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직수는 충남 서천 출신으로 전주사범을 나온 비주류였으나, 박정희가 5사단장을 할 때 사단 법무참모를 지낸 인연으로 벼락출세의 길을 걷는다. 1963년 검찰총장이 될 때 그의 나이 고작 서른여섯이었다.
검찰총장을 무려 7년 반이나 한 뒤 잇따라 법무부 장관과 중앙정보부장을 거쳤다.
물론 신직수는 인혁당 사건을 조작하는 등 충실한 시녀 역할을 다한다.
그런 신직수가 가장 총애했던 검사가 김기춘이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데리고 다니며 중책을 맡긴다. 대표적인 게 유신헌법이다.
유신헌법을 제정한 것으로 알려진 한태연 전 서울대 법대 교수는 생전에 이런 증언을 남겼다.
1972년 박정희가 불러 청와대로 가보니 ‘헌법 개정안’이라 적힌 조그만 메모지를 내밀며 법무부를 도우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한태연은
“법무부에 가보니 당시 김기춘이 주도해 초안을 이미 완성해놓은 상태였고, 신직수는 ‘골격에는 절대 손대지 말라’고 해 자구 수정만 해줬다”
고 말했다.
그는
“김기춘을 파리에 보내 1년 동안 드골 헌법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게 했다”
고도 했는데, 김기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김기춘이 드골에 심취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기춘은 <자칼의 날>이라는 추리소설로 저격범 문세광의 자백을 받아낸 걸 자랑스러워하는데, 이 책은 드골 대통령의 암살 미수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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