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
저희 집은 31평이지만 각 방마다 발코니가 딸려있어서 방들의 크기는 아담해요. 하지만 발코니에 수납을 많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확장은 진행하지 않았어요.
다행히 거실은 발코니 확장이 되어 있어 개방감이 더 있었답니다. 워낙 눈에 보이는 곳에 물건을 두지 않고,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간절히 원했던 터라, 올 화이트에 짙은 우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컨셉으로 공사를 진행했어요.
현관 Before
현관 After
모든 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현관. 기존에 우중충하고 답답해 보였던 모습을 모두 탈피하고 깨끗한 화이트톤 베이스에 원목 중문으로 무게감을 주고 테라조 타일과 비정형 거울로 귀여운 포인트를 주었어요.
현관 공사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점은 바로 신발장 띄움 시공을 하고 센서 간접 조명을 설치한 거에요. 띄움 시공을 함으로써 자주 신는 신발들을 거슬리지 않게 보관할 수 있고, 현관문을 열자마자 환해지는 모습은 집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겨주는 것 같아요.
거실 Before
처음에 집을 보러 방문했을 때 한눈에 반하게 된 건 바로 이 넓게 빠진 거실이었어요. 같이 살고 있는 반려 강아지 두 마리가 넓은 거실을 활보하며 노는 모습을 상상하니 금세 행복해지더라구요.
거실 After
거실 정면은 철거가 되지 않는 내력벽을 활용해 큰 아치 벽을 만들어 고급스러움을 더했어요. 볼 때마다 정말 하길 잘했다고 생각 드는 포인트 중에 하나에요.
집안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에 깔끔하게 인테리어를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것이 바로 이 아치 벽이랍니다.
저기 왼쪽에 보이는 커튼으로 가려진 공간은 세탁실로 가는 문인데, 문 양옆 벽이 허물어지지 않아서 크게 손댈 수 없는 공간이었어요.
그래서 기존에 있던 문을 떼어버리고 둥그런 아치 틀로 포인트를 주려고 했는데, 인테리어 실장님이 아치는 포인트를 주는 거라 오히려 아치를 주게 되면 시선이 더 많이 간다고 하셨어요. 워낙 가리고 싶었던 공간이라 아치는 포기하고 대신 살짝 비치는 무늬가 들어간 커튼으로 가려주었어요.
저희 거실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파 또한 저희 부부의 생활 습관을 아주 잘 반영하고 있어요. 저희 둘 모두 몸에 열이 많아 가죽 소파는 여름에 너무 힘들 것 같아 패브릭 소파를 중점으로 봤고, 거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앉는 부분이 넓은 소파를 원했어요.
이 결과로 들이게 된 까사미아 캄포 소파는 모든 고려 사항을 만족시켰고, 정말 구름 위에 앉아있는 기분이 든답니다. 쿠션이나 방석 커버 모두 방수 처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가정에도 정말 적합한 것 같아요.
또 저와 저희 신랑은 워낙 TV 시청을 좋아해서 하루 중에 거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아요. TV는 거거익선이라고 하죠?
저희도 처음에 이사 왔을 때는 65인치 TV로 시작을 했는데, 큰 평수로 오다 보니 65인치마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사 3개월 만에 큰마음 먹고 85인치 TV로 변경했는데 반 년이 지난 지금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 중에 하나에요.
아 참! 저희 집은 채광 맛집이에요. 아직 식린이라 집으로 들여온 반려 식물은 몇 없지만 식물이 주는 행복과 나른함을 차차 알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정도까지 집안 깊숙이 해가 들어오는데, 그 덕분에 저희 초록이들이 잘 크고 있는 것 같아요.
주방 Before
전체적인 리모델링 구성과 계획은 제가 도맡아 했지만 특히나 여자들은 예쁜 주방에 대한 로망이 다들 있잖아요? 결과물은 아주 심플해 보이지만, 완공 직전까지 변경에 변경을 더했던 곳이 바로 주방이에요.
주방 After
변화의 가장 큰 포인트 중 하나인 냉장고 자리를 과감하게 없앤 후 부족한 조리공간 확보.
공사 전 주방 구조는 짧은 ㄱ자로 싱크와 가스레인지 공간을 제외하면 조리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싱크대 바로 오른쪽에 있는 냉장고 자리에 ㄱ자에서 ㄷ자로 아일랜드를 길게 연결해 조리 공간을 확보했어요.
아일랜드에는 인덕션을 매립하고, 원래 가스레인지가 있던 자리에는 키 큰 장을 짜서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냉장고는 가리개 커튼 뒤에 위치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냉장고가 주방에서 보이지 않으니 훨씬 깔끔해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또, 전에 살던 집의 싱크대가 낮아 항상 허리가 아프곤 했었는데, 저와 신랑 모두 키가 커서 싱크대가 높았으면 참 편하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어요. 보통 평균적인 하부장 높이가 75cm 정도 되는데 저희는 95cm로 높여서 가구를 설계했어요.
20cm나 높인 거지만, 반 년 정도 사용해 본 지금은 더 높여도 됐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삶의 질이 올라갔어요. 저와 같은 고민을 했던 분은 이 부분을 꼭 고려해 보세요.
이사 오고 나서 주말에 꼭 한 번씩은 홈카페를 하는 것 같아요. 홈카페가 또 여자들의 로망 아니겠어요? 가성비 좋은 일리 커피 머신과 달콤한 디저트만 있다면 여느 카페 부럽지 않아요.
말하기 쑥스럽지만 저는 감성에 죽고 감성에 사는 사람이라 항상 물건을 사기 전에 품질이나 가격보다도 "이걸 사진으로 담았을 때 감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보곤 해요 ;-)
항상 플로어 램프나 탁상용 조명만 사용했었는데, 이렇게 전선이 노출된 펜던트 조명을 사용해 본 건 처음이에요. 귀여우면서도 살짝 빈티지한 느낌을 줬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잘 표현된 것 같아 저의 최애 공간이 되었답니다.
전기 배선함과 콘툭튀를 가리기 위한 용도로 직접 설계한 저희 집 마스코트 알코올 존이에요.
주방에서 거실을 바라보면 이런 모습이에요. 제가 아주 애정 하는 각도랍니다 :-) 요즘은 대면형 주방을 많이 시도한다고 들었는데 사실 실제로 써보기 전까지는 요리하면서 대면하는 게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저는 요리하고 거실에서 두 강아지들과 남편이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행복해지더라구요. 갑갑하게 벽을 바라보며 외롭게 요리하는 게 아닌, 모두 함께 있는 공간에서 요리를 한다는 느낌을 들게 해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침실 Before
침실 After
부부 침실은 수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조명에도 신경을 썼어요. 다운라이트를 최소로 시공하니, 조명을 다 켜 놓아도 눈이 많이 부시지 않아 수면에 방해되지 않고 아늑한 느낌을 주고 있어요.
침실 크기가 여유가 있다면 매트리스 사이즈는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걸로 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희는 퀸이나 킹사이즈도 좁게 느껴져서 캘리포니아 킹 사이즈로 구매를 했는데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자도 여유로워서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방문을 열면 우측 전체 벽에 붙박이장이 있는데 제가 공사를 하면서 이것만큼은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붙박이장이에요.
지난 집에서 옷장 없이 오픈형 행거로 옷을 걸어두곤 했는데, 정리를 아무리 잘해도 지저분해 보이는 건 물론이고 옷에 먼지가 엄청나게 쌓이고 심지어 변색까지 되는 걸 보니 옷장은 정말 필수라고 느꼈어요.
침실은 많은 물건을 두지 않고 청소를 자주 하지 않아도 항상 깔끔해 보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러 방에 들어왔는데 침대 위나 서랍장 위가 지저분하다면 숙면의 질도 떨어질 테니까요!
저 정말 아치를 사랑하나 봐요. 거실에서 못 푼 한을 안방 화장실 입구에 살포시 표현해봤어요. 기존에 있던 붙박이 화장대를 없애고 그 부분에 가벽을 세워 아치 벽을 만들었어요.
그 결과 벽 뒤에 이런 애매한 좁은 공간이 생기게 되었는데요! 원래는 긴 옷을 걸어두는 공간으로 사용을 하려다가, 저희 부부가 정말 애용하고 있는 바디 드라이어를 배치하니 동선 상, 공간 활용 상 정말 찰떡이었어요.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는 이것! 이제는 생활 필수품이 되었어요.
저는 평소에 화장을 잘 하지 않아서 굳이 안방에 화장대를 두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치 벽 왼쪽으로 붙박이장을 넣으니 지금 화장대 있는 부분이 참 애매했어요. 그래서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전면 거울이 아닌 타원형 거울을 설치하고 간단하게 서랍으로만 구성해서 부족한 수납공간을 확보했어요.
원래 계획에 없었던 화장대라 콘센트 위치도 제대로 고민 못해보고 시공에 들어갔는데, 매일 쓰는 드라이기 전선을 서랍 안으로 매립시키지 못한 게 아직까지도 정말 아쉬워요. 리모델링 예정인 분들은 전선을 서랍 안으로 매립할 수 있게 콘센트를 꼭 서랍 안에 넣는 시공을 하세요!
욕실 Before
욕실 After
저희 집에서 가장 환골탈태를 많이 한 공간은 바로 욕실이에요. 공사 전에는 너무 지저분한 이 화장실을 상상만 해도 하수구에서 나던 그 악취가 떠올랐는데, 이젠 방문하는 손님들의 포토존이 되어버릴 정도로 아주 예쁜 공간으로 탈바꿈 되었어요.
보통 구축 아파트는 배수관을 통해 하수구 냄새가 많이 올라오는 편인데, 냄새에 민감한 저희 부부는 검색의 검색을 통해 역류 방지 댐퍼가 있는 HIMPEL 환풍기를 설치했는데 이거 정말 추천템이에요! 보통 환풍기보다 가격대는 좀 있지만 저희는 화장실 두 군데 모두 이 제품으로 설치했고 이사 후 한 번도 안 좋은 냄새를 맡지 않았어요.
사용하지 않을 욕조는 과감하게 철거해서 공간 확보를 더 하고, 전체 벽을 화이트 모자이크 타일로 시공해서 모던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었어요. 타일은 할 수만 있다면 무광으로 하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물 때가 끼지 잘 끼지 않기 때문에 청소에도 용이해요. 줄눈은 타일과 대비되는 색으로 시공하니 더욱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욕실에 들어가는 모든 수전은 일부러 무광으로 했는데 이것도 전에 살던 집의 수전이 유광이라 청소가 정말 힘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한 거랍니다. 무광 크롬은 정말 사랑이에요.
마치며
저희 부부가 살고 있는 이 프라이빗 한 공간을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소개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글을 작성하면 작성할수록 제가 정말 이 집에 대한 애정이 크다고 느꼈고, 하나의 게시물을 만들어내면서 남들은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할 수 있는 걸 제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뿌듯했어요.
공사가 끝나고 이 집에서 산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공간 한 곳 한 곳 예쁘게 담은 사진과 함께 글을 써 내려가니 공사하느라 고생하고 힘들었던 기억, 좋았던 기억, 설레었던 기억 모두가 한 데 모여 뜻깊은 것 같아요.
노을을 사랑하고, 감성을 애정 하는 저는 앞으로도 지친 하루 지는 해를 바라보며, 홈카페로 스트레스 풀어가며, 저희가 꾸민 이 공간에서 아주 행복한 기억들만 남기며 살아갈 거에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꼭! 계신 곳에서 좋은 기억들이 꽉꽉 채워지길 바랄게요. 이상 푸리니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