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나도 /한명희
가끔은 나도
바쁜 삶 살기보다는
마음을 훌훌 털고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삶의 향기도
내 가슴으로 안아도 보고
근사한 찻집에 들러
조용히 나를 들여다보는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가
가끔은 나도
솟구칠 때가 있습니다
바쁜 삶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도 만나보고
그동안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늘어 놓으며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작은 행복을 담아보는
내 그리움의 숨결들을
내 밷고 싶습니다
가끔은 나도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
멍하니 하늘만 쳐다볼 때가 있지만
먼 여행에서 돌아와
편안한 안식처가 되는 기쁨처럼
나도 한번쯤은 그런 마음을
녹일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갖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나도
그동안 담아 두었던 마음을
풀어놓고 싶을 때
당신과 함께하며
잠시 삶의 여정을 쉬고 싶습니다
-향기나는 카페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b6kn-sCG8LI
비 온둥 만둥
구름 벗겨지니 햇볕만 뜨겁다
아침 일찍 파크볼 치러 가자고
얼른 동물 챙겨 주었다
기러기 한 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닭장 어디에 숨어서 자는 걸까?
알 길이 없다
물과 모이를 충분히 주고 닭장 문도 열어 놓았다
알을 잘 낳지 않으니 밖에 나와 노는 것도 괜찮겠다
황룡 파크장에 도착하니 여섯시반
벌써 많은 사람들이 나와 즐기고 있다
우리도 바로 빈 홀부터 시작
어? 치자 마자 오비
저런 저번엔 티샷에선 오비를 내지 않고 돌았는데...
이놈의 오비를 언제나 내지 않게 될까?
항상 일정하게 친다는 게 참 어렵다
거의 매홀마다 오비
티샷에서 나지 않으면 펏팅에서 난다
그저 파크장 도는 것으로 만족
사거리 사는 장사장 부부가 파크볼을 치고 있다
아이구 반갑다
다른 분들과 치고 있다가 그분들이 빠지니 우리와 팀을 이뤄 쳤다
장사장네도 오비를 계속 낸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고
그러나 장사장은 젊고 운동 신경이 있어서인지 볼이 바르게 잘 나간다
금방 나보다 더 잘 칠 것같다
두바퀴 같이 돌고 장사장네가 아웃
예전에 같이 쳤던 분들과 또 팀을 이뤄 쳤다
둘이서 치는 것보다 넷이 치니까 더 재미있는 것같다
그 분들은 구력이 꽤
볼이 정확히 홀 근처로 간다
한분이 내 폼을 보고
볼을 칠 때 어깨가 벌어진단다
그럼 볼 방향이 마음먹은 대로 가지 않는다고
펏팅도 왼발은 홀과 나란히 놓고 오른발은 약간 뒤쪽으로 빼서 펏팅해 보란다
보면서 장단점을 말해주니 고맙다
그러나 가르쳐 준대로 잘 되지 않는다
매일 꾸준히 연습을 해야 좀 나아지려나?
다섯바퀴를 돌고 난 지쳐 아웃
집사람은 그 분들과 한바퀴 더 돌겠다고
아이구 힘도 좋다
집사람이 한바퀴 돌고 나오니 아홉시가 다 되간다
6시 반부터 지금까지 많이 운동했다
아산아짐이 점심이나 먹자고 전화했단다
그래 내가 한번 사드려야하는데 잘 되었다
집에 오니 10시가 다 되간다
고추밭에 약을 해주었다
고추에 벌레가 들어가 많이 떨어진다
매주 농약을 해주는데도 나방이 알을 많이 낳는 것같다
참깨도 꽃피기 시작하니 노린재가 많다
집사람에게 노린재 약을 사오라 해서 참깨에도 해 주었다
약으로 잘 듣지 않으면 매일 아침 저녁 노린재를 잡아야할 것같다
참깨가 역병으로 죽은게 많다
장마철도 아닌데 역병이 왜 번지지
다음에 역병약도 해주어야겠다
집에 올라오니 집사람은 들깨모종을 옮기고 있다
11시가 넘었으니 그만 하라고
난 닭장 모이통에 모이를 한포대 가져다 부어주고 바닥에 나락검불 한포대를 깔아 주었다
오골계가 알을 품고 있는데 그곳에 다른 닭이 들어가 알을 낳는다
안되겠다
닭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입구를 막아 두었다
입구를 막으면 다른 곳에 가서 알을 낳겠지
아산아짐이 얼른 내려오라는 전화
점심 때가 다 되었다
샤워하고 바로 아산형님 집으로
약수가서 짬뽕이나 먹잔다
그러지 말고 대명관에 가서 탕수육과 짜장 먹자고
대명관 탕수육이 맛있다
막걸리를 사가지고 들어 갔다
탕수육 나오기 전에 막걸리나 한잔 하자고
이야기 하면서 마시다 보니 탕수육 먹기 전에 두 병이나 마셔 버렸다
그동안 마시지 않아서인지 약간 취기가 오른다
탕수육이 바삭하게 튀겨져 맛있다
탕수육과 짜장 막걸리까지
배가 만땅
아침을 먹지 않아서인지 잘도 들어간다
종원형님 전화
식사했으면 바둑 두러 오란다
아이구 취하기도 한데...
취하면 바둑을 더 두고 싶다
바로 바둑 휴게실로 갔다
종원형님이 나와 있다
자꾸 져서 그런지 바둑을 오래 생각해가며 둔다
종원 형님과 4판을 두어 2승 2패
내리 두판을 이기고 다시 내리 두판을 져 버렸다
시간이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져 바둑을 두기 어렵다
요즘은 예전보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
어쩔 수 없는 나이인가?
집사람 전화
한의원에서 물리치료 받고 들어간다며 바둑 다 두었으면 집에 들어 가잔다
잘 되었다
바둑도 그만 두고 싶다
바둑 휴게실로 왔길래 집에 가겠다고 일어섰다
술이 취하니까 더 이상 두고 싶지도 않다
집에 와 낮잠 한숨
누우니 바로 잠들어 버린다
오전에 운동하고 일한게 피곤했나?
일어나니 다섯시
오늘은 그냥 쉬고 싶은데
집사람이 회양목 전정을 하겠다고 사다리를 잡아 달란다
아랫부분은 전정했는데 윗부분은 손이 닿지 않아 못했다고
회양목이 엄청 크다
그걸 예쁘게 전정하려면 기술이 필요한데 집사람이 나름 잘하고 있다
삼발이 사다리를 가져와 나무 옆에 대어 주니 집사람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윗부분을 전정한다
가만 생각하니 서로의 위치가 바뀌었다
그래도 남자인 내가 사다리 타고 올라가 전정해야하는데...
집사람은 자기가 하는게 더 낫단다
그래 난 하기 싫고 어깨도 아프니 전정 기계톱 들기도 쉽지 않다
각자의 역할대로 하며 사는 거지
일곱그루를 전정하는데 사다리 잡고 있는 내가 땀이 죽죽
아이구야 왜 이리 힘이 없는거지
노열동생이 올라왔다
집사람에게 그만 하자고
노열동생과 술이나 한잔 해야겠다
마땅한 안주가 없어 참치와 마늘 양파로
쪄 놓은 하지 감자와 달걀도 내왔다
노열동생은 소주 난 막걸리
노적봉을 넘어가는 산그림자 보며 서로 홀짝 홀짝
주어진 내 삶을 난 충실히 살고 있는 걸까?
삶은 소풍이라는데...
과연 난 얼마나 삶을 즐기고 있을까?
어느새 어둠이 내린다
그저 오늘 하루도 감사하고 고마운거지
옅은 안개가 일고 있다
님이여!
바쁘게 사는 시간
가끔은 한번쯤 멍때리는 시간도 필요 하겠지요
바쁨 속에서 여유로움 가지시며
오늘 하루도 마냥 행복한 날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