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지구마을 리포트
김현숙 글∣김종훈 사진∣김혜영 그림
206쪽∣200×230∣값 10,000원
초등 4학년 이상∣ 2012년 10월 24일 출간
ISBN 978-89-8431-629-4 73330
서래마을에서 차이나타운까지
일곱 개 다문화 마을로 떠나는 세계여행
우리나라 다문화 마을의 이색적인 삶과 문화를 소개하는 《한국 속 지구마을 리포트》가 한겨레아이들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서래마을, 이태원 이슬람거리, 이촌동 일본인마을, 광희동 중앙아시아마을, 한남동 독일 공동체, 인천 차이나타운, 안산 원곡동까지 일곱 지역을 돌아보며 외국인 공동체가 생겨난 배경과 역사,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각 지역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의미 들을 살폈다.
서로 다른 사연으로 우리나라에 와 터전을 잡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특히 일곱 개 지역 어린이들을 한 명씩 만나 아이들의 일상과 학교생활, 한국에서의 꿈과 계획을 직접 듣고 이야기로 재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아이들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은 우리 사회를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독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외국인학교나 다문화 축제도 비중 있게 다뤘다. 서울프랑스학교, 재한몽골학교, 화교중산학교 등 5개 외국인학교 이야기를 실어 각 나라 교육제도와 학교생활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했으며,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축제 현장도 직접 찾아가 다양한 세계 문화가 한국 속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했다.
각종 통계를 들추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이미 다문화 사회의 모습을 광범위하게 띠고 있다. 학교, 이웃, 미디어에서 한국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때로는 근사해 보이지만 때로는 너무 낯설어서 외면하고 마는 그들의 문화도 거기에 함께 있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그런 삶과 문화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고 함께 체험해 보자고 말한다.
이 책은 어린이들의 일상을 통해 보는 ‘세계의 오늘’이란 주제로 좋은 반응을 얻은 《지구마을 어린이 리포트》의 후속작으로 기획되었다. 작가가 이번에 눈길을 돌린 것은 ‘우리나라 속 세계 문화’이다. 세계 문화에 늘 눈과 귀를 열어 두는 작가로서는 가까운 곳에서 여러 나라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매력이었다. 가까운 만큼 자세히 보고 싶다는 욕심에 오랜 시간을 마을 탐방과 취재에 쏟았다. 일 년 가까이 취재에 동행하며 따뜻한 시선으로 마을 구석구석과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의 모습을 밀도 있게 담은 사진작가의 노력도 한몫을 했다.
어린이들이 또래 친구를 만나듯이 친근하게 다문화 사회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하지만 더 큰 매력은, 오랜 시간 우리 곁에 있었지만 그동안 잘 모르고 지냈던 세계 각양각색의 문화를 이웃 동네에서 찾아보는 재미일 것이다. 중앙아시아마을에서 유목민들의 음식을 맛보고, 한일축제한마당에서 일본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서래마을 크리스마스 장터에서 프랑스 치즈를 사 보는 동안 낯설게 느껴졌던 세계 문화가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 아이와 함께 ‘하루치기 세계여행’을 계획하는 부모들에게는 그림 지도와 주요 명소에 대한 간략한 정보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속 작은 프랑스, 서래마을
서래마을은 서울프랑스학교를 중심으로 프랑스인들이 모여 살다가 만들어진 마을이다. 이야기 소리가 떠나지 않는 카페와 갓 구운 바게트빵, 몽마르트공원 등 아기자기한 프랑스 문화를 느껴볼 수 있다. 자율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프랑스 교육을 펼치고 있는 서울프랑스학교를 탐방해 보고, 서래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한불음악축제도 가 본다. 아빠 일 때문에 한국으로 오게 된 아홉 살 프랑스 소녀 잔과 네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한국 이슬람의 요람, 이태원 이슬람거리
이태원에 자리한 모스크를 찾는 무슬림들을 상대로 정육점, 식료품점, 서점 등 각종 상점이 문을 열면서 이슬람거리가 형성되었다. 종교적 신념을 일상에서 실천하며 사는 무슬림의 삶을 가까이에서 느껴 본다. 라마단 기간, 수백 명의 무슬림이 모스크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장면도 화면 속에 담았다. 인도인 아빠와 아빠를 따라 무슬림이 된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술레이만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일상이 펼쳐진다.
한국의 리틀 도쿄, 이촌동 일본인마을
옛날부터 많은 일본인이 살고 있는 이촌동은 ‘리틀 도쿄’라고도 불린다. 서울일본인학교까지 통학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스쿨버스가 다니고, 한일 어린이들이 한데 어울려 축구를 하는 동네다. 은행이나 상점에서는 일본어도 곧잘 통하고 일본인이 운영하는 소문난 일식집도 있다. 아파트 숲에 숨겨진 일본인마을 특유의 정겨움을 탐색해 본다. 일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낸 이촌동 터줏대감 히로유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유목민의 거리, 광희동 중앙아시아마을
소규모 공장이 밀집해 있던 광희동은 동대문시장을 찾은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이 드나들면서 러시아거리가 되었다. 무역 규제로 러시아인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그 자리에 중앙아시아 사람들과 몽골인들이 모여들어 지금의 중앙아시아마을로 변모했다.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에서 유목민의 음식을 맛보고, 오랜 세월을 타향에서 보내고 돌아온 고려인들의 사연에도 귀 기울여 본다. 끝으로 엄마 아빠와 떨어져 재한몽골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씩씩한 몽골 소녀 인드라도 만나본다.
외교 1번지, 한남동 독일 공동체
여러 나라 대사관들이 모여 있는 한남동은 각국 대사관이나 문화원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외국인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다. 한남동에 위치한 서울독일학교 때문에 특히 독일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유럽식 고급 빌라와 삼엄한 경비 초소가 늘어서 있는 풍경은 조금 낯설기도 하다. 엄마 아빠를 따라 한국에 와 6년째 살고 있는 독일 친구 넬슨의 하루를 따라가 본다.
화합의 미래를 꿈꾸는 인천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은 조선시대부터 한중 관계에 따라 흥망성쇠를 거듭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외국인 마을이다. 지금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인천의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우리와 함께했으나 늘 차별당하고 소외됐던 화교들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나라와 중국, 우리나라와 타이완의 관계도 역사 속에서 살펴본다. 백 년의 역사를 지닌 화교중산학교에서 공부하는 화교 4세 준용이의 일상을 만나본다.
국경없는마을, 원곡동
안산 원곡동에는 50여 개 나라에서 온 3만여 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다. 전체 주문의 3분의 2가 외국인인 명실상부한 다문화 마을이다. 안산시도 원곡동 일대를 국경없는마을로 지정하고 외국인 주민센터를 운영하는 등 외국인들의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학교에도 외국인 어린이나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인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들이 많다. 그런 어린들의 학교생활과 공부를 돕는 원곡초등학교 온누리반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 필리핀에서 온 매력적인 친구 한별이의 사연을 들어본다.
지은이 김현숙
제주도에서 태어났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문화를 알면 세상이 더 즐겁다는 생각으로 세계 문화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의식주로 본 지구촌 풍속 기행》 《재미있는 상상동물 이야기》《재미있는 의식주 이야기》 《지구마을 어린이 리포트가》 같은 책을 펴냈다.
사진찍은이 김종훈
파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우리나라 구석구석과 세계 곳곳을 두 발로 누비며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린이 김혜영
인천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영국에서 그림책 공부를 했다. 지금은 중국에서 어린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