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와는
'초봄의 길한 달, 시절은 온화하며 공기 또한 맑구나'
(후한, 장형 '귀전부, 문선권십오')에서 따온 것으로
'황제의 부름을 받았던 장형이 정치부패에 염증을 느껴 시골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 라고 한다.
지식인의 위트가 넘치는 비아냥이었네

'레이와'의 출처라고하는 만요슈 문장에는 중국서적이라는 원 출처가 있고
그게 부패정치를 한탄하는 내용의 한시라는 사실은 에도시대 문헌에서도 지적하고 있다.
만요슈의 태두인 나카니시(*)씨가 모를 리가 없다.
'첫 자국 고전'이라는 말에 눈이 돌아간 아베 수상이 한방 먹었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다.
* 나카니시 스스무中西進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명예교수, 현재 레이와 연호 제안자로 여겨지는 인물
이하 원 출처 기사 전문
아베정권과 흡사한 '레이와', 원래는 부패정치를 개탄하는 내용이었다.
정부가 4월 1일에 결정한 새 연호 '레이와'는 선정 최종 단계에 새롭게 추가된 것이라고 보도되었다.
3월 상순 단계에서는 후보명에 없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인정한 것.
사실상 '레이와 내정' 상태에서 선정작업을 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정부는 3월 상순에 후보안을 추려서 관방장관이 아베 수상에게 설명했는데 그때 '레이와'는 포함되지 않았다.
3월 상순 이후 '레이와'의 고안자로 여겨지는 나카니시 스스무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명예교수에게 요청하여 추가 제출을 받은 몇 건의 후보 중에서
아베 수상이 '레이와'를 고르고 선정작업에 남아있던 5안에 합쳐 전문가 간담회에 올렸다고 보고있다.
'굳이 만요슈 연구 제1인자인 나카니시 씨에게 추가 의뢰를 했다는 것은 아무리봐도 출전을 만요슈로 하고싶었다는 말이겠죠.
아베 수상은 "역사상 첫 일본 고전이 출천"이라고 으스댔는데 곧바로 만요슈의 출전이 중국 서적의 인용이라는 게 알려지고
자국 서적 출처라는 건 속임수였다는 게 드러나서 큰 창피를 당했습니다'
게다가 원출처인 중국서적이 부패정치에 염증을 느낀 관리의 개탄이었다는 걸 안다면 졸도하지 않을까.
정부가 출전으로 제시한 만요슈의 '매화의 노래 32수'의 서문인 '初春令月、気淑風和초봄의 길한 달, 기운 상서롭고 바람 평온하니'라는 구절.
이 서문은 중국 후한의 학자로 관리로도 일했던 장형(78~139년)의 '귀전부'에서 따왔다고 여겨진다.
'귀전부'를 풀이하자면 '시골로 돌아가자'라는 말이 되는데
<遊都邑以永久, 無明略以佐時 (도시 생활이 길어지지만 세상을 이롭게할 공적도 없다)>로 시작되는 그 내용은
아베 수상이 어필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빛나는 새로운 시대'와는 거리가 있다.
정치 부패를 한탄하고 중앙정부에 염증을 느끼고 고향에 돌아가는 기쁨을 말하는 염세적인 독백이다.
원 출처가 된 부분의 구절은 <超埃塵以遐逝 與世事乎長辭, 於是仲春令月 時和氣清>.
그 내용을 보면 '자아, 이 티끌같은 세상에서 벗어나 저편으로 떠나 비린내가 나는 속세와의 인연을 끊자.
마침 지금은 딱좋은 봄날이다. 시절은 온화하고 공기도 맑게 개였다-'라는 의미다.
'후한서'에 따르면 소년시절부터 문재에 두각을 드러낸 수재로 천문학, 수학, 지리학 등에도 통달한 장형은 지방 관리였지만 수도로 불려가 중앙 정부의 관료가 된다.
장형이 섬겼던 사람은 6대황제 안제다. 그 치세는 궁정관료인 환관이 활개를 치며 청탁과 뇌물이 횡행했다.
황후는 측실의 자식을 죽이고 연줄 정치가 심해지는 등 제멋대로였던 인물이라고 평판이 좋지않다.
중앙정부의 부패를 참을 수 없었던 장형은 순제(8대 황제) 시대에 조정에서 나와 '귀전부'를 썼다.
정치부패, 측근의 발호, 연고주의, 그리고 "안(安)제"...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나카니시 씨가 호헌파(헌법 수정에 반대하는 파벌)의 '총공세 행동' 찬동자들과 이름을 같이 올리고 일본 펜(pen) 클럽 편집에서
'헌법에 대해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을 집필한 걸 보고 온라인 상에서는 '"레이와"라는 연호는 아베 수상에 대한 훈계인가?'라는 등의 추측도 만연하다.
'우연이라고는 해도 아베의 악정에 대해 항의하는 듯한 연호를 아베 자신이 결정했다는 건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꽃이 만발하는 이미지"라는 식으로 아베 수상이 들떠 말한다는 건 교양도 부끄러움의 개념도 없다는 말이겠죠' (혼자와 지로, 정치평론가)
후한은 안제의 시대가 멸망의 단초가 되었지만 아베 정권은 역사에 어떻게 평가될까
ㅊㅊ 루리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