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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즐리맨>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 다큐멘터리, 미국, 87분, 2005년
티모시 트레드웰은 알레스카의 그리즐리 국립공원의 공서식지에서 곰들과 같이 생활하며 여름을 나고 있다. 그는 여러가지 방황의 삶을 보내다가 대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고 '그리즐리피플'을 조직해 동물의 서식지 보호운동을 하며 목숨의 위협을 무릅쓰고 곰의 영역 안에 곰과 같이 보낸다. 하지만 마지막해 그의 애인 에이미와 함께 여름을 나고 끝날 무렵 텐트를 습격한 곰에게 죽음을 당해 곰의 먹이가 된다. 헤어조크는 그를 미화하지도 않고 그의 열정과 죽음을 추적해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헤어조크 일생동안 유지하고 있는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몰입한 인간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다큐멘터리다. <아퀴레, 신의 분노>나 <위대한 피츠카랄도>를 보면 헤어조크의 관심이 단적으로 담겨 있다.
내가 보기에 티모시는 사회적 자의식이 대단히 강한 사람으로 보인다. 야생으로 갔지만 그는 지신을 절망시킨 사회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신의 행동을 영웅적인 것으로 구축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보여주고 있다. 헤어조크가 조심스럽게 지적했듯이 20년동안 밀렵이 없었던 국립공원에서 밀렵꾼들로부터 곰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자청해 수행하며 회원들에게 주시시키는 모습과 곰과 인간의 경계를 침범해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기도는 확실히 구석기를 포함한 원시의식으로부터 어떤 것도 배우지 못한 채 동물에 대한 애완이 지나친 사랑의 몰입으로 확대된 낭만적 환경론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면이 없지 않다. 그런 개인적인 약점이 있다고 해서 그가 보여준 자연에 대한 예찬과 몰입이 무의미한 것은 아닐 것이다. 곰의 생리는 물론, 곰과 관련된 다양한 신화와 인류학적 보고를 그가 더 많이 접했더라면 곰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을 좀 다르게 썼을 것이다. 곰의 보호보다는 사랑이 앞섰을 것이다. 개인의 특별한 동기와 사회적 동기가 혼재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준 대담함과 확신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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