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토베 얀손 글그림, 이유진 옮김, 작가정신
핀란드의 국민작가라고 해도 될 정도로 무민의 어머니 토베 얀손은 유명하다.
무민의 세계는 극단적인 갈등이 없다. 갈등이 있어서 잠깐, 낯선 이들이 나타나 도와주고 친구가 된다.
무민엄마는 무인이와 잃어버린 무민아빠를 찾아 여행을 하지만, 숲과 바다의 온갖 존재들을 만나며
진정한 행복의 보금자리를 찾게 된다.
무민아빠를 보며 토베 얀손의 아버지를 연상하게 된다.
토베 얀손은 화가였다. 그녀 스스로 동화와 만화를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부업 정도로 생각했다.
엄격한 조각가의 길을 걷는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고,
자신의 동성애 성소수자 정체성은 그녀를 그녀를 온건한 사회주의라가 되게 했다.
무민의 삽화들을 보니 그림의 역할이 무민 시리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되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의 세계를 무민의 세계에서 만나고 위안을 받게 될 것이다.
그녀의 이 작품이 2차대전의 절망과 불안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아래 글은 <토베 얀손> 영화와 함께 쓴 글이다.
핀란드의 국민작가 토베 얀손은 무민 시리즈로 유명하다. 무민이 한국에 등장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둥글둥글 하마같이 생기소 손발이 작아 아기처럼 뒤뚱뒤뚱 걷고 도무지 싸움이라는 걸 할 줄 모르게 생긴 캐릭터상품?
지난 겨울 나는 그림책에 빠져서 수백권을 읽고 사고 교실에 꽂아 아이들과 같이 보기도 했다. 올 여름엔 동화책에 빠져 우리나라 동화책들과 이름은 알지만 아직 읽지 않은 외국의 동화들을 읽고 있다. 그 중 토베 얀손의 무민 연작 동화의 첫 번째 책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를 보고, 영화 <토베 얀손>도 함께 봤다.
아이러니하게도 얀손은 화가인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이 강해 만화와 동화는 취미로 시작했고, 반응이 좋아 생계수단이 되었지만 스스로 예술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동성애자이자 사회주의자이기도 했다. 당시는 알다시피 부르주아들이 지배하는 가부장사회였다. 유명한 조각가이자 보수주의자였던 아버지로부터 세 가지 점에서 인정받지 못해 갈등이 많았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복수(?)는 무민마마와 무민이 무민파파를 구출하는 장면으로 성취된다. 그렇다. 무민세계는 토베 얀손의 사랑이 성취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이 동화가 시작된 계기가 2차 대전 소련의 핀란드 침공의 암울한 전쟁 상황이었다. 꽃들은 불을 켜고 트롤 등 동물들과 친구과 되어 서로 도우며 밀림과 바다와 홍수의 난관을 극복하고 무민 골짜기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토베 얀손의 정체성과 이상주의를 만나게 된다. 어둠 가득한 밀림 속 꽃등처럼 어두운 시대에 사랑과 희망의 등불을 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정감 가득한 무민 삽화를 보면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전쟁의 상흔이 채 지워지지 않았던 유럽 사회에 무민이 어떤 위안을 주었는지 짐작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