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은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 도화지’다. 그 위에 채색된 ‘어린 마음’은 맑고 순수하다. 초등학교의 또 다른 교사인 ‘방과후 학교 강사들’은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이들의 마음 속 도화지에 꿈을 그린다.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강사 4명이 그리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세상’을 들여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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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춘천 동내초등학교 방과후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종이접기 수업을 받고 있다. 서 영 |
“선생님이랑 노는 게 너무 너무 신나고 좋아요.”
방학 중이었지만 춘천 동내초등학교 교실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13일, 동내초 2층 교실에서는 각 4개 반별로 방과 후 학교 수업에 참여하는 38명의 학생들과 4명의 방과후 강사들이 오붓하게 둘러앉아 수업을 하고 있었다.
방과 후 수업은 종이접기를 비롯해 동화구연, 뉴스포츠, 점핑클레이를 주제로 한 내용이었다.
종이접기 수업에서는 이금자(50·여)강사의 지도 아래 4명의 어린이들이 종이 거울만들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동화 구연 수업에서는 김희영(41·여)강사가 고전 동화를 들려주며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이 강사는 “종이접기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해 내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해 주고 있다”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 아이들의 꿈도 쑥쑥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 출신인 김 강사는 “동화 구연 수업에서 아이들의 발표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동화가 아이들 마음에 깊이 스며들면서 아이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훗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을 지켜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뉴스포츠와 점핑클레이 수업을 진행하는 방과후 강사들도 그들만의 교육철학으로 아이들을 이끌고 있다. 스포츠 강사인 박미(37·여) 강사는 12개의 스피드스택스 컵을 빠르게 쌓고 허무는 스포츠 스태킹을 가르치고 있다. 박 강사는 “정규 체육 수업에서 느끼지 못하는 스포츠의 흥미를 아이들에게 편안하게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일한 남자 강사인 조현오(29) 강사는 아이들의 창의성과 미술 감각을 향상시키는 점핑클레이를 가르친다.
아이들은 인조 점토를 이용해 상상 속 세계의 모든 것들을 만들어내고, 조 강사는 아이들의 작품으로 스토리텔링을 해준다
조 강사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라기보다는 삼촌과 조카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고, 동심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값지고 소중하다”고 말했다.
방과 후 강사들은 방학 때 아이들의 수업을 도와주는 보조 교사로 통한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동내초교에서 만난 4명의 방과후 강사들은 ‘엄마처럼, 이모처럼, 삼촌처럼’ 아이들을 보듬으며 소통하고 있었다.
3학년 권윤선(9) 양은 “방과후 선생님들의 수업은 너무 유익하고 재밌다”며 “우리들이 멋진 꿈을 꾸도록 도와주시는 소중한 분”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상민(39·여) 씨는 “방과후 선생님들이 계셔서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알차고 보람된다”고 평가했다.
동내초 방과후 강사 4인은 아이들의 긴 방학을 책임지며, 어린이들의 소중한 꿈이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또하나의 교육 주체로 자리매김했다. 박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