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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섶다리를 건너면 멀리 산자락까지 넓은 밭이 죄다 봉평 메밀 밭이다
온 들판에 소금을 뿌린 듯하다는 메밀밭을 담으려 작심하고 갔는데 ,,,,,
태풍에 메밀은 다 쓰러져 여기저기 울퉁불퉁한 것이 영 노굿이다.
가까스로 좀 남은 귀퉁이를 잡아 제법 넓은 밭인 것처럼 렌즈를 조작하여 억지로 꾸며 본다.
우리가 봉평을 찾는 것은 울긋불긋한 꽃그림보다 더 소박한 아름다움을 담으러 가기도 하지만
실은 이효석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그런데 점차 상업화되어버린 봉평엔 이효석은 더이상 없다. 오로지 온 동네에 메밀국수 집 뿐이다.
실제 집터가 아닌 엉뚱한 곳에 복원된 그의 생가는 없던 돌담도 쌓고 주변에 너무 많은 편의 시설들이 들어서
민속촌에서 초가집하나 옮겨놓은 듯, 문학적 감흥이나 와 닿는 맛이 전혀 없다.
물레방앗간에서도 이효석의 냄새는 없으며, 그가 다녔을 법한 동네 골목길에는 미니 순환 열차가 달린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메밀은 다 쓰러졌어도 아랑곳하지 않는 젊음이 밭 한가운데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내팽겨처진 중앙의 메인 밭에 메밀은 이미 다 쓰러졌는데
오히려 귀퉁이를 돌아 생가터 가는 길에 그나마 성한 메밀이 파란 하늘을 받치고 있더라.
그러면 또 어떠랴,,, 평창천변 작은 논에 익어가는 벼이삭을 보며 하루 힐링을 하였으면 그것으로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