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터미널 이전 공동화 부채질, 동북부 주민 피해 60만 청주에 제2터미널 불필요, 간이정류장 활성화가 우선
청주 옛도심 공동화 해소를 위해 상당터미널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암·내덕·사직동 등 과거 청주의 중심이었던 지역이 외곽 택지개발 등으로 크게 위축됐으며 특히 시외버스터미널이 사직동에서 가경동으로 이전함에 따라 공동화현상을 부추겼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율량, 용암동 등 청주 동· 북부지역과 가경터미널의 대중교통연계성 미흡으로 빚어지는 주민불편 해소를 위해서라도 상당구 지역에 제2터미널이 건설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주서부지역 주민들은 물론 청주시도 60만명에 불과한 도시에 2개의 터미널이 운영되는 곳이 없는 만큼 간이정류장 활성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서명운동·TF팀 구성 등 적극 추진 상당터미널 건설 주장은 최근 도심공동화해소대책위(위원장 이훈)가 결성되면서 본격화돼 서명운동과 시민단체·의회·학계인사 등이 참여하는 테스크포스(TF)팀 구성이 추진되는 등 탄력이 붙고 있다.
특히 공동화해소대책위는 상당터미널유치소위원회까지 구성해 대상지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등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터미널 유치에 따른 기대효과 등 체계적인 논리를 개발해 주민운동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열린 ‘도심공동화의 문제점과 대책의 기본방향’ 세미나에서 충북대 도시공학과 황희연교수는 “시외터미널과 고속터미널이 도시 서부에 치우쳐 있어 동부와 북부지역 주민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교통향도 상당 수준이다. 동북부 주민을 위한 버스터미널 건설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황교수는 특히 “도심 활성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대책중의 하나가 도심부 대중교통 기능 강화다. 새로 건설할 버스터미널은 도심과 인접해 있는 지역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은 시외터미널을 가경동으로 이전하면서 제기됐던 도심교통난 해소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10여년 사이 옛 도심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욱 공동화해소대책위부위원장은 터미널 외곽 이전이 공동화 발생 요인이라며 상당터미널 건설 주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서울의 중심 강남은 터미널이 생명이며 터미널이 오늘의 강남을 일궈냈다. 교통난 해결만을 생각한 터미널 외곽 이전은 주민의 요구를 무시한 행정이다. 고속·직행버스의 전용도로를 만들어 체증을 해결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방아다리 인근이 최적지 공동화해소대책위는 상당터미널의 최적지로 북문로 방아다리 인근을 꼽았다. 터미널 유치를 위해 가능한 6개 지역에 대해 조사했지만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고 도심공동화 해소에도 도움이 될 지역이 방아다리 인근이라는 것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방아디리인근과 함께 율량지구 택지와, 연초제조창, 청주농고 인근, 청주MBC, 주중동 밀레니엄타운 부지 등을 조사했다. 방아다리 인근은 청주 어디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연계되며 도내 북부와 남부, 수도권 등도 교통체증 없이 연결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말했다.
터미널이 도심으로 다시 들어옴으로서 우려되는 체증문제에 대해 대책위는 버스전용도로 주장을 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무심천동로와 하상도로, 방아다리와 MBC 뒷길을 잇는 6차선 복개도로를 버스전용도로로 이용하면 신호없이 논스톱으로 순환도로와 연결된다. 제2운천교 보성아파트 앞에서 무심동로와 복대도로가 만나는 고가도로를 만든다면 시내와 순환도로를 잇는 논스톱 버스전용도로도 확보된다. 도로 개설이나 확포장 등 예산을 쏟아붓지 않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도심공동화 해소에도 기여하고 주민들의 불편도 없앨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주시, 상당터미널 ‘글쎄요’ 상당터미널을 건설해야 한다는 측 주장의 핵심은 옛도심 공동화와 주민불편해소다. 이들의 주장대로 상당터미널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청주시의 행정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작 시의 입장은 다소 부정적이다.
상당터미널이 공동화의 근본 해결책도 아니며 시내 요소마다 간이정류장이 설치 운영되는 만큼 시민불편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인구 63만의 청주시가 터미널을 2개나 운영할 만큼 수요가 많은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예전에 용암동과 금천동 주민들의 불편을 들며 동부터미널 설치 요구가 있었다. 방아다리 인근에 상당터미널이 생기더라도 이들 주민들의 불편이 크게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가경터미널의 이용률이 저하되고 있고 인터넷 예매 문화의 확산으로 대기시간이 단축되는 등 현재로선 제2터미널 설치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흥고와 동청주등기소, 성모병원, 상당구청앞에 정류소가 설치돼 도내 북부권이나 오창I.C를 이용해 수도권으로 연결돼 있고 충대중문과 분평사거리에도 시외버스가 정차해 남부권 여행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시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이들 정류장의 기능확대가 선행돼야 하며 도심공동화 해소를 위해서도 터미널 설치 보다는 도심 전체의 균형개발이 더 큰 과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상당터미널 건설 반대 입장은 가경동 지역주민이나 현 시외터미널의 경우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주시의회 박승순의원(가경)은 “가경동도 더 이상 외곽이 아니다. 강서지구와 오송지구 개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청주의 중심은 가경동 등 서부권으로 옮겨올 게 확실하다. 또한 개신동이나 성화동 개발로 가경동에 집중됐던 상권도 분산되기 시작했다. 현 상황에서 옛 도심에 터미널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