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한 한 마디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간다는 말을 읽은 적이 있다.
슬플 때 같이 슬퍼하고 기쁠 때 내 일처럼
기뻐할 수 있는 친구를 일컬어 죽마고우란 말도 생겨났을 터.
1950년대부터 적당히 걱정도 궁금해하기도 하며
희로애락을 함께 한 친구들을 두 달 만에 만난 날이다.
그동안은 여름 겨울 두 번의 방학을 하기로 하여 1월은 겨울방학을 했다.
십여 년을 한결같이 교통이 편한 서울교대 앞 ㅅㅊㅇ이 우리의 아지트다.
아홉 명의 친구가 이런저런 이유로 이젠 6명이 만나 회포를 나눈다.
남편이 운전해서 데려다주던 현자는 몇 달째 결석하고,
100% 출석 하던 정숙이 대신 오랜만에 장선이가 참석하여 예약 수를 맞췄다.
만나자마자 순덕이가 불쑥 “야들아, 이젠 방학 없애자 앞으로 우리가 몇 번 만나겠냐?”
“그래 그러자, 매달 만나자” 울컥한 한 마디 한마음이다.
이구동성이다. 만나지 못한 1월 한 달이 얼마나 친구들의 안부가 궁금하기도 하고 얼마나 보고 싶던지.
정이 담뿍 서린 감정이입의 정겨운 만남이다.
더욱이 손목 골절로 몇 달째 두문불출하던 정화의 얼굴이 환하다.
오늘을 즐길 준비가 된 마음들이다.
한 방울의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방울진
아름다운 마음들로 60여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중국생활을 청산하고 뒤늦게 합류하여 벌거숭이 추억을
더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유일한 모임에 초대받고
벌써 십여 년 기쁨을 쌓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친구란 의미에 새삼 감동하고 물물교환에 즐거움도 배가 된다.
주섬주섬 장선의 보물찾기 배낭에서 간편 향수와 행주를 전달받고,
오늘도 귀원의 사랑 보따리에 찔끔 한 방울.
경자의 한턱에 호 호 하하~ 벌써 헤어질 시간이다.
비록 짧은 두세 시간의 교통이지만
얼마나 삶의 에너지가 되는지 감사한 친구들이다. 행복 바이러스다.
주고받는 정보에 싹 트는 사랑아.
모두들 건강을 기약하며 각자의 사랑 밭으로 돌아서는 걸음에 축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