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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시간 : **산악회 28명 4시간
*산행코스 : 안정사주차장-안정리- 가섭암-의상암- 의상선대- 벽방산- 안정치
-전망좋은바위- 석순바위- 암봉쉼터- 매바위 공룡바위- 노산리
모처럼 삼면이 바다가 보인다는 벽방산을 예약을 하고나니 중국에서 황사가 한반도에 몰려와 황사주의보가 발효되었다고 하니 마음이 착잡하기그지없다. 아침에 일찍 집을 나서니 날씨도 그리 좋지가 않고, 서초구청앞에 나가니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때문인지 산행객이 별로 많지가 않다.
28명을 태운차는 비에젖은 고속도로를 달려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안정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벽방산정상 2.3km,의상암 1.4km지점이다(11시25분)
벽방산(碧芳山 .碧山)은 통영반도 북쪽 대륙의 고성군과 통영시 광도면.도산면을 경계짓고 있는 해발 약650m의 산이며, 신라 고찰 안정사(安靜寺)가 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은봉암과 가섭암 두 줄기가 합치는 골짜기에 위치한 안정사는 가섭암을 지은 봉린이 상촌복판에 있는 우물을 안정(安井)이라 이름하여 안정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절을 짓던 목수들이 이 물을 마시며 마을을 이루었다고 하여 안정리라고 부르고 있다
옛<통영지(統營志)>에 벽방산은 “그 산세가 마치 거대한 뱀이 꿈틀거리는 위세를 하였으며, 그 중 한 산맥이 굳세게 옆으로 뻗치다가 곧장 바다 속으로 들어가 터전을 열었다”고 했다. 즉 병방산~천개산~도덕산~제석봉등으로 이어내려 남쪽끝 바다와 맞닿은 여황산 기슭에 통제영 영문을 열었기에 풍수지리상으로 통영고을의 조산(祖山)에 해당하는 곳이다.
벽방산 지명은 옛 산이름 <벽산>에서 유래했는데 벽산은 청산의 뜻으로 이곳 높은 산과 깊은 계곡 그리고 울창한 숲 등 그 짙고 푸르름에서 연유된 산이름으로 사료된다.
벽방산에는 안정사 8경이라 일컬어지는 비경들이 산 곳곳에 있는데 제1경 만리창벽(萬里蒼壁),제2경 옥지응암(玉池鷹岩),제3경 은봉성석(隱鳳聖石),제4경 인암망월(印岩望月),제5경 가섭모종(迦葉暮鐘).제6경 의상선대(義湘禪臺), 제7경 계족약수(鷄足藥水).제8경 한산무송(寒山舞松)등이다.
산행의 들머리는 주차장에서 송림속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안정사로 통하는 길은 짧지만 노송이 가져다주는 운치가 그지없고 노랗게 꽃망울을 터트린 생강나무가 반갑게 산행객을 맞는다. 여름을 기다리는 계곡가에 안정사가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신라 무열왕 원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알려져있는 안정사 뒷문을 빠져나오면 십여길 높이의 적송들이 묘한 분위기로 숲을 이루고 있다. 겨울에는 소나무들이 모여 춤추듯 숲을 이루고 있다 하여 한산무송, 안정사 제8경이다.
안정사의 목탁소리가 은은히 울려퍼지는 송림숲을 빠져나와 임도를 가로지르면 너덜길을 지나면 가섭암이 눈앞에 와있다. 가섭암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정도로 쇠락해있다. 과거칠불(過去七佛) 가운데 여섯 번째 부처인 가섭을 모셔 놓았다는 이 암자에서 울려퍼지는 저녁 종소리가 역시 안정사 5경인 가섭모종이다.
가섭암에서 울려펴지는 목탁소리를 뒤로하고 임도를 가로질러 급경사지대를 숨가쁘게 오른다. 의상암이 가끼워올수록 아름드리 적송과 울창한 숲이 번성했던 이 절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하다. 곧이어 의상암에 도착한다. 의상암 입구에는 여러개의 돌탑이 부처인양 산행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남도제일의 도장이란 간판이 세겨진 의상암에는 먼저온 아줌마 두분이 마루에 앉아 정담을 나누면서 쉬고있다. 이처럼 의상암은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가 앉아서 쉬기좋은 쉼터역할을 할뿐 ?O는이가 전혀없어 쓸쓸하게 짝이 없다.
663년 의상대사가 세웠다는 의상암은 현판위의 기와가 떨어져나가고 썩어내린 쓸쓸한 모습을 하고 있어 번창했을 모습을 생갹하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의상암에는 좋은 석간수가 나오는 곳이다.
의상암에서 벽방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뚜렷하다. 하지만 의상선대를 보려면 의상암 뒤로 나있는 희미한 길을 따라야 한다. 일부는 이길로 가지만 우리는 정상으로 향하는 길로 발길을 돌린다.
의상암 0.2km, 벽방산정상 0.7km지점인 언덕에서 우측으로 난길을 따라 의상대사가 도를 닦았다는 의상선대를 지나 암릉에 오른다. 불쑥불쑥 솟은 돌기둥으로 이루어진 암봉에 서자 전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의상선대는 남해바다가 휜히 내려다 보이고, 거제도와 한려수도가 아름답게 그리고 날씨가 좋은날이면 부산 앞바다까지 펼쳐지는 진해만이 잔잔히 보인다고 하나 오늘은 황사와 가스 때문에 시야가 흐려 마음속으로만 그려볼뿐이다.
의상선대를 뒤로 하고 왔던길을 되돌아 정상으로 향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능선 날등을 따라 길이 잘나있다. 소나무와 돌자갈로 만들어진 산길을 가다보면 도심에서 지친 몸과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느낌을 맛볼수가 있다.
얼마를 가다보면 돌기둥을 이룬곳이 나타나는데 이곳 암봉은 제2경인 옥지응암으로 불린다. 옥지응암은 여기의 암봉을 매의 형상으로 보고 건너편으로 보이는 천개산을 꿩의 형상으로 보아 지은 이름이다.
능선을 따라 가는 길에는 진달래가 꽃망울을 곧 터트리기라도 할려는 듯 맺어있고 곧 이어 태극기가 휘날리는 벽방산 정상에 도착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25분이 소요됐다.
상봉(上峰) 또는 칠성봉(七星峰) 이라고 불리는 벽방산 정상은 부산 앞바다 뿐만아니라 대마도까지 보일정도로 전망이 뛰어나다.
한편 불가에서 일컫는 <벽발산(碧鉢山)지명은 <안정사지(安精寺誌)>에 “사천왕이 가섭불이 지닌 푸른옥으로 만든 벽옥발(碧玉鉢)을 받들어 석가세존에게 헌상하니 세존이 다시 가섭존자에게 전하여 바리대를 품어 이곳 벽방산에 머물러 있으면서 후세에 미륵불이 현신 도래하기를 기다린다”는 불교설화에서 유래했음을 전하고 있다
정상에 서면 남서쪽엔 사랑도 칠현산을 비롯 남동쪽 거제도 대금산 계룡산, 남쪽 통영 용하산, 저멀리 북쪽 연화산 서북산, 서쪽 고성읍내와 향로봉 수태산, 그 뒤 와룡산등이 시야에 들어오고, 한산도 거제도등 크고 작은 섬들 사이에 한려수도 유.무인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고 하나 오늘은 황사와 가스 때문에 머릿속에 상상하는것만으로 위안을 삼는다..
정상에서 안정치로 내려서는 길에는 바위와 멋스런 소나무들이 운치를 더하고 곧 이어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한겨울에도 봄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시누대밭에 닿는다. 푸르고 곧은 정기가 물씬 풍기는 시누대밭 안은 만리암터로 현재 남아 있는 가섭암,의상암,음봉암, 천개암과 함께 안정사 부속암자였던 곳이다.
그위에 남쪽으로 웅장하게 솟구친 병풍바위처럼 생긴 암릉이 제1경인 만리창벽이다. 만리창벽에서 쪽빛바도와 평평한 다도해를 감상하면 천하절경이 따로없다고 한다. 시누대밭 왼편에는 돌탑3기가 불가의 산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품세를 자랑하면서 산행객을 맞이한다. 이곳에서는 임도와 도로가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우리는 벽방산과 천개산 사이 안부인 안정치에 도착한다. 은봉암 0.6km, 벽방산 0.7km, 전암좋은 암봉(천년송) 2.8km지점이다. 안정치는 예전 동쪽 안정리와 서쪽 완산리 주민들이 넘어다니던 고개다.
우리는 안정치에서 은봉암으로 가는 임도를 버리고 나무계단으로 이어진 천개산길로 접어든다. 가는길에는 멋스런 소나무들이 산행객의 마음을 감싸주고 이름모를 산새들도 함께 노래로 반갑게 맞아준다..
13시30분 안정치 0.6km, 은봉암0.5km지점에 도착하지만 후미에 처진 나로서는 은봉암을 가볼엄두도 내지못한다.은봉암은 안정치에서 임도를 따라도 되고 이곳에서 동쪽 사면길을 따라 내려서도 닿는다.
은봉암 대웅전 옆에 높이6m, 폭1m, 두께0.5m크기의 광개토대왕비 모양을 한 큰바위가 곧추 서있다. 제3경 은봉성석, 도사바위다. 원래 3개의 큰바위가 있었는데 혜월,종열선사가 출현하여 쓰러졌고, 마지막 하나가 인류를 구원할 3번째 성인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다.
은봉암에는 약수가 있는데 다름아닌 계족약수다. 천개산은 계족산이란 이름도 갖고있다. 그 때문에 계족약수란 이름을 지닌것이다. 이 약수물을 마시면 온갖병이 다 낫는다고 한다.
때묻지 않고 멋부리지 않은 풍경들에 푹 빠져 산길을 가다보면 헬기장이 나타나고 곧 이어 정자가 외롭게 서있는 천개산 정상에 도착한다. 고즈넉한 산길을 하산하다보면 일제강점기때 납석과 금을 채광하던 광굴(鑛窟)을 만난다. 사람이 떨어지지 않게 울타리를 하여 관광할수있게 꾸며놓았다.
이곳을 지나 20여분을 가면 매같이 생긴바위가 있는 암릉을 올라갈수 있게 나무계단이 설치되어있다. 이곳에서 고성만이 조망되기 시작한다. 얼마안있어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전망좋은 암봉(천년송)에 당도한다.
이곳은 진달래군락지임과 동시에 암릉위에 천년풍상을 겪어온 소나무 한그루가 멋스러움을 한껏 뽐내고 산행객을 맞이한다. 그리고 천년송아래에는 돌탑과 금방이라도 뛰어나올것같은 개구리바위가 늠늠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에는 불가의 산 표시라도 하듯 정성스럽게 쌓은 작은 돌탑이 서있고 전망 또한 시원스럽다. 우리는 이곳에서 간식으로 과일을 먹은후 앞에서 손짓하는 철사다리가 설치된 석순바위를 향해 하산을 시작한다. 14시35분 석순바위에 도착을 하고 곧 이어 의자2개가 설치된 암릉쉼터에 도착한다. 이곳 조망 또한 시원스럽다. 이곳은 벽방산 4km지점이다.
천개산에서 하산하는 길 곳곳에 노랗게 꽃망울을 터트린 생강나무와 생강나무를 시기라도 할듯 철이른 진달래가 가끔씩 붉은 꽃망울을 터트려 산행객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있다.
소나무가 많은 산길을 걷다보면 다시 철계단이 나타나고 얼마안있어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움츠리고 앉아있는 듯한 매바위에 당도한다. 오늘 산행은 지루하지가 않다 소나무길을 가다보면 멋있는 암릉이 나타나고 얼마안있어 다시 멋있는 바위가 반갑게 맞이한다.
매바위를 지나 10분만에 또다시 철계단이 설치된 공룡바위에 도착한다. 공룡바위뒷편에는 표기가 잘못된 매바위표시판이 설치되어 있어 산행객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기 십상팔구다. 치워버리던지 아니면 정정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안정치 5.4km지점에 도착하니 시계는 15시10분을 가르키고 있고 노산리에 도착하니 안내산악회에서 막걸리에 맛깔스런 김치를 곁드린 라면을 준비해 산꾼들을 맞이한다. 오늘 산행은 얼마되지않은 정예의 산꾼들이 많아서인지 초보산꾼인 나에게는 후미에서 뒤따라오느라고 열심히 걸었던 추억에 남은 행복한 하루였던것같다.
첫댓글 주로 한적하고 조용한 산사를 찾아 다니시는 군요 동악산 산행기도 잘 읽었습니다. 아름다운 글 사진 잘 읽고 나갑니다 가슴에 와 닿는 글 자주 부탁 드리고요. 인연이 된다면 다시한번 동행하는 산행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