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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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길
어디쯤 왔을까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니
걸어온 길 모르더니
갈 길도 알 수가 없다
살아오며 삶을 사랑했을까
지금도 삶을 사랑하고 있을까
어느 자리 어느 모임에서
내 세울 번듯한 명함하나 없는
노년이 되었나 보다
붙잡고 싶었던 그리움의 순간들
매달리고 싶었던 욕망의 시간도
겨울 문턱에 서서
모두가 놓치고 싶지 않는 추억이다
이제는 어디로 흘러 갈 것인가
걱정하지 말자
아쉬움도 미련도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노년이 맞이하는 겨울 앞에
그저 오늘이 있으니 내일을 그렇게 믿고 가자
무심코 살다 보면 꼭 노년의 겨울이 돼서야
깨닫게 하는 시간은 얼마만큼 갈 것인가
그냥 지나가다
세월이 무심코 나를 데리고 갈 것이다
겨울을 느낄 때쯤 또 봄은 다가 올 거고
사랑을 알 때쯤 사랑은 식어 가고
부모를 알 때쯤 부모는 내 곁을 떠나가고
건강의 중요성을 느낄 때쯤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나 자신을 알 때쯤 많은 걸 잃었다
흐르는 강물도 흐르는 세월도
막을 수도 잡을 수도 없는데
모든 게 너무 빠르게 변하며 스쳐가고
항상 무언가를 보내고 또 얻어야 하는가
무상 속에 걸어온 길 되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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