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랑 글을 어찌나 잘 쓰는지
어디서 그런 말쏨씨가 나오는지 원
점점 행랑이 좋아지는구만
행랑 새해에는 더 건강한 산처녀로
활기찬 한해를 보내길 바래요.
아마 행랑을 만나는 사람은 모두다 행복해질 것 같아
행랑 화이팅!
: 2000년을 보낸는것이 내심 아쉬웠는지
: 며칠을 앓아 누웠습니다..
:
: 갈라진 입술새로 들락거리는 숨이 예사롭지 않더니
: 드디언 식은땀을 비질거림니다.
: 목구멍에 무언가 매달려 말문이 막히더니
: 후끈 후끈
: 열이 달아 올라 온몸이 흐물해짐니다..
: 며칠이 지났는지 눈을 떳을때
: 저녁 공기가 상쾌하게 다가오더군요
:
: 몸살이라는 뒤트는 살풀이라도 해야지만
: 2000년이란 놈이 추억 속으로 잠들 수 있었나 봄니다...
:
: 여산회 덕이였겠죠.
: 다른 맘으론 바다에서 그간 보았던 해돋이가 번잡하고 호사스럽단 생각에...
: 또는 누구보다 먼저 2001년을 정성들여 마중하고 싶은 생각에
: 태백으로 향했습니다...
: 여느때와 다른 중무장이 필요했습니다...
: 옷의 무게도 그러했지만...
: 맘의 무게 또한 그러했습니다....
:
: 2000년이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시간들이
: 내게 안겨준게 너무 많았던 까닭이였을까요...
: 밤이면 쓸쓸이 날 찾아왔던 상념들...
: 너무 사랑하지 말아야지 버텼던 마음과
: 너무 사랑해서 상처받길 두려워했던 망설임들...
: 어느것이 옳은 것인지 방법도 모르는체
: 어떤 척도로 재보려 했던 못난 마음씀과..
: 길위에서 서성이는 것으로 공중분해된 내 희망들...
: 내 일기장위를 더듬거리던 신경질적이고,우울하고, 피곤해하던,
: 결국 자기풍자적이던 목표없는 표어들...
: 빈 껍질 뿐이던 빛바랜 구호들....
: .
: .
: 그러나
: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은
: 우리들 생의 틈바구니에 끼어들어 새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 조금은 몸사리고 싶은 생각도 간절했지만..
: 인간이 지님 친밀성을 자극하는 청량제같은 역할을 떠맡고싶었습니다..
: 때론 의혹어린 눈길이나..
: 가슴아픈말을 들을때도 있었지만..
: 저의 주착스런 행동의 효용가치를 믿고 싶었습니다..
: .
: .
: 복잡한 마음 속에 태백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
: 태백에서 처음으로 우릴 반긴건...
: 시베리아에서 피난온 북서풍이였습니다.
: 큰 산 하나 만나 내쳐 못 내달린 설움을
: 우리에게 모두 풀어버리려 작심을 한 듯..
: 그 매섭고 쌩한 칼끝같은 바람은
: 수백, 수천명의 인파라 해도 사정을 봐주지 않았습니다.
: 산행 줄곳 추위와의 한 판 씨름이 가장 힘겨웠습니다..
:
: 그 다음
: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 하늘로 던져진
: 눈꽃같은 별들이였습니다.
: 까마득히 높고 영롱한 별들을 나름것 많이 봤다고
: 자부해왔건만..
: 처음이였습니다..
: 제가 북극성이라도 된듯 나를 향해 뱅그르 돌진하는
: 별들의 찬가는...
: 오래전 어떤 시인은
: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 별하나에 매달아 하늘로 띠웠슴니다..
: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노루,푸랑시스 쟘,라이넬 마리아 릴케....
: 그 위에 제 소녀시적 살며시 짝사랑했던 시인의 이름도 불러봄니다...
: 그의 무덤위에 자랑처럼 무성한 잔디가 피어날 날을 기리며
: 목이 져리도록
: 눈이 시리도록
: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 내 눈은 금새 별들의 아지트가 됨니다...
:
: 높이 쏟은 침엽수 위로 운해하는 별들의 장관은
: 이국적 향수를 불러일으킴니다...
: 네덜란드의 삼나무숲같은...
: 그 곳에서 별들에게 영혼을 빼앗겼던 천재화가
: 반 고흐는 동생 태오에게 이런 편지를 띄었습니다
: "지도를 보면 검은 점들이 박혀 있어.도시와 마을을 나타내고 있지.이 점들이 나를 꿈꾸게 해. 타라스콩에 가려면 기차를 타면 되겠지.그런데 별들의 세계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지? 죽음이란 관문을 통과해야 하나?"
: 죽음이란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서도 전 그 세계를 탐닉했습니다....
: 고흐의 별들이 반짝이는 밤 속으로 우리는 두런거리며 걸어 들어갔습니다...
: 그림속이 좀 소란스러워진듯도 하겠지만..
: 여전히 별들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되고 격렬히 소용돌이 치고 있었담니다.
:
: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산맥은
: 신하의 예를 다하듯
: 높지도 낮지도 않게
: 깍듯이 업드려 있었습니다..
: 곳곳에 드리워진 구름이 아슬함니다...
: 우리의 거리가 이렇게 멀다는 듯이,
:
: 맘이 자꾸 분주해 짐니다...
: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 때문에....
: 한 곳에 움트린 열기 때문에...
: 한 해를 맞이하는 설레임 때문에...
: 범벅이 된 기분으로 발을 동동 거리고 있을때..
: 사람들의 짧은 탄성이
: 해돋이의 첫 장관을 열어주었습니다..
: 여지껏 추위에 대한 보답이였을까요
: 구름 끝이 달궈진 철사처럼 이그러지더니
: 거친 해협을 달려온 정복자 같은 얼굴을 내밈니다..
:
: 신이 첫날 그를 만들고선
: 빛이라 부르시며
: 보기 좋다하셨죠
:
: 누구라도 그랬을꺼예요
: 첫날 빛을 만든 신의 비밀을 알아낸 것처럼
: 가슴이 두근거림니다..
: 저 빛 한 모퉁이가 예리하게 반짝이더니
: 내 가슴에 와 꽂침니다..
: 어질,몸의 균형을 가늠하기 어렵더니
: 금새 눈시울이 불거짐니다...
: 자꾸 눈물이 남니다..
: 눈물이 자꾸 남니다..
: 자꾸..
: 자꾸...
:
: 새 해를 보면 이런 저런 소원을 빌어볼 걈냥에...
: 첫번째....소원,
: 두번째....소원,
: 나름으론 어떤 소원이 더 중요한지 제고 따지며 소란도 피우고 그랬습니다..
: 정작 떠오르는 해 앞에선 아무 소원도 빌 수가 없었습니다...
:
: 태양은 내게 신앙이 될 수 없었지만,
: 심미안적 찬양의 대상이 되지도 못했지만,
: 태양은...
: 삶의 은유처럼 다가왔습니다..
: 어느 성자의 삶의 이면처럼 ...
: 그리고는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처럼 내 정수리를 사정없이 휘둘렀습니다..
:
: 언젠가 제가 끄적이던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 너의 길을 걸어라 그리고 타인들이 말하게 내버려두어라!
: 이말 가운데는 세계를 변화시키겠다는 신념과 그에 반비례한 외로움이 반영되어 있다던...
: 오늘의 이 벅찬 감동이 내일은 일상으로 묻어질것임니다..
: 어느자리에 태양이 북박혀 있다 하여도
: 하나 놀랄것 없이 하루가 지나갈 것입니다..
:
: 태양이 아름다운건 그 신념 때문이였습니다..
: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은,
: 그 곳에
: 뭘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고,
: 반문하는 그 곳에
: 하루만큼의 희망을..
: 그만큼의 온기를 실어 나르는..
: 그 우직함을...
:
: 소원은 못 빌었지만
: 작은 다짐을 했습니다...
: 나도 그이처럼 살리라....
: 뜨겁진 않더라도 내 체온으로 데울수 있는 곳이라면,
: 누군가의 마음을 조금만 움직이게 하고 싶고,
: 냉랭했던 내 마음을
: 조금은 허용하자고...
: 사랑은 그렇게 시작하는 거라고....
:
:
: ps
: 작년 한해 동안 저와 함께 웃었던일,
: 힘들어 했던 일, 함께 노래하던 일, 함께 산을 오르던 일,
: 함께 외치던 힘찬 구호들...
: 그 모든것이 2000년을 견딜만하게 만들어주던
: 힘이 되었습니다...
: 제가 여러분의 사랑과 애정을 먹고 자라는 까닭에...
: 훌쩍 많이도 큰 느낌이 듬니다..하하^^
: 처음 뭣모르고 날밤을 새고 올랐던 명성산길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남니다...그것도 나이키 운동화에...
: 지금은 전문 등산인이란 농어린 애칭으로 불리울 정도로
: 참 많이 배웠지요?^^
: 처음엔 산을 오른는 법만 빨리 배우려 했습니다..
: 어느산이든 숨이 헐떡거리고 몸은 서걱거렸고,발에 느껴지는 고통이 힘들었으니까요...그런데 님들은 그 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시더군요..그건 아무 고통도 없이 축지법으로 산을 오르는 방법이 아니였습니다..힘들지 않을꺼라면 애당초 산에 오를 이유도 없을 테니까요..힘든것을 이기는 방법...고통을 나누는 방법...함께 힘이 되는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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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추억들로 가득 채워질수 있었어요...
: 님들 모두 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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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해 원하는 바 모든 다짐들 이루시길 간절히 바래봄니다...
: 신사년에도 행랑의 무한대 행복 폭격 맞을 준비 되셨나요?^^
: 많은 관심과 사랑..잊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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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주고 사랑받는 행랑 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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