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雪歌 送武判官歸京
(백설가 송무판관귀경)
作者:岑參(잠삼)
北風卷地白草折(북풍권지백초절),胡天八月即飛雪(호천팔월즉비설)。
忽如一夜春風來(홀여일야춘풍래),千樹萬樹梨花開(천수만수리화개)。
散入珠簾濕羅幕(산입주렴습라막),狐裘不煖錦衾薄(호구부난금금박)。
將軍角弓不得控(장군각궁불득공),都護鐵衣冷猶著(도호철의냉유착)。
瀚海闌干百丈冰(한해란간백장빙),愁云慘澹萬里凝(수운참담만리응)。
中軍置酒飲歸客(중군치주음귀객),胡琴琵琶與羌笛(호금비파여강적)。
紛紛暮雪下轅門(분분모설하원문),風掣紅旗凍不翻(풍체홍기동부번)。
輪臺東門送君去(윤대동문송군거),去時雪滿天山路(거시설만천산로)。
山回路轉不見君(산회로전불견군),雪上空留馬行處(설상공류마행처)。
<원문출처> 白雪歌送武判官歸京/ 作者:岑參 / 全唐詩·卷199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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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이 대지를 말듯 몰아쳐 백초 꺾이고
오랑캐 하늘 팔월에 벌써 눈이 날리어
홀연 밤사이에 봄바람 불어 와
천만 그루 나무에 배꽃이 피어난 듯
주렴 안으로 날아들어 장막 적시니
여우 갖옷도 따뜻하지 않고 비단 이불도 얇기만 하네
장군은 각궁(角弓)을 당길 수 없고
도호(都護)는 쇠 갑옷 차가워도 그대로 입네
큰 사막엔 백장(百丈)되는 얼음이 어지러이 널려 있고
시름겨운 구름 참담히 만 리에 엉켜 있네
중군에서 술상 차려 돌아가는 객과 마실 적에
어우러지는 호금(胡琴)과 비파 그리고 강적 소리
저녁 눈 어지러이 군문(軍門)에 내리고
바람 몰아쳐도 붉은 깃발 얼어 펄럭이지 않네
윤대(輪臺) 동문에서 그대 떠나 보내는데
갈 때 천산 길에 눈 가득하구나
산은 돌고 길은 굽어 그대 볼 수 없는데
눈 위에 부질없이 남아 있는 말 지나간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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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북풍이 대지를 말아 몰아쳐오자 백초가 꺾이고 변방 하늘엔 팔월인데 벌써 눈이 날린다. 홀연 하룻밤 새 봄바람이 불어 와 모든 나무에 배꽃이 피어난 듯 눈꽃이 피었다. 눈보라가 어지러이 주렴 안으로 날아들어 장막을 적셔 여우 갖옷도 따뜻하지 않고 비단 이불조차 얇게만 느껴진다. 장군은 뿔 활시위가 얼어 당길 수 없고 도호는 쇠 갑옷이 차가와 입기 어렵게 되었다.
큰 사막엔 백장이나 될 만한 빙설(氷雪)이 어지러이 널려 있고 시름겨운 먹구름은 참담히 저 멀리까지 엉켜 있다. 중군에서 술자리를 마련해 돌아가는 무판관과 마실 적에 호금과 비파 그리고 강적 소리가 서로 어우러져 연주된다. 송별하는 아쉬운 술자리에 어느덧 저녁 눈이 어지러이 군문(軍門)에 내리고 바람 몰아치건만 붉은 깃발은 얼어서 펄럭이지도 않을 정도다.
윤대의 동문에서 그대를 떠나보내는데 그대가 떠나갈 때 천산 길에 눈 가득하다. 첩첩 산 사이로 길은 돌고 굽어 그대를 볼 수 없는데 눈 위에 부질없이 그대 말 타고 지나간 자국만 남아 있다.
[解題] 이 시는 대략 천보 13년(754)경 안서절도사(安西節度使) 겸 북정도호(北庭都護) 봉상청(封常淸)이 윤대에 주둔할 때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잠삼이 윤대로 오면서 이때 판관으로 있던 무판관(武判官)과 임무 교대하면서 이 시를 쓴 것으로 보인다.
이 시도 잠삼 변새시의 대표작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제 3, 4구 ‘忽如一夜春風來(홀여일래춘풍래) 千樹萬樹梨花開(천수만수리화개)’가 가장 출중하다고 평가 받는다.
[集評] 이 시에서는 ‘눈’[雪]이라는 글자가 네 번 쓰였다. 첫 번째는 송별하기 전에 보이고, 두 번째는 전별할 때 보이며, 세 번째는 이별에 임했을 즈음에 보이고, 네 번째는 글자는 보내고 돌아온 후에 보인다. 글자는 같지만 사용한 의미는 같지 않다.
역주
역주1> 武判官(무판관) : 생애가 상세하지 않다. 판관은 관찰사와 절도사에 딸린 속관(屬官)을 말한다.
역주2> 白草(백초) : 변방에서 나는 풀로 가을에 다 자라면 말라 백색으로 변한다.
역주3> 忽如(홀여) : ‘忽然’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4> 梨花(이화) : 배꽃, 여기서는 눈꽃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역주5> 角弓(각궁) : 뿔로 장식한 경궁(硬弓)을 일컫는다.
역주6> 都護(도호) : 도호부(都護府)의 장관으로 변경지역 사령부의 총사(總帥)를 가리킨다. 당나라 때에는 안동(安東), 안서(安西), 안남(安南), 안북(安北), 단우(單于), 북정(北庭) 등 육대도호부(六大都護府)를 두었다.
역주7> 猶著(유착)/難著(난착) : 猶로 해석하면 ‘쇠 갑옷 차가워도 그대로 입는다.’ 정도의 뜻이 된다. 著 : (옷을)입을 ‘착’
역주8> 瀚海闌干(한해란간) : ‘瀚海(한해)’는 큰 사막을 말한다. ‘闌干(난간/란간)’은 종횡으로 어지러이 널려 있는 모양이다.
역주9> 愁雲(수운) : 먹구름이 어두워 사람이 시름에 잠기도록 하기에 愁雲이라 표현한 것이다. ‘愁’字에 이별이 암시되어 있다.
역주10> 中軍(중군) : 본래는 사령관이 거느린 부대를 말하지만 여기서는 사령관이 있는 곳을 말한다.
역주11> 轅門(원문) : 병영을 표시하는 문으로 영문(營門)과 같은 뜻이다.
역주12> 輪臺(윤대) : 지명으로 한나라, 당나라 때 군대 주둔지로 지금의 신강성(新疆省) 유오이(維吾爾) 자치구(自治區) 부근이다.
역주13> 天山(천산) : 신강성(新疆省) 중부(中部)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큰 산이다. 백산(白山), 설산(雪山)으로도 불리며 천산북로(天山北路), 천산남로(天山南路)로 나뉘는 길이 나 있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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岑參 (잠삼, 715~770) : 중국(中國) 당(唐)나라의 시인(詩人)으로 시의 품격(品格)이 높았고 잠가주(岑嘉州)라 칭함.
호북성(湖北省) 강릉(江陵) 출생. 태종(太宗) 때의 재상 잠문본(岑文本)의 증손으로 744년에 진사가 되었다. 안서(安西)절도사의 서기관으로서 두 번에 걸쳐 북서변경 요새의 사막지대에 종군한 체험을 살려서 쓴 새외시(塞外詩)는 풍부한 상상력과 이국정서를 생생하게 그려 당시(唐詩) 가운데서는 독자적인 지위를 차지한다. 그 집(集)을 《잠가주집(岑嘉州集)》이라 한 것도 마지막 벼슬이 가주(四川省樂山縣)의 자사(刺史)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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