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언민행(訥言敏行)
공자 가라사대, “군자는 언행에 있어 말은 조심스레 깎아서 하고, 실천에는 민첩하다.”
『論語』 「里仁篇 第四」 第24章
子曰:「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
자왈:「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
君子
그대라는 의미로 쓰이던 단어로 儒라는 지식컨설턴트 집단의 미션으로 의미가 확장된 단어가 바로 君子이다. 군자는 儒家의 각종 실천윤리(전 고대철학과 교수 김충열 교수의 책제목에서 힌트를 얼어 君子의 外延을 이렇게 설정했다. 『김충열 교수의 유가윤리강의』, 예문서원 2판 3쇄, 1998/9/10)를 몸에 엄격히 습득하여 체내화한 사람들이다. 인격의 완성자라 하겠다. 이 장은 개다리(James Legge) 박사의 말대로 군자의 말과 행동(words and actions)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자의 觀을 압축해 적시하고 있다.
欲
欲은 A而B 전체에 걸리는 단어이다. desire to do A and B의 구문이다. 욕은 몸이 바라는 바의 관성체계를 바람직하게 수립하고자 하는 바램이다. 쉬지 않고 노력하는 不息則久(불식즉구)의 끊임없는 노력을 인풋하고 또 인풋 하고자 하는 바램이다. 하루 이틀 해보고 그만두는 노력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놓지 않고 계속하는 정진이다.
訥於言
구문으로는 ‘말(言)에 訥하다’이다. 눌은 訥辯이다. 말 적을 눌로 읽는다. 訥이라는 글자를 들여다보면 말이 안으로 곰삭여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말이라고 쉽게 내뱉는 것이 아니라 말을 신중하게 줄이고 가급적 적게 하라는 말이다. Speak less please! 謝氏는 「放言易故欲訥」이라 했다. ‘말을 입에서 놓는 것은 일도 아닌고로 말을 속에 신중하게 담아두어라’고 말했다는 풀이이다. 「學而篇 第一」14章의 「敏於事而愼於言」(민어사이신어언)의 愼於言(말하는 데 신중하라)도 같은 말이다.
敏於行
말이 있어도 행동이 앞서고 없어도 行動이 앞서야 한다고 공부자는 군자의 행동윤리강령을 공포하고 있다. 주자의 『論語集註』에 보면 「敏者力行而不惰也」(민자력행이불타야)라는 해설이 나온다. ‘敏이라는 것은 온 힘을 다하여 행하고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하되 게으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위의 學而篇의 敏於事와 같이 일에 민첩하여야 하며 그 일을 해나가는데 결코 미루는 습관에 빠지지 마라는 것이다. 바로 하라는 말이다. 謝氏는 「力行難故欲敏」(역행난고욕민)이라고 했다. ‘힘써 행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얼른얼른 행하고자 해야 일이 된다’고 말한 것이다.
영어에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Don't put off till tomorrow what you can do today.)는 말이 있다. 내가 중학교 때 김병만 이란 영어선생님이 계셨는데 이 말을 ‘내일 한다는 말은 안 한다는 말과 같다‘고 해석해 들려주셨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좋은 말씀으로 뇌리에 깊이 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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