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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조행기/연기
고복지서 잉어 84cm |
붕어낚시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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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경력에 화끈한 첫 경험
조만호<청주 흥덕구 분평동>
지난 7월 14일, 연기 고복지에서 낚시를 하던 선배 장종신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이봐 나 지금 고복지에 와 있는데, 대박이야! 터졌네 터졌어~. 올 때
먹을 것 좀 사오게."
13일 밤부터 낚시를 하던 선배는 혼자 낚시하기 심심했던지 눈에 보이는 뻥(?)을 치며 나를 꼬시기 시작했다.
아침잠이 덜 깬 상태였지만 마침 할 일도 없고 가지 않으면 훗날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충북 연기군 고복리 소재의 고복지를 향해 차를 달렸다. 하지만 왠지 혼자 속아넘어가는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낚시 벗인 권재일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권형, 난데 지금 고복지가 터졌어. 한번 던지면 한 마리야. 빨리오게~."
'터졌다'라는 말
'터졌다!'라는 말은 귀가 얇은 낚시꾼들의 심리를 잘 이용한 속임수다.
아무튼 현장에 도착하니 장 선배는 상류 산 아래 돌출부 포인트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고, 살림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역시 장
선배의 말은 믿을 것이 못 된다.
"대박이라면서 낚은 고기는 어디 있어요?"
선배를 향해 한마디 던지자,
"아~,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많이 낚았는데, 다들 철수했어."란다.
마침 나에게 속아넘어간 권형이 도착하고, 내막을 알게된 권형도 황당했겠지만 어차피 여기까지 온 것 손맛이나 보고 가자는데 의기투합했다.
이날은 해가 좋고 바람도 없어 무덥기는 했지만 붕어낚시 하기에는
좋은 조건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한가지 맘에 걸렸던 것은 70%가량의 저수위였다. 눈에 들어오는 포인트는 많았지만 상류는 지난 7월 7일,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곳이라 망설여졌고, 하류는 지형이 단순하여 내 스타일에 맞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제방 우측 중하류권에 있는 팔각정 좌측 골자리 포인트가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참한 포인트였다. 권형은 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나 하자며 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권형과 나는 무엇보다 입질이 급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떡밥만 사용했다. 헛챔질에 파릇한 풀이 걸려 나오는 것으로 보아 분명 육초가 수몰된 곳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포인트 하나는 제대로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베테랑 꾼이라 자부하는 우리 삼인방의 낚싯대엔 입질 한번 들어오지 않는다. 오후 4시쯤 드디어 장 선배와 권형은 슬슬 포기하는 분위기다. 나 또한 뜨거운 햇살 아래 더 이상의 낚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슬슬 정리하려는 마음에 남은 어분을 찌 주변에 몇 차례 던졌다.
"어~, 찌가 어디갔지?"
그때 뭔가 크게 물파장을 일으키며 뒤집는다. 아마도 어분 냄새를 맡고 잉어가 붙었나 보다.
"저것이 무엇이여?"
열심히 졸고 있던 권형이 말한다.
긴장하고 찌를 응시하고 있는 그 순간 드디어 슬쩍 한마디 올라오더니 찌가 솟구친다.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챔질에 성공한 나는 주변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턱걸이 월척을 낚아 올렸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없던 입질을 만들어 냈다는 자부심에 왜 이렇게 흥분되던지.
그후 나는 똑같은 사이즈의 붕어를 2마리 연속으로 낚고 마지막으로
25cm 붕어를 걸어 올렸다. 권형과 장 선배도 긴장하고 찌를 주시했지만 입질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 법. 나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낚시를
즐겼다.
오후 5시 30분 경. 3칸 대의 찌가 물 속으로 살짝 들어간다. '올라오겠지' 하는 생각에 내버려두니 찌는 다시 올라올 기미가 없다. 순간 '대물이다'라는 생각에 힘껏 챔질을 하자 마치 돌에 걸린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다. 간간이 내 몸까지 물 속으로 끌어들일 정도의 파워를 자랑하던 잉어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바깥세상을 구경하게 됐다.
낚인 놈은 무려 84cm 대물 잉어였다. 내 생에 있어 처음이다. 흥분된
마음을 추스르고 바로 청주 매일낚시 사장을 만나 기념촬영을 했다.
문의 : 청주 매일낚시(043-296-3090)
사진설명
1. 낚은 잉어를 힘겹게 들어 보이는 필자.
2. 이날 낚인 84cm 대물 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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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낚시21은 전문기자가 만드는 붕어낚시 전문잡지입니다.
전국 낚시터를 발로 뛰어다니며 취재한 붕어낚시 기사로만 꾸며져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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