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문학세미나
일시:2008년 10월 25일 토요일~26일 일요일
장소: 경북 안동시.수필문학
2008년 10월 25일 토요일 이육사 문학관, 퇴계종택, 도산서원
* 이육사 문학관
서울에서 버스가 안동에 진입하여 곧바로 간 곳이다. 산자락 그윽한 곳에 님의 문학관이 있었다. 들녘에는 노랗게 벼가 익어가고, 산에는 고운 잎이 물들고 주변 풍경이 시심을 자아낸다. 최근에 개관하여 건물이 아주 정결하다.
1,2층에 전시된 이육사 시인의 생애와 발자취를 둘어 보았다. 입구에 서 있는 흉상이 생시의 모습을 드러낸다. 어려운 시기에 활동하신 눈물겨운 시의 역사다. 뒤편 산에는 그의 묘를 비롯한 여러 생전의 흔적들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 시간 부족으로 세세히 보지 못함이 아쉽지만 이육사님의 생거지를 보았음에 흐뭇하다.
* 퇴계 종택
퇴계 이황 선생님의 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그 후손 4대가 모여 살며 지키고 있음이다. 전통 기와 한옥이 고결한 님의 성품을 자아내며 하늘 향해 솟구친다. 곳곳의 방을 둘러보고 안마당 문앞에서 100세의 할아버지를 만났다. 80대쯤으로 보이며, 아주 말씀도 잘 하시고 귀도 밝으셔서 우리와 대화도 나누었다. 곁에는 텃밭과 강아지, 며느리인 여인 서 있다. 생활 모습이 옛스런 고풍 흔적 그대로다.
* 도산서원 입구
퇴계 이황의 서당이 있는 곳이다. 이곳 지명이 도산이어서 도산서원이라 명명한 것이다. 그 가는 길이 대단히 아름답다. 가을이서 더욱 그렇겠지만 산과 단풍과 강물이 진풍경이다. 한참을 걸어서 들어가니 서웜 바깥 마당에 길게 누우며 자란 큰 나무가 긴 세월을 읊고 있다. 드넓은 품사위로 자란 나무도 있고 모두가 님의 생시 고매한 학문과 인품을 향기롭게 품어내고 있다.
* 안동 도산서원
골 깊은 곳에 오롯이 서 있다. 학처럼 하늘 향해 올라야 다달을 수 있는 서원이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걸어 오르며 님의 향기를 느꼈다. 안마당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하사하신 금송, 소나무 한그루가 높이 수직으로 솟아 아득한 키로 서 있다. 전교당도 보고, 손님을 맞이하던 집도 보고 단풍 나무와 기와지붕이 절경으로 어우러진 풍경도 보고, 님이 살던 조선시대의 삶을 닮은 향수로 거닐어 보았다.
* 도선서원 하산길
하산길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산이 병풍처럼둘러 있고 강물이 길을 안내한다. 산을 타고, 물을 따라 걸으면 된다. 몇 구비 돌아 나오니 단풍 나무 형형색색 고운 자태가 아쉬운 이별을 고하듯 애련하게 하늘거린다. 안동의 깊은 풍경이 여기 다 모여 있나보다.
* 한국국학진흥원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 하는 곳이다. 세미나도 여기서 하고 잠도 여기서 잔다. 한문으로 붙여 있는 이름이 독특하게 다가온다. 한국의 얼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듯하다. 산을 배경으로 드넓게 앉아 있다. 올라가서 본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멀리 호수가 보이고 산이 우람하게 보이고 신선이 머무는 집 같다. 잘 지은 건물이 더욱 빛을 낸다.
*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
문학 세미나를 개최하기 전에 한국국학진흥원 직원의 특별 안내를 받아 관람했다. 원래 일반은 출입 금지인데 우리 문인들에게는 특별 예후로 베풀어준 관람 허락이다. 나무판에 새긴 역사유물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 모두 후손들이 기증한 것들이다. 26만점이라니 대단한 규모다. 문학을 비롯한 왕실의 역사까지 다양하다. 모두가 진품이라는 사실에 눈과 귀가 더욱 크게 열리고 깊이 산 역사를 배웠다.
* 안동 문학세미나
한국국학진흥원 세미나실에서 열린 문학세미나다. 나는 남편 유기섭 수필가님의 문단 초청으로 왔기에 오늘은 수필을 공부했다. 시와 다르지 않은 문학의 길이며, 내가 자주 쓰지 않는 수필 장르기에 더욱 귀를 크게 열고 배웠다. 해마다 수필문학 세미나는 알차다. 김원 교수의 안동에 대한 안내도 귀한 자료였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사이의 가난한 고을이었고, 살기 위해서는 글을 배워야 했기에 선비가 많이 배출된 고을임을 알았다. 유익하고 흐뭇한 시간이었다.
* 만찬과 친교의 시간
세미나를 마치고 숙소가 있는 뒷건물로 올라가 저녁식사를 했다. 안동 시장님이 시의 직원과 함께 친히나와 인사 말씀과 함께 베풀어주신 귀한 만찬이다. 넓고, 아늑한 전통 향기의 식당이 우리를 따슷하게 환대한다. 건배와 함께 문우의 정을 나누며 식사를 했다. 안동의 명물 간고등어가 아주 이색 음식이다. 맛있는 음식과 마지막 후식으로 나온 안동 식혜의 알싸한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 후에는 지하의 음악실에서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한곡씩 의무로 부르며, 다과를 먹으며, 더욱 문인들과 가까와지는 시간이다. 나는 [초연]을 불렀다. 방에 들어와서까지 그 여운이 남아 잠옷차림으로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오경자 고려대 수필반 교수님과 고대 수필 여울 동인들과 함께 많은 노래를 부르며 밤 가는 줄 모르고 도타운 문우의 정을 쌓았다. 아름다운 밤이다.
2008년 10월 26일 일요일 독립기념관, 봉정사, 안동 하회마을
* 안동의 새벽 풍경
새벽 6시에 숙소 밖으로 나와 산책했다. 어스름 산과 호수가 비경으로 드러난다. 이곳은 산 높은 장소인데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다. 간간이 자동차가 지난다. 수필문학 추천작가회의 방문을 환영하는 안내문구가 곳곳에 붙여있다. 우리가 머문 숙소와 세미나실, 장판각 등이 아주 큰 규모로 곁에 서 있다. 안동의 새벽 풍경은 그렇게 깊은 정취다.
* 안동 문학세미나 기념 단체사진
세미나 후에는 항상 기념사진을 찍는다. 아침 식사 후 이곳을 출발하기 전 한국국학진흥원 건물 앞에서 모여 촬영했다. 서울에서 온 37명과 지방에서 온 문인들 까지 많은 문인들이 한자리에 섰다. 먼 후일 사진을 보며 오늘의 문학에 대한 배움과 문학 자취를 그리워 하리라.
* 안동 독립운동 기념관
안동에서 그렇게 활발한 독립운동이 있었다는 것에 대하여 놀랐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희생하며 조국독립을 위해 투쟁한 역사를 담아 놓았다. 평평한 자락에 건물 안과 밖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이 고여 있다. 우리 선열들의 독립을 위한 피땀 흘린 자취를 돌아보며 숙연해졌다. 공주교대 원종린 영문과 교수님의 아들이 대학교수로, 수필가로 세미나에 참석하여 이곳에서 만남에 더욱 기뻤다. 생생한 장면들이 그날을 재현하고 있다.
* 의성 김씨 종택
안동에는 종택이 많다. 양반 고을이어서일까. 그 후손들이 선열들의 자취를 그대로 지키고 있음이다. 독립기념관에서 조금 걸어 오르니 의성 김씨 종택이 있다. 이곳은 수필문학 회원이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였던 김원 선생님이 머물며 지키는 곳이다. 안동 권씨, 안동 장씨(안동 김씨), 진성 이씨가 안동을 키워온 성씨다. 의성 김씨도 이 고을에서 지켜온 성씨임을 여기와서 알았다.
* 안동 국화차 밭
안동 명물로 국화차가 유명하다. 그래서 산자락 곳곳에 국하가 노랗게 피어 있다. 꽃으로만도 아름다운데 차로도 생산한다니 국화는 더욱 소중하다. 노란 물결이 흐드러지게 춤을 춘다. 봉정사에 갈때 버스로 지나며 보았다.
* 천등산 봉정사
산사에 오르는 길이 곱다. 나무가 울창하고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잎이 우리의 걸음을 축한다. 단풍잎들이 비처럼 내려옴에 감탄했다. 불심인양 옷에 품에 스쳐온다. 이 절은 나무 그대로 보존된 것으로 보물이다. 조금 보수하여 빛을 잃었지만 역사 깊은 모습이다.
* 안동 사과 과수원
어제 서울에서 올 때도 수많은 사과 과수원을 보았다. 탐스런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며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한 그루에 그리 많이 열이는 줄 여기서야 알았다. 무심코 먹어 왔던 사과인데 나무에 매달린 그 모습이 너무나 애잔하다. 올해에는 작황이 풍년이어서 따지 않기도 한다는 말에 가슴 아팠지만 흐드러지게 열린 사과 앞에서 생의 영근 성실함을 배웠다.
* 안동댐 정경
점심식사를 하러 가며 보았다. 안동시의 외곽에서 만났다. 안동댐은 유 명하 곳이다. 댐이 여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안동을 지나다 보면 강물 곳곳에서 수문을 만난다. 수몰된 가슴 아픈 마을도 있지만 이 댐으로 인하여 더욱 우리나라의 큰 발전이 이루어진 것디다. 맑은 물과 산이 곱다.
* 안동 헛제사밥
안동의 유명한 음식이다. 제사는 없는데 그냥 먹는 제사 음식이다. 안동댐 강가의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식당이다. 들어가니 이미 차려놓고 우리를 기다린다. 간고등어와 제기에 담겨 개인별 제사 음식이 맛을 돋군다. 모두 맛있다. 이색 음식체험이다.
* 안동 시가지
내가 안동 땅에 내려본 것은 처음이다. 버스로 지나간 적은 있었다. 오늘은 버스로 지나가도 안도 시가지를 관통하고 있어서 안동을 제대로 본다. 길게 발달된 도시다. 긴 도로를 따라 시가지가 형성되고 현대적인 건물도 많다. 안동과학대학이 눈에 들어온다. 안동댐 이정표도 보인다. 한국전통이 그대로 남은 아름다운 고장이다.
* 안동 하회마을 입구
하회마을의 유명함이야 익히 들어 알지만 처음온 걸음이기에 모두가 신기하다. 안동 간고등 명물 안내기둥이 우리를 반긴다. 마을에 가는 버스를 탔다. 그곳에서 하회탈춤을 공연하는 무대에 들어가 관람하기도 했다. 하회탈들을 나무로 조각하여 전시한 공원도 있다. 여기서 하회마을까지는 더 걸어가야 한다. 들녘을 가로 지르며 하회마을로 이동했다.
* 안동 하회마을
위에서 보아야 제대로 본다는 하회마을, 낙동강이 둥글게 돌아 나간다 하여 하회마을이다. 노란 벼논을 지나 길고 높은 산자락을 바라보며 한참을 걸어가니 마을이 나왔다. 용인 민속촌 같은 분위기다. 이곳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다. 기와집도 있고, 초가집도 있다. 사람의 체온이 있어 더욱 정겹다. 감이 붉게 익어가며 마을을 더욱 빛낸다.
* 하회마을 낙동강
마을을 감싸 안고 돈다는 낙동강이다. 나는 그 한줄기를 보았는데 한눈에 그 아름다운 정경을 예감했다. 하늘 위에 가서 본다면 정녕 꿈같은 마을이리라. 강이 휘돌고, 산이 휘돌고 더없이 고운 마을이다. 낙동강이라는 이름표를 들고 이방인을 반긴다. 문학 세미나로 안동에 와서 마지막 들른 곳이다. 이제 서울로 속히 떠나야 한다. 걸음을 서둘러 옮겼다. 다음에 오면 더욱 하회마을과 낙동강의 운치를 품어 가리라 다짐하며 이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