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다른 나라에 강경한 진짜 이유…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대국이 되면서 격화되는 ‘신에너지 전쟁’의 실태 / 8월 6일(목) / 커리에·자폰
지구상의 모든 갈등은 에너지와 얽혀 있다.
『신·세계 에너지 전쟁 자원 패전국·일본의 미래』의 저자이자 에너지 평론가인 요시이 히데키가, 심화·복잡화되는 에너지를 둘러싼 전쟁에 대해 그 실태와 일본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글은 요시이 히데키의 『신·세계 에너지 전쟁 자원 패전국·일본의 미래』에서 발췌·편집한 내용입니다.
◇ 기술·시장·자금·군사에 자원이 더해진 미국의 강점
오늘의 원유 가격은 과연 누가 정하는 걸까.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이나 OPEC 회의실, 혹은 뉴욕·런던의 금융 시장 등을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가격에 확실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텍사스의 황무지에서 유정을 파고 있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민간 기업 경영자들이다. 그들은 왕도 군인도 아니다.
가격이 오르면 우물을 늘리고, 떨어지면 즉시 투자를 늘리는, 그뿐인 ‘상인’이다.
하지만 그들이 전화 한 통으로 증감산을 결정할 때, 세계 원유 가격은 확실히 움직인다.
사우디가 감산을 시도하고 러시아가 위협하면, 그들이 파면 가격이 떨어지고, 그들이 막으면 가격이 오른다.
국가가 아니라 민간이 세계 원유의 물줄기를 잡고 있다.
이것이 현대 미국이 세계에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규칙이다. 그리고 이 규칙이 21세기 에너지 역사를 뒤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숫자로 확인해 보자.
미국의 원유 생산량(NGL=천연가스액 등을 포함)은 현재 하루 약 2,010만 배럴로 세계 최대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도 이미 추월당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는 755만 배럴이었으니, 불과 15년 만에 2.5배 이상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이 폭발적인 증산을 일으킨 것이 ‘신·세계 에너지 전쟁’ 제1장에서도 간단히 언급한 셰일 혁명이다.
지하 깊은 곳의 셰일층에 갇힌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평 굴착과 수압 파쇄라는 두 가지 기술을 통해 상업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규모까지 추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산업사에 남을 대발명이다.
주인공 무대는 텍사스 주와 뉴멕시코 주에 걸친 퍼미안 분지, 노스다코타 주를 중심으로 한 바켄, 텍사스 남부의 이글포드이다. 특히 퍼미안은 단독으로 세계 유수의 석유 생산 지역에 올랐다.
◇ 그래서 트럼프 정권은 무리한 행동을 할 수 있다
핵심은 셰일 혁명이 국가 계획이나 국영 기업의 주도가 아니라, 순수히 민간 기업, 투자자, 금융 시장, 서비스 회사들의 집합체에 의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가격이 오르면 파겠다.
수익이 맞지 않으면 즉시 범위를 좁힌다.
시장 신호에 이렇게 빠르게 반응하는 공급력을 아직 어느 나라도 가진 적이 없다. 사우디 왕족이 왕의 의지로 생산량을 제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다.
천연가스에서도 동일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미국의 생산량은 연간 약 1조 입방미터에 달하며, 이 역시 세계 최대이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LNG(액화천연가스) 수출이었다. 2015년까지는 거의 제로였던 미국의 LNG 수출이 현재는 연간 1억 톤을 넘어서는 규모로 급증하고 있다. 불과 1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는 뜻이다.
이 사건이 단순히 사업 확대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2022년에 밝혀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이 가스 부족 위기에 처했을 때, 이 지역의 난방과 공장을 지탱한 것은 대서양을 건너 온 미국산 LNG였다. 푸틴이 잠근 수도꼭지를 텍사스의 가스전이 다시 풀어준 형태이다.
이 거대한 수출을 뒷받침하는 것은 멕시코만 연안에 모여 있는 산업 지대이다.
루이지애나 주의 사비인 패스, 텍사스 주의 코퍼스 크리스티, 프리포트. 이들에 카메론 LNG와 칼카슈 패스를 더한 일대가 미국 LNG 수출의 핵심이다.
가스전, 파이프라인, 액화 설비, 항만, 석유화학 산업이 하나로 모여 집결하고, 상류부터 하류까지 국내에서 완결되는 수직 통합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정제 능력도 세계 최대 수준이며, 일일 약 1,800만 배럴. 국내산이든 수입이든, 이 거대한 인프라가 휘발유, 경유, 제트 연료, 나프사로 가공한다.
미국은 석유 제품 수출 대국이기도 하다. 강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모든 과정을 자국에 끌어안은 에너지 국가—이것이 미국의 진정한 모습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결말. 한때 전형적인 에너지 수입국이었던 미국은 2019년, 67년 만에 에너지 전체에서 순수출국이 되었다.
부족에 두려워하는 입장에서 두려워하게 만드는 입장으로. 이것이 셰일 혁명을 겪은 미국이 손에 넣은 새로운 외교 카드가 된다.
셰일 혁명으로 미국은 석유·천연가스·석탄·원자력·재생가능 에너지 전부를 국내에 갖추게 되었고, 이를 민간과 국가가 통합·운용할 수 있는 ‘풀세트형 에너지 국가’가 되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군대를 파견해 공격하고, ‘그린란드를 보내라’고 말하기 시작하는 등, 현 대통령 트럼프가 세계에 그렇게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에너지 부족에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며, 즉 다른 나라에 아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트럼프 정권의 전략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도 계속 고찰할 예정이다.
◇ 트럼프의 돈로주의도 에너지 전략에서 비롯되었다
셰일 혁명만이 미국의 강점의 근원은 아니다. 더 깊은 곳에서는 미국 고유의 논리가 에너지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 그 점을 이해하기 위해 시계 바늘을 약 140년 정도 되돌려 보고 싶다.
1882년, 뉴욕 맨해튼의 펄 스트리트에서 한 남자가 혁명을 일으켰다.
토마스 에디슨이다.
그가 시작한 것은 단순한 발전 사업이 아니다.
규격이 다른 전기 제품을 배전선 위에서 동기화해 전기를 ‘상품’으로 공급하고, 도시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근대 에너지 비즈니스의 원형은 바로 이 순간에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에디슨이 발명한 것은 단순한 발전기만이 아니다.
발전, 송전, 배전, 그리고 전등이라는 수요 기기까지 모두 한 번에 설계해 ‘전기를 사용하는 사회 자체’를 구축했다. 이 거대한 사상이 이후 전력 산업의 기본 구조가 된다.
그리고 이 흐름 속에서 탄생한 것이 제너럴 일렉트릭(GE)이다.
에디슨의 전등 회사를 모체로 1892년 톰슨·휴스턴 사와의 합병으로 설립된 GE는 발전기부터 가정용 전자제품까지 다루며, ‘전기를 사용하는 생활’을 미국 전역에 보급해 나갔다.
거의 같은 시기에 석유 분야에서는 스탠다드 오일이 시장을 장악했다.
유전에서 운송·판매까지를 한 몸에 장악하는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이다. 하지만 1911년, 회사는 반독점법에 의해 분할되는 운명을 맞이한다.
그 분할에서 탄생한 기업군이 엑슨, 쉐브론으로 발전하고, 유럽계 로열·더치·셸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과 함께 ‘세븐 시스터스’라 불리는 일곱 개의 거대 기업이 20세기 석유 시장을 독점하게 되었다.
이 시대의 본질은 명확하다. 에너지의 패권은 국가가 아니라 기업이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1970년대, OPEC의 부상으로 주도권이 중동의 석유 생산국으로 넘어갔다. 에너지는 국가의 전략 자산으로 변모하고, 정치와 불가분의 존재로 모습을 바꾸었다. 그 후, 이 구도가 다시 변질한다. 시장의 힘이 에너지의 중심부에 깊이 스며들어 왔다.
그 변질을 상징하는 두 건물이 뉴욕 맨해튼 5번가 근처에 나란히 서 있다.
하나는 GE의 옛 본사 건물. 20세기 미국이 세운 ‘기술과 장기 투자’의 상징이다. 또 하나는 트럼프 타워. 단기간 부동산 거래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딜’의 상징이자, 미국 자본주의의 변질 자체를 구현하는 건물이다.
◇ ‘리스크를 만들어 이익을 얻는’ 비즈니스
이 변질을 필자는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경험이 있다.
2000년경 나는 도쿄전력 국제부에 재직하면서 골드만삭스와 미쓰비시상사와 컨소시엄(공동 사업체)을 구성해 미국 독립 발전회사 오라이어 파워 홀딩스에 대한 투자 사업에 관여했다.
골드만삭스는 뉴욕 주 주변의 소수력 및 가스 화력 등 발전 자산을 매입해 모은 뒤, 이를 하나의 기업체로 재구성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가상 발전 회사’를 구축해 매각한다는, 매우 금융적인 발상이다.
당시 뉴욕 전력 시장은 수급이 긴박했으며, 발전 자산의 가치는 상승 국면에 있었다.
자산을 묶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시장에서 매각한다.
이 전략은 성공했으며, 도쿄전력은 약 70억 엔 규모의 매각 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사안의 본질은 단순한 투자 성공담이 아니다. 그 뒤에서는 기업 가치와 지배권을 둘러싼 전형적인 M&A 공방전이 전개되고 있었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락업, 포이즌필, 화이트 나이트, 골든 파라슈트 등 일련의 계약 실무에 참여했다.
록업 계약은 인수 성사 시까지 주요 주주가 주식을 매각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계약.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자의 지분 비율을 희석시켜 인수 비용을 높이는 장치. 화이트 나이트는 친근한 제3자에게 인수를 맡아 지배권을 보호하는 방식. 골든 패러슈트는 경영진이 인수 후 해임되더라도 거액의 보수를 받을 수 있는 계약으로, 경영자의 리스크 헤지이면서도 인수 장벽을 높이는 방어 장치이기도 하다.
여기서 이루어진 것은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 등이 아니다. 순도 100%의 자본 싸움이었다.
에너지는 원래 사회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현장에서는 완전히 금융 자산으로 취급되었다. 누가 지배할 것인가.
어떤 시점에 매도할지. 그 판단 자체가 가치를 창출하는 원천이 되고 있었다.
더 나아가 기업 인수에서 화이트 나이트의 구도는 국가 차원에서는 동맹이나 군사 개입으로 변모한다. 자본시장의 논리는 그대로 국제정치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렇게 실감한 순간이었다.
그 후, 나는 엔론 파산 이후 남은 인재와 샌디에이고 가스·앤드·일렉트릭(SDG&E) 자유화 부문을 통해 협업하게 된다.
엔론은 에너지를 금융상품으로 취급하며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수익을 확대한 기업이었다.
그들의 판단 기준은 매우 단순하다.
‘수익이 나는가’, ‘얼마나 빨리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가’. 장기적인 공급 안정보다 단기적인 이익이 우선된다. 캘리포니아에서 전력 위기가 발생했을 때, 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가격을 올리는 행위가 문제가 되었고, 결국 회사는 파산했다.
여기에 있는 것은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발상이 아니다.
‘리스크 자체를 만들어 이익을 얻는다’는 발상이다.
그리고 이 논리를 국가 차원에 적용한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였다. 트럼프의 협상은 단기 거래를 중시한다.
그 뒤에는 미국이라는 국가의 군사력이 대기하고 있다.
이때 에너지 경쟁의 성격이 결정적으로 바뀌었다. 이는 시장 거래와 군사력이 결합했기 때문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물리적인 자원이며, 그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즉, 군사적 압력과 시장 조작이 가장 쉽게 연결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미국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행사할 수 있는 세계적인 국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 자세를 ‘돈로주의’라고 표현하고 있다. 19세기의 ‘몬로주의’를 현대판으로 업데이트했다는 홍보 문구가 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당시 몬로 대통령이 주장한 몬로주의는 ‘유럽과 미국은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고립주의 입장이었지만, 돈로주의는 ‘서반구 문제는 미국 안보와 직결된다’는 이유로 ‘미국을 포함한 서반구에는 다른 지역이 개입하지 말라’, ‘미국 안보와 관련된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다른 국가에 개입한다’는 식으로 꽤 독선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분석한다면, 이는 군사력과 시장을 일체화한 제국주의의 현대적 변형이며, 규칙이나 동맹이 아니라 ‘힘을 배경으로 한 거래’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에 다름없다.
에너지=자원이라는 마지막 힘을 손에 넣은 미국이라서 허용되는, "미국 자체는 다른 나라에 입을 대지만, 다른 나라는 미국에 입을 대지 말라"는 거만하고 오만한 메시지다.
세계는 이제 기업이 지배하는 시대도, 국가가 단독으로 지배하는 시대도 아니다. 시장과 국가가 융합된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신·세계 에너지 전쟁’의 실상이다.
Hideki Yoshii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 | 트럼프가 다른 나라에 강경한 진짜 이유…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대국이 되면서 격화되는 ‘신에너지 전쟁’의 실태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