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트막한 산과 논밭투성이던 경기도 용인시 성복.신봉.상현동 일대가 신흥 아파트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봉택지지구를 빼고는 민간업체들이 준농림지(현 관리지역)에 마구잡이로 아파트를 지어 '난개발'의 대표 지역으로 꼽혔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2~3년 새 2만8000여가구의 중대형 아파트가 속속 입주하면서 고급 주거단지로 면모를 일신했다.
난개발의 오명을 말끔히 씻기에는 아직 이르다. 주택주거문화연구소 김승배 소장은 "이곳이 수지.죽전택지지구처럼 용인의 대표 주거지가 되려면 도로.전철 등 교통망 확충이 시급하다"며 "그 전까지는 투자가치에 대한 평가는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중대형 아파트촌 부상=용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43번 국도를 경계로 서쪽에 성복.신봉동, 동쪽에 상현동 아파트타운이 자리 잡았다. 이곳은 동북으로 수지지구, 남서로 수원시 원천동과 맞닿아 있다. 1997년 말 상현동 성원아파트를 시작으로 성복동 LG빌리지1~5차.벽산첼시빌, 상현동 쌍용.금호.롯데, 신봉동 LG자이타운 등이 잇따라 입주했다. 지난 1월부터 신봉지구 2102가구가 입주 중이다.
이곳 아파트의 세(勢)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성복.상현동에서 LG.현대.포스코건설 등이 하반기에 1만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들 아파트가 모두 입주하면 성복동 1만5215가구, 상현동 1만4000여가구, 신봉동 7239가구를 합쳐 3만6400여가구의 매머드 아파트타운이 형성된다.
이곳은 40평형 이상이 70%를 넘는다. 용인 지역의 물부족 때문에 건설업체들이 가구 수를 줄여 큰 평수를 많이 지었다. 미그린공인 강희자 실장은 "주민의 90%는 서울 강남.분당 신도시에 살던 사람들"이라며 "주거여건이 미흡하지만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수요자가 주로 이동해 왔다"고 말했다.
◆아파트.땅값 올랐으나 거래 뜸해=외환위기 한복판인 1998년 4월 분양한 성복동 LG빌리지 1차. 분양가 자율화 이후 용인에서 처음 분양한 이 아파트는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고급 마감재로 눈길을 끌었다. 분양가는 평당 500만원 선. 지금은 두 배 가까이 올라 평당 950만원을 훌쩍 넘었다. 성복.신봉동 아파트값은 평당 800만~1000만원, 상현동은 이보다 평당 100만원 정도 싸다. 주도 단지는 LG아파트다. LG빌리지.자이 브랜드를 단 아파트가 8343가구에 달해 'LG타운'으로 불릴 정도다.
거래는 지난해 10.29 이후 끊겼다. 성복동 벽산공인 박주호씨는 "아직 교통이 불편해 서울.분당으로 회귀하려는 이들이 내놓은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땅값은 1년 전보다 20% 정도 올랐으나 거래는 거의 실종 상태다. 용인시가 난개발을 막기 위해 지난해 6월 이 일대의 미개발지를 대부분 자연경관지구로 묶어 전원주택 말고는 개발이 쉽지 않다. 자연경관지구 내 임야.전답은 평당 200만~300만원, 도로변 자연녹지는 평당 300만~350만원을 부른다. 성복공인 서권철 사장은 "1997년 평당 70만원이던 땅값이 아파트 건설 붐이 일면서 두세 배 올랐다"며 "건축 규제가 많아 찾는 이는 뜸하다"고 전했다.
◆교통망.편의시설 확충해야=간선도로는 43번 국도, 23번 지방도로가 유일하다. 출퇴근 시간에는 풍덕천리 사거리.죽전 사거리를 거쳐 판교인터체인지로 가는 길목이 주차장 같다.
주민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권 남부권 교통대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2006년 예정인 서울 양재~용인 영덕 간 고속도로(24.5km) 개통을 애타게 기다린다. 전철의 경우 내년 착공되는 신분당선(서울 강남~판교~분당) 연장선이 2014년까지 용인 동천~수지~신봉.성복.상현동을 거쳐 수원역으로 이어진다. 성복동 벽산첼시빌 주민 문승권씨는 "도로.전철이 개통돼 이 일대의 숙원이 풀리면 주거여건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현동에 열병합시설이 있어 지역난방을 쓴다는 것은 이 지역의 장점이다. 그러나 다른 편의시설은 부족한 편이다. 이웃한 수지지구를 합쳐 3만가구가 넘는 곳에 할인점 이마트 하나가 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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