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게시판의 어느학개론 강사의글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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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대하여 깊은 검토 바랍니다. 알고 있는가 모르겠네요.....
어느 부둥산학개론 강사의 글입니다.
저는 올해 부동산학개론을 담당했던 강사였습니다.
부동산학을 전공하였고(부동산학 석사), 부동산관련 저서도 다수 있고, 부동산학 강의(대학 및 학원)와 부동산관련 업무를 수년 동안 해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부동산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실력은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환상은 11월 14일... 오전 11시 40분을 경계로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받은 학개론 문제는 도저히 40분 내에 풀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학원에서 처음 문제를 받아 본 순간, 평소 제가 강조하지 않은 부분에서 많은 문제들이 나왔다는 사실에 먼저 놀랐습니다. 그리고 국가고시가 수험생을 이렇게까지 무시할 수도 있구나 하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순간, 저의 머릿속은 헝클어진 실타래가 되었고, 시험 2주일 전에 만난 어느 아주머니의 얼굴이 스쳐갔습니다.
나름대로 박사학위까지 있는 분인데 공인중개사시험 준비하는 것을 온 친척 및 가족들이 다 알아버려서 떨어지면 대망신이라고 울먹이던 그 모습....
스트레스로 피부도 거칠어지고 소화도 안되며, 불면증까지 있다던 .... 그 모습이 안스러워 저의 인터넷 강의 아이디까지 공짜로 드리면서 이 정도만 열심히 하시면 합격하실 거라 알려드렸건만....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무슨 말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려면 적어도 부동산학과를 4년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졸업하여야 하는 것을 기본조건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문제를 내고 나면, 문제를 낸 교수의 참고서는 엄청 많이 팔릴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여, 다른 강사들이 그 교수의 강의교재를 베낄 것이고, 그러면 그것을 빌미삼아 그 교수는 또 저작권, 운운 하면서 소송을 남발하여 이익을 챙길 것이고...
기득권 가진 자들은 공인중개사 숫자를 조절할 수 있어 좋고, 교수는 교재 잘 팔려서 좋고, 강사는 어렵게 가르쳐도 원래 그러려니 하고 용인되니까 좋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하는 가운데 가슴이 까맣게 멍들어 가는 것은 누구일까요?
합격자를 조정할 생각이면, 문제를 어렵게 내서 떨어뜨릴 것이 아니라 차라리 2년에 한 번 본다고 공표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상처를 주는지...
꼬박 1년 이상을 가정도 소홀히 하면서, 가족들의 눈치를 뒤로 하고, 소화제다 두통약이다 만성이 될 만큼 먹어가며, 공부한 대가가 이것이란 말인가?
적어도 배운 부분에서 50%는 내야 할 것은 아닌가요? 물론 학원가의 수험서가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국가고시를 출제하는 교수라면 적어도 수험생들이 무슨 공부를 하는지는 검토하여야 했습니다. 출제위원들의 이 부분의 직무유기는 어떤 변명을 하여도 결코 용서가 안 될 것입니다.
출제위원님들이여 ~ 당신들의 잘난체 한방이 국가경제에 얼마나 큰 낭비를 가져온 줄 아시나요?
20만 수험생들의 순수한 1년 학습비용만 해도 3,000억원 이상입니다. 기회비용을 계산하면 10조원 이상 됩니다. 머리좋은 출제위원님들 한 번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저같은 둔재도 1초만에 풀어낸 것이니 어려운 계산문제만 풀어오신 님들은 이 정도는 물론 식은 죽 먹기겠지요... 그래서 풀이는 생략합니다. ㅠ.ㅠ
어쨌든, 출제위원님들이여~ 이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은 국민들의 피와 살, 3천억원 에서 10조원 이상 말아먹은 것입니다.
출제위원들이여, 그대들은 없는 시간 쪼개가며, 상사들의 눈치 봐가며, 없는 돈 투자하여 주경야독으로 공부해온 직장인들의 좌절을 아는가....?
아이 엄마, 아내, 며느리의 역할마저 소홀히 하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독서실을 전전하며 공부해온 아줌마의 설움을 조금치라도 이해하는가....?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불혹을 훌쩍 넘어선 나이에도 불구하고 졸린 눈을 꼬집어가며 수험생 노릇을 해온 대한민국 아저씨의 비애를 한번만이라도 헤아려 보았는가 말이다.
천번 만번 양보해서, 학원 강사들이 무능해서 정작 중요한 부분을 가르치지 못했다고 치자 ~. 그러나 공인중개사 시험이 속독시험문제도 아니고 적어도 몇 문제만이라도 1분 이내에 풀 수 있는 문제가 있었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제딴에는 나름대로 고르고 골라서 출제한 모의고사 8회분과 기존의 예상문제들은 이제 휴지통에 넣고 와지끈 밟아버려야 합니다. 내가 가르친 부분만 공부하면 충분히 합격하고도 남는다고 얘기한 저는 죄인이고 거짓말쟁이입니다.
저를 철석같이 믿고 같이 공부하였던 수강생들에게 정말 할 말 없습니다. 이러고도 내가 더 이상 가르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출제위원을 탓하기 전에 나는 왜 그 정도 밖에 가르칠 수 없었는지 먼저 내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출제위원이 50% 나빴다면 나는 100% 나빴습니다.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고, 문제가 어려우면 입지론과 수익방식에서 난이도를 조절해온 전례를 살펴본다면, 응당 입지론을 심도 있게 가르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예전의 기출문제의 출제경향만을 예측하여 금년도 문제를 예상하였습니다.
이런 나의 잘못은 큽니다.
요즘 우리는 국회의원들을 비난하곤 합니다. 국민들의 고충을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뽑아놓고 나면 뭔가 사기당한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공인중개사 시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시험을 치르고 나니 뭔가 사기당한 기분입니다.
학원에서 족집게니 뭐니 하며, 큰소리치던 나(강사)는 나쁜 놈입니다. 수험생들이 한 번도 들어보지도 못한 문제만을 골라낸 출제위원도 나쁜 놈입니다. 문제 어렵게 내달라고 청탁한(개연성만 있지 확실한 증거는 난 모른다) 단체도 나쁜 놈입니다. 어려운 문제를 그대로 내놓고도 태연자약하는 공단이나 건교부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에 공인중개사 시험 2번 보게 해준다던, 우리의 열린 대통령님은 지금 어디 계시나요???
------------------------------------------------------------------- 이럴 때 나서서 공약한번 속 시원히 실천해보시지요.... ------------------------------------------------------------------- 그러면 간단하게 해결될 듯도 싶은데요....
내년 시험은 원래대로 9월이나 10월에 보고, 이번에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에 한해서 내년 1월이나 2월에 공인중개사 시험 다시 한 번 더 보게 하시어 최소한 20만 수험생들의 아픈 마음 달래주실 용의는 없으신지요...??
지지표가 될 지 또 모르는 일 아닐까요? ㅠ.ㅠ 자꾸만 시험은 어려워지고, 공부해야 하는 양은 많아지고, 깊이는 더욱 깊어만 가고, 앞으로 이놈의 공부를 해야하는건지 관둬야 하는건지....
기존의 공인중개사님들! 어지간히 변호사들 욕해왔지요...? 변호사들은 수십년 동안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만 열중하여 인원수를 제한한다고요... 이제 그딴 나쁜 짓을 스스로가 그대로 하고 있네요...
공인중개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경쟁이 심화되어 서비스가 좋아지고 더욱 전문화되어 위상이 올라가는 것이지, 그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숫자만 줄인다고 위상이 높아질까요?
오히려 “사”짜 돌림으로 취급받지 않으려면, 밥그릇이나 챙기는 철밥통같은 짓은 그만들 두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차라리 국회의원들에게 압력을 넣어서 경매중개나 할 수 있도록 힘쓰실 것이지...쯧쯧..
부동산학을 대학원에서 전공한 제가 풀어도 도저히 40분 안에 풀 수 없는 문제들... 그리고 몇몇 문제는 확실한 답을 찾기도 힘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실력이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충분히 주어도 풀 수 없을 정도의 문제를 출제해놓고 이번 시험은 부동산의 변화경향을 반영했다고 희희낙락하는 공단의 처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부동산 중개하는데 부동산 박사학위가 필요합니까? 무슨 논문자격시험도 아닌데, 속독시험도 아닌데 이럴 거라면 차라리 속독시험으로 이름을 바꾸시는 편이 좋겠네요... 당신들은 속 편하게 내년에 다시 한 번 시험봐서 합격하면 되지 뭐 그리 성화냐고 하실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모릅니다. 수험생의 아픔을...
1년 이상동안 쏟아 부은 돈은 차치하고라도... 스트레스로 소화가 안 되고, 편두통에 시달리며, 자꾸만 잊어버리는 무딘 머리를 탓해가며, 새벽별과 저녁별을 보며 지내온 1년들을...
여하튼 아아...!!! 나는 큰 죄를 지었습니다. 알량한 지식을 자랑삼아 너무도 쉽게 많은 거짓말들을 해버렸습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저를 믿고 따라 준 많은 이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사죄를 드립니다.
저는 빈수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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