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회 전국교수테니스대회(대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가 2022년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대학교테니스장및 보조테니스장에서 열렸다. 한국대학교수테니스연맹에서 주최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주관한 이번 대회는 1200명의 교수들이 참석했다. 전국의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로는 가장 크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이 테니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측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전략적인 계획을 짰고 그 결과 역대급으로 진행을 잘 했다는 칭찬이 자자했다. 참가자들이 SNS로 혹은 전화로 칭찬한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서울대학교 본부 측에서 넉넉한 코트를 확보했고 9개부서의 상황에 맞게 본선 대진을 미리 만들어 효율적인 진행을 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가 철저했다.
둘째. 서울 경기 지역의 14군데로 나누어진 코트 100여 면의 위치 정보가 확실했다. 주소는 물론이고 모두 위성사진을 찍어 주차공간의 위치와 버스주차의 가능성 여부까지 상세하게 팜플랫에 실어 타 지역의 참가 교수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셋째. 40여 명의 관록 있는 진행위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전국동호인대회에 20년 이상 진행 경험이 있고 전국대회에서 다수의 우승 경력이 있는 비트로 팀원들과 화곡어머니회원들이 양 이틀 메인 및 진행을 맡아 매끄러운 경기 진행을 했다.
넷째. 모든 경기는 오후 8시 이전에 마무리 짓고 각 부서가 열리고 있는 현장에서 시상식까지 마쳤다. 또한 분쟁을 대비해 각 대학의 교수들을 조정위원으로 두어 품격 있는 대회로 마무리했다.
행사 첫날인 13일은 서울대학교 체육문화연구동에서 이사회 및 대의원 총회를 하고 14일은 개인전, 15일은 단체전 경기로 이어졌다. 1200여 명을 수용할 코트는 대략 100면. 서울대를 중심으로 육사코트및 삼육대, 서울여대, 서울과기대, 경인교대, 안양종합운동장코트, 마들코등으로 분산 개최되었다.
장년부 B조 경기가 열린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서울대 현택환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를 만났다. 나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가 있는 현 교수는 2년 전 노벨화학상 후보로 거론 된 분으로 장년부에 출전, 이 대회의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며 직접 입상자에게 시상을 하며 마지막까지 함께 자리했다. 현 교수는 “라켓 잡은 지는 오래 되었으나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대략 10년 전 부터이다”며 “연구 아이디어 내고 논문 쓰고 단순한 일과를 열 시간 정도 쉬지 않고 하다보면 몸이 무거워진다. 그런데 코트에 나가 두세 게임 테니스를 하고 나면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전했다.
일반부 B조를 뛰던 순천향대학의 이정범 생리학교수(파트너 빅데이터 공학과 조정기 교수)는 8강부터 쥐가 났으나 절룩거리면서도 달려가 크로스 로빙으로 상대를 공략했고 결승까지 집념을 불태우며 우승. 역경에 굴하지 않는 승리자의 모습을 선보였다. 이 교수는 “개인전 우승을 처음 해 보았는데 황홀한 맛이다. 오래 손을 맞춰 온 파트너쉽에 대진운도 좋아 최고의 행운을 거머쥐게 되었다”며 소감을 남겼다.
올해까지 전국교수테니스대회를 18년째 출전했다는 부산대 체육교육과 조송현 교수는 교수 테니스 대회에서 다수의 입상 경력이 있으나 전국동호인 대회에 나가면 버겁다고 한다. 조 교수는 “2년 전에 부산대에서 이 대회를 주최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로 대회가 취소되었다”며 “보통 1200~1300명의 교수들이 출전하는 이 대회에 양 이틀 코트가 100면 이상이 필요한데 코트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축제 분위기도 좋지만 각 대학에서 선발전을 거쳐 단체전 팀 수를 좀 줄여서 나오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다”고 전했다.
소수정예로 출전한 청년부 A조 개인전에서 단국대 권민혁 교수(파트너 이정환교수)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권 교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4년 만에 교수테니스에 출전하니 감회가 새로웠다”며 “좋은 파트너를 만나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만족하고 다음에는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하여 꼭 우승컵을 차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튿날, 서울대와 육사 코트에서는 단체전이 열렸다. 금배부가 뛰고 있는 서울대 코트의 열기는 대단했다. 연세대학교는 금배 두 팀이 출전해서 모두 아쉬운 8강에 머물고 말았다. 경제학과 박기영 교수는 “코로나 기간 동안 집중해서 연습한 결과로 두 팀 모두 8강에 올랐으니 아주 좋은 성과를 이룬 것이다”며 “코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준비를 잘 해 주신 것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경기를 관전하던 자리에서 ‘사기 케릭터’라는 이야기가 분분했다. 미대 교수나 의대 교수등 전혀 볼을 잘 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교수들이 성적을 내고 좋은 기량을 선보일 때마다 농담어린 표현으로 분위기를 리드했다.
영남대 팀은 단체전 멤버 6명중 두 명이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귀가하는 바람에 4명이서 8강까지 가는 저력을 보여 주었다. 김종주 교수는 “단체전 경기를 통해 서로 전공이 다른 교수들끼리 친숙해 질 수 있고 건강해서 뛸 수 있으니 참으로 복 받은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 대회에 코트 24면을 협찬한 육사 팀은 4강에서 건국대에 졌다. 조성식 교수는 "1대1 상황에서 안타깝게 졌는데 코로나 2년 동안 기량 향상이 많이 되어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올라와 기쁘기도 하고 또 지고 나니 섭섭하기도 하지만 즐거운 하루였다”고 했다. 또 “1천 명이 넘는 교수님들이 모인 행사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인데 전혀 불편함 없었고 이렇게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서울대 측에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금배 단체전 최종 우승은 강원대학교에서 차지했다. 강원대는 춘천캠퍼스와 삼척캠퍼스가 모여 선수 선발전을 거쳐 에이스 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강원대 춘천 캠퍼스 채기봉교수와 삼척 캠퍼스 조병준교수는 “두 캠퍼스 사이의 거리는 좀 있지만 일 년에 두 번 이상 교류전을 하면서 실력자들을 선정해 통합해서 나오니 의외의 큰 성과를 이루었”며 “코로나로 모든 교수님들이 기다리던 이 대회에서 재미있게 경기하고 덤으로 우승까지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며 우승 소감을 남겼다.
이 대회의 준비 위원장을 맡은 박일혁 서울대 스포츠진흥위원장은 모든 준비를 총괄하면서도 장년부 A조 4강 성적을 냈다. 박 위원장은 “특히 신경 쓴 부분은 경기 자체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테니스 대회의 가장 핵심이기 때문이다”며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많은 분들께 도움도 받았고 덕분에 참가한 교수님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니 어려운 숙제를 해 낸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또 “개선 되어야 할 점은 매너와 태도다. 극히 일부지만 경기 중에 라인 시비를 하더라도 가급적 서로를 존중하는 표현을 써 주면 좋겠다. 참가하는 분들이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보다 테니스 축제에 다 함께 즐기는 장이라고 생각하면 더 훨씬 분위기가 좋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본부 측은 이번 대회 참가자들에게 생수를 공급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박 교수의 답은 간단했다. “동호인대회에 출전해 보면 어느 대회든 마실 물은 각자가 준비해서 다닌다. 앞으로 교수테니스대회에도 이 부분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어 실행한 것이다”라고 했다.
전국에서 모인 1200여명의 교수들이 떠난 자리엔 다양한 색깔의 여운이 흐르고 있었다. 승패를 떠나 함께 모여서 함께 즐겼다는 것은 매우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인하대 교수 30명이 모여 만든 테니스 책 '인앤 아웃'이 교육부로부터 권장도서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던 인하대 김우성 교수는 “정말 역대급으로 진행을 가장 잘 한 대회였다”는 카톡 메시지를 남겼다. 글 사진 송선순
단체전 대회결과
금배
1위 강원대 2위 건국대 공동 3위 충남대 육사
은배
1위 서울대 2위 강원대 공동3위 한국교통대 목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