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아름다운 빛깔과 문양 또 있을까!
솔향 남상선/수필가
변화무쌍(變化無雙)이라더니 요즈음 날씨는 종잡을 수 없는 것 같다. 이틀
전이나 어제만 하더라도 34°c를 오르내리던 수은주가 25°c를 종횡무진(縱
橫無盡)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틀 사이에 완연한 여름과 가을을 체험하고 있
다니 요지경속이 아닐 수 없다.
맨발걷기를 하느라 아파트 놀이터 공터엔 아침 공기를 열심히 가르는 사람들
이 심심찮게 있었다. 주민 건강을 위해 주변에 설치돼 있는 운동 기구에는 힘들
게 매달려 있는 노옹도, 기구에 몸을 흔드는 여인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맨 발
걷기를 하는 혹자도 있었다.
한가위 연휴라 그랬던지 놀이터 광장엔 낙엽들이 나뒹굴고 바람에 쓸려온 지
저분한 잡동사니들이 신경을 쓰이게 하고 있었다.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 동 저 동의 아파트 경비아저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대비를 든 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개중에는 낙엽을 쓸어 모으는 전동기를 들고
있는 아저씨도 있었다. 기계를 돌리며 낙엽을 쓸고, 쓸어 모은 쓰레기를 가져
다 버리는 땀 흘리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평시에는 아무데서나 보기 어려운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힘을 합하고 마음을 함께 하는 육력동심(戮力同心)’
이 그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족도 동민도 국민도 이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면 천하무적이
부러울 게 없어 보였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원동력은 역시 육력동심이라는
걸 새삼스레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세상에는‘빛깔과 무늬가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있다. 봄에 피는 꽃과 가을의
단풍에서도 그러려니와 유명세를 타는 화가의 풍경화나 정물화의 화폭에서도
묻어나는 예술혼이 바로 그런 것이리라.
‘이리 아름다운 빛깔과 문양 또 있을까!’
아름다운 빛깔과 무늬가 많다지만 그 중에서도 백미(白眉)가 되는 것은
육력동심(戮力同心)에서 우러나오는 그것일 것이다. ‘힘을 합하고 마음을
함께 하는’데서 그려지는 ‘문양과 무늬 그 빛깔’은 가시적인 형이하학
(形而下學)의 세계가 아니라 형이상학(形而上學)의 진수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리라.
가시적인 아름다움보다는
마음으로 느끼는 아름다움!
그것은 바로 사랑이요,
강자도 무서워하는 상부상조의 위력일러라.
그런 빛깔과 문양을 지닌 것이 육력동심이어라.
우리는 매사에
힘을 합하고 마음을 함께하는
천하무적의 영원한 발광체가 될 지어다.
아니,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빛깔괴 문양이 되어
백두에서 한라까지 사랑의 섬광으로 뒤덮으리라.
첫댓글 "육력동심"
힘을 합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댜.
"육력동심"
힘을 합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댜.
금 모으기 때도, 태안 기름 유출 때도 있었던 육력동심이 갈마아파트에서도 펼쳐졌군요. 참으로 멋진 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