현인을 우인으로 혼동함을 이르는 말을 어목연석(魚目燕石), 물고기는 대가리 쪽이 맛이 있고 짐승 고기는 꼬리 쪽이 맛이 있다는 말을 어두육미(魚頭肉尾), 물고기 떼나 새 때가 흩어져 달아난다는 뜻으로 크게 패망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어궤조산(魚潰鳥散),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었다는 뜻으로 어릴 적에는 신통하지 못하던 사람이 자란 뒤에 훌륭하게 되거나 아주 곤궁하던 사람이 부귀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어변성룡(魚變成龍), 글자가 잘못 쓰였다는 뜻으로 여러 번 옮겨 쓰면 반드시 오자誤字가 생긴다는 말을 어시지혹(魚豕之惑), 용과 같이 위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나 실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옳은 듯하나 실제는 그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질용문(魚質龍文)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