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오피니언들이여! 거제경제 이대로 둘 것인가?
정형국 거제장진회 회장
선박 수주 소식이 연일 들려도 지역경제는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많은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최근 한화오션·삼성중공업 양대 조선소의 경영성과가 흑자기조로 돌아서고 있다고 하지만 체감경기는 너무 암울하다.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거제시민과 조선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기대 속에 설렘으로 일년을 보냈다.
국민적인 기업이 새로운 주인을 찾기까지 수많은 진통을 겪었다. 과거 대우조선의 창업주인 김우중 회장이 불모지인 이곳 거제에 옥포국가산업단지를 조성, 조선산업을 통해 국가 경제와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초기 조선업이 이곳에 자리 잡기까지 직·간접적으로 수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대우병원설립과 초·중·고·거제대학을 짓고 시민의 품속에서 성장세를 지속했었다. 세월이 지난 지금 공과를 두고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지역과 함께 상생하고자 했던 경영철학은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 이야기이지만 조선업의 특성상 남녀 성비문제가 대두될 것을 염려해 여성인력들이 많이 근무하는 전자산업을 유치하려고 했다는 뒷이야기들은 지역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었다는 평가가 회자된다.
한때 조선산업이 피크에 도달했을 때를 회고해 보면 조선업의 국가 경제 기여도가 타업종보다 높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수주 100불 달성 KBS열린음악회의 거제 개최가 잘 말해주듯이 세계 선박건조량 24%를 달성했으며, 전세계 70개국 1만3000명의 외국인이 상주했던 국제적인 도시가 바로 이곳 거제였다는 사실도 잊을 수 없다. 조선산업이 거제에 들어올 때를 돌이켜본다.
지구의 위도상 조선업종이 자리 잡기 가장 좋은 곳이 거제였고, 발전가능성도 최상의 조건이었다고 했다. 조선소가 들어오면서 거주했던 지역민들은 수많은 농토를 오로지 국가산업 발전을 위해 저가로 수용당했다.
양대 조선소가 동일조건으로 국가산단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애환을 남겼고, 당시 천지가 개벽했다는 말들이 회자됐다. 이렇듯이 국가 경제 지역경제 가장기여도가 높은 양대 조선소가 성장세를 이어가기를 거제시민 모두는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창업주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느낌이 오늘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지울 수 없다. 지역의 고용창출과 지역민들과 상생을 약속했던 그때 그 시절을 잊지는 않았으리라. 역사는 진실을 잘 말해주고 있고, 그 당시 조선소 조성의 일등공신 후예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이제 그 뜻을 다시금 되살리기 위해 생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 일화 중에는 도시어촌 활성화를 위해 각 마을과 양대 조선소 각 부서가 결연을 맺어 봉사를 추진했으며, 소외된 계층을 찾아 돌보는 정성 어린 손길은 우리 거제를 한가족처럼 만들었다.
마을회관도 짓고 어촌체험마을도 개발하고 농·수산물을 구매해주었던 그때를 양대 조선소는 잊지는 않았으리라. 많은 공헌활동에 시민들은 감사했었다. 마치 양사가 경쟁처럼 봉사활동을 일상화했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의료학원시설을 벤치마킹해 삼성중공업은 특색있고 체감 높은 봉사활동 아이템을 개발해 그룹 차원에서 동참하기도 했었다. 우리 시민들은 이제 다시금 새 주인을 맞은 한화오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글로벌 국제적인 기업으로 성장을 추진하는 한화에 거제 지역 경제에 훈풍이 불어올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실어줄 것을 청원한다. 삼성은 창업주의 상생 정신을 받들어 이를 실천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거제 지역경제 활성화에 희망을 걸어본다.
거제가 국난 때 나라를 세 번씩이나 구했다는 말들은 지역민들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국가가 거제를 구해줘야 한다는 현실을 감히 생각해 본다. 정부와 양대 조선소가 함께 원탁 테이블에 앉아 아름답고 살기 좋은 거제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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