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가 아니라, 너라고 병신아]★※01

[그 애가 아니라, 너라고 병신아] 01 오늘로써 석환고등학교도 마지막이다. 졸업이냐구? 아니, 전학을 간다. "황예나! 가지마ㅜ_ㅜ!" "예나야 가서도 연락 해...ㅠ_ㅠ 그런 기념으로 번호좀.." "예나야, 그 동안 못 해줘서..미안하다" 많은 남학생들의 곡소리들... 나를 향해 쏟아지는 거냐구? 훗, 물론............. 아니지-_-; "왜 이래 다들? 너네가 뭐 내 남친이라도 되? 뭐? 못 해줘서 미안해? 웃기고 앉아있네. 그리고 너, 찌질이! 번호는 무슨...우리 다시 볼 일 없거든? 아,미친...제발 나 잡지마. 내가 언제까지나 너네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이런 미모를 널리 퍼뜨리지 않고 한 곳에 정착해 있는 것도 죄야. 어디 남자같지도 않은 것들이 달라붙고 지랄이야. 꺼져!!" 이 아이...누구냐고? 나의 10년 된 절친 황예나다. 솔직히 내가 봐도 이쁘긴 이쁘다. 갈색 긴 웨이브 머리에 크고 까만 고양이 눈. 오똑한 코에, 두툼한 입술과 섹시한 구릿 빛 피부. 게다가 몸매가 장난이 아니다. 그렇게 마른 몸은 아니지만 나올 곳은 정말 확실히 나왔다..;(장담한다) 이렇게 강렬한 포스를 품기는 예나는 석환고 여왕이었다. 나는 남학생 무리 사이에 둘러싸여있는 예나를 뒤로한 채 간신히 그 시끄러운 곳 을 빠져나왔다. 쯧쯧, 남자들이란.. 우리반 여자친구들 몇명이 나에게 달려온다. "유성아~~!" 그렇다-_- 내 이름은 안유성이다. 어떻게 딸 아이의 이름을 이렇게 남성틱하게 지을 수 있단 말인가ㅜ_ㅜ 더 웃긴건, 내 남동생 이름은 안희연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남동생이다. 당신들 말로는 자녀계획을 오빠,여동생 으로 세워서 그렇게 이름을 미리 지어놨는데 우리 멋대로 거꾸로 태어난 걸 가지고 왜 당신들에게 따지는 지 이해할 수가 없으시단다. 웃습다고? 우리집에서는 이런 괴상한 억지가 먹힌다. "유성아, 가서 연락 꼭 해.." "응.너네도 아프지말구..." "그래! 그런데 황예나 저 기지배는 전학가는 날 까지 남자애들한테 둘러싸여있네." "맞아맞아. 우리야 황예나 전학가면 저런 꼴 안봐도 되니까 홀가분 하지만, 넌 가서 또 황예나 비유 맞추려면 고생하겠다. 어쩌냐?" 고등학교 2학년인 예나와 나는 같은 곳 으로 같이 전학을 간다. 우리 아빠와 예나의 아빠가 같은 회사에 다니시는데(울 아빠-회사원 예나아빠-과장님;) 이번에 그 회사가 다른 곳으로 이사하면서 두 집 다 회사 쪽으로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비유 맞추긴 뭘~예나랑 나랑 10년이야. 우린 척 보면 척이라고!" "우리말은...그게 아니라............비교되잖아 유성아ㅠ_ㅜ" 망할년들..-_-!!! 사실, 좀 차이가 나긴 한다. 여덟살 때부터 우린 친구였는데 사실 그 때는 내가 좀 더 예뻤다. 나는 하얗고 말라서 남자애들한테 꾀 먹혔다. 그 때 예나는...그저...까맸다..까맣고 통통했다. (이건 정말 진심으로 진지하게 하는 소리다!!!) 키도 내가 쬐끔 더 컷던 걸로.....비..비슷 했다고 하자! 그랬는데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예나가 변하기 시작했다. 살이 점점 빠지고, 2차성징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보여주며 남자들이 보기에 아주 바람직하게 커나간 것 이다..; 나랑 비슷했던 키도 엄청 커지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 168cm이 되 버리더라..(지금은 174cm라던데..) 점점 이목구비도 뚜렷해지더니 중딩때 화장을 배우더라는.....ㅜ_ㅜ난..게임오버.. 난, 그냥...아직 2차성징이 안 온 거라고 믿고싶다-_- 초딩때 발육이 훌륭하게 된 예나는 신체검사때 가슴둘레를 재면 늘 부끄러워 했었는데, 지금은........내가 부끄러워하게 된다......(이유는 아시리라 믿는다.쉬펄ㅜㅜ) 말랐기도 하지만, 빈약의 끝을 보여주고 있단 말이다.. 그리고 키는 162cm에 (예나와 12cm차이) 머리엔 버섯이 하나 올려져있다. 뭔 소리냐고? 빌어먹을 남동생 희연이가(미용고다님) 이렇게 만들어버렸다. 완전 버섯머리가 따로없다. 쒯! 그리고 예나와는 다르게 하얀피부(이거하나는 자신있음)에 평범한 눈 평범한 코 평범한 입술... 그냥 평범하다. 그저그냥 귀엽다는 소리듣는 정도. 그러니, 나와 예나가 단짝이라는 걸 안 사람들은 얼마나 우습겠는가! 내가 그래도 어디가서 막 꿇리는 외모는 아닌데 남친이 없는 이유가 뭐겠나!! 이게 바로 대비효과 라는 거다ㅜ_ㅜ 내가 나랑 비슷한 애랑만 다녔어도.... "야,안유성! 거기서 뭐해!" 예나가 달려와 내 볼을 꼬집으며 말한다. "아, 예나야..나 친구들이랑 얘기 좀...어?" 어느새 사라진 내 친구들..뭥미ㅇ_ㅇ? "뭐?아 그 꼬맹이들? 방금 종쳐서 다 갔어. 왜이래? 뭔 생각했는데?" "아...아냐." "뭐야~! 아 진심 피곤해!" 운동장을 빠져나오는 우리...갑자기 예나가 내 앞에 서며 말한다. "유성아 어께 좀 주물러봐!" "응" 뭐, 이런 경우 허다하다. 친군데 뭐... 사실, 이렇게 해줘야 편하다는 걸 난 너무 잘 안다. 안 해줬을 경우의 칭얼거림과 짜증을 당해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진짜 전에는 말도 못 붙히던 찌질이들이 왜 이렇게 달라붙는 거야! 마지막이라고 손 한번 잡아보려고 그러는데, 정내미가 다 떨어진다.진심." "...예나야 우리가 전학가는 고등학교 말이야" "예찬고?" "응. 거기 원래 남학교였데" 확 뒤돌며 커다랗고 살짝 무서운 눈을 동그랗게 뜨는 예나. 덕분에 예나의 긴 머리가 뒤에서 안마하던 내 얼굴을 찰싹 때린다. "진심???그럼 남자 엄청 많겠네?" "응..이번해부터 여자 신입생들이 들어왔는데, 그렇게 많지 않나봐. 더군다나 전학가는 우리 둘이 2학년에서 유일한 여학생이래." "...진 심 이 지!!" "응...왜? 난 좀 걱정..." "아 존나 좋아!!!>_<" "...-_-" "예찬고 2학년 애들은 좋겠네! 나 같은 애가 전학가고.. 솔직히 남자들만 우글거려서, 너 같은 애만 가도 좋아할 애들인데 그치?" 이거.....욕이지!!!!! "..뭐...그건 모르는 일..." "나 오늘 피부 마사지 받으러 가야겠다. 미안한데 집에 혼자가 유성아." "마사지?" "응. 내일 모레가 첫 등교인데 이쁘게 가야지. 안 그래? 그게 한거랑 안 한거랑 큰 차이가 있다고." "...그..그래.." "그럼 잘가~낼 모레 봐!" "응.." ...아..뭔가 불길하다 불길해. 내일모레 예나는 또 얼마나 예쁘게 하고올까. 아.....걱정된다................... -결전의 날 아침 새 학교에 등교할 새 아침이 밝았다. 샤워하고 있는데 남동생 희연이가 날 부른다. "누나아!!!!!" "아,깜짝아...왜 불러!" "이사 올 때 내 500원 못 봤어?" 이게 뭔 개뼉다귀를 갈아먹는 소린가. 샤워기의 물을 끄며 소리쳤다. "미친놈아! 500원에 니 이름이라도 써놨냐? 그걸 어케 아러!" "아니, 내 방 장롱 치울때 밑에 없었냐구!" "그럼 그렇게 말 해야지 병신아!!니 500원이라고 그러면 내가 어떻.." "닥치고 봤어 못 봤어!장롱 누나가 치웠다매" "나 혼자 치웠어??아빠랑 같이 치웠지. 근데 못 본거 같애 왜!" "아니...3년전인가? 장롱 밑에 500원이 들어갔는데 이사할때 빼야지 생각했단 말이야... ...제기랄, 근데 없단 말이야?" 쏴아아- 대꾸할 가치가 없어서 물을 틀었다. 샤워하고 나오자, 엄마가 밥을 차려놓았다.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밥상에 앉자, 희연이의 스타하는 소리가 들렸다. "저 새끼는 왜 아침부터 겜질이래." 햄을 집어들자 갑자기 스쳐가는 희연이의 학교... 희연이는 미용고를 다닌다. 희연이는 그 학교를 좋아한다. 그래서 전학을 안 갔다. 그런데 그 학교는 예전 동네에 있다. 여기서 거기는 버스타고 40분이 걸린다. 그런데 40분 전에 나갔어야할 이 녀석은 스타를 하고있다. "야! 너 학교 안가?????"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엄마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기 전에 나가는 저 스킬. 내 동생이지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밥을 먹고 교복을 입었다. 이번년도에 만들어진 여학생 교복이라 꾀 이쁘다. 목에 메는 남색 커다란 리본이 인상깊다. 그치만 내 스타일은 후드다. 리본이고 뭐고 다가려지는 박스 후드티를 입고 버섯을 매만진 뒤, 집을 나섰다. 그런데 시계를 보니 예나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선 걸어서 10분일텐데...늦으면 난 그녀의 짜증을 모두 감당해야한다..젠장.. "택 쒸!!!!!!!" 끼익- 택시가 멈춰섰다. "아저씨, 예찬고등학교요" "네~" 그렇게 얼마를 갔을까? 예찬고 교복을 입은 남학생 하나가 택시를 잡는다. 점점 멈춰서는 택시. "아저씨, 합승 안해요!" "아이, 학생~ 이 친구가 맨날 타는 친구라..어쩔 수가 없는데.. 같은 학교같은데..잠깐만 참으면 되잖아요~" "아저씨!!" 키가 180도 넘어보이는 놈. 택시 조수석문을 열더니 뒷 자석의 나를 힐끔 본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더럽게 잘 생겼잖아.....짙은 밤색 머리에 하얀 얼굴. 까만 눈과 높은 콧날... 살짝 경계하는 눈으로 날 보더니 시계를 본다. 그러더니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조수석에 앉는 놈. 나도 싫....싫..싫다 이놈아!!(..정말 싫은걸까-_-?) 아저씨가 멋쩍은 듯 웃으며 놈에게 해명을 한다. "미안해~아니 저 학생이 너무 불쌍하게 서있길래... 같은 학교기도 하고...또 늦기도 해서..." 웃긴다. 내가 언제 불쌍하게 서있었다고!! 속으로 별별 생각을 다하며 민망해하는 나와는 달리 조수석에 가만히 앉아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는 놈. 정말.....조용한 택시다. 끼익- 택시가 예찬고 앞에 도착하고...요금이 6000원이 나왔다. 그.런.데. "어,지갑이 어디갔지?" 맙소사! 지갑을 놓고 왔다!! 내가 허둥대고 있는 사이 놈이 지갑을 꺼낸다. 놈이 지갑을 열자, 배춧잎들이 춤을춘다.(시적표현) 설마.......영화에서처럼.....내 것도 내주는 건가?? 아잉~몰라몰라~~~~~~~~~~~♡.♡ 당신은 나의 백마탄 왕자님이에요~~~~~~~~~~~ 탁! 조수석에 문이 닫히고 그 놈이 걸어가고 있다. "학생!뭐해! 지갑 없어?" "에?ㅇ_ㅇ?" 기사 아저씨 손에 들려있는 삼천원........삼천원............... 그렇다. 그 놈은 자신의 몫만 딱! 계산하고 나간 것.ㅜ_ㅜ 돈도 많으면서!!!!! 젠장...유유히 걸어가는 그 놈의 뒷모습이 멀어진다. "아저씨.......ㅜ_ㅜ 외상으로 해주심 안대여~~?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