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부부싸움 중에 욕설을… 모욕적이라 잊을 수 없어요
상처받은 나를 돌보고 배우자에게 아팠던 마음 전달을
2025. 2. 17. 03:06
Q : 부부싸움 중에 배우자에게 심한 욕설을 들었습니다. 너무 모욕적이어서 잊을 수 없습니다. 제가 마음이 좁은 건가요.
A : 욕설을 듣는 건 마음에 큰 상처가 됩니다. 욕설은 나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 존재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행동은 부분적으로 잘못됐을 수 있죠. 하지만 내 존재가 잘못되지는 않았습니다. 우린 욕설을 들으면 내가 잘못된 존재로 낙인찍힌 것처럼 느껴져 수치심도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모든 부정적인 말에 상처를 입지는 않습니다. 어떤 말은 기분이 살짝 언짢다가 잊히기도 하고, 또 그 상황에서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고민하다가 이해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또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안 좋다’와 같이 적절한 반응을 해서 정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부정적인 말들은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잊히거나 이해되지도 않고, 말문이 막혀 버리는 그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일단 욕설로 상처받은 나 자신을 잘 위로해 주세요. 모욕적인 말은 내 영혼에 상처를 냅니다. 상처받은 나 자신에게 ‘그럴 수 있다. 아팠구나’ 말하며 다독여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뭐 그 정도로 그래, 내가 마음이 좁은가. 그냥 넘어가’ 생각하며 자신을 탓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욕설로 힘든 나 자신을 더 힘들게 하지 마세요.
감정이 좀 가라앉으면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이 상황을 바라봅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모욕감을 느끼나’ ‘배우자가 욕을 한 이유는 본인의 어떤 마음을 표현한 것인가’ 등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어야 내 안에 힘이 생기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욕설은 멈춰야 합니다. 그러므로 욕설을 들어 상처받은 마음을 상대에게 표현해 보세요. 이때는 배우자를 공격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내가 아팠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배우자가 사과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고 방어적이어도 내 마음을 잘 전달한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 합니다. 관계에서는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소통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정푸름 치유상담대학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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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250217030613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