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네요. 오늘은 새벽에 잠이 깨서 문득 그동안 팅커벨 입양센터와 인연을 맺었던 아이들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아지들은 너무 많아서 다음에 시간내서 한 번 시리즈로 하기로 하고, 먼저 고양이방 아이들을 소개할까합니다. 다른 사이트에 우리 입양센터 아이들 입양 홍보를 위해 소개하는 것을 겸해서 작업해봤어요. 스크롤 압박이 심합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보람있으실 거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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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는 '팅커벨 입양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길거리에 다친 채 유기된 후 방치되어 있거나 안락사 직전에 있는 개와 고양이들을 구조해서 좋은 입양 가족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유기동물 입양센터입니다. 팅커벨이란 이름은 우리 입양센터에서 최초로 구조한 '팅커벨'이라는 강아지 이름에서 따온 것이랍니다.
보통 중고등 학생들은 유기동물 보호소를 봉사가고 싶어도 시외곽에 있고 교통펀이 안좋아서 봉사를 못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지하철역(목동역)에서도 10분 거리로 가까워서 초, 중, 고, 대학생들까지 많이 와서 자원봉사를 한답니다. 특히 중고생등학생들이 많이 와요.
팅커벨 입양센터는 2014년 3월에 설립해서 이제 만 2년 정도 되어가는데 이곳에는 늘 강아지 15마리, 고양이 5마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 마리가 입양을 가면 다시 한 마리를 구조해오는 식으로 운영합니다. 그래야 그곳에 입소한 멍이, 냥이들의 삶의 질을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한 해 동안에 보통 100마리 정도의 강아지와 고양이를 구조하고 입양보내곤 합니다. 원래는 유기견 입양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보니 아직은 강아지 구조 및 입양 비율이 훨씬 높긴 하지만 요즘은 고양이 입양도 한 두 마리씩 잘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강아지방이 3개 있고, 고양이방은 큰 방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아프거나 다친 아이들을 치료하는 기간 동안에 보호하는 회복실이 따로 있구요.
팅커벨 입양센터의 강아지방. 보통 한 방에 2 ~ 4마리 정도 함께 지냅니다.
강아지방은 다음에 한 번 자세히 소개시켜드리기로 하고요, 오늘은 팅커벨 입양센터에 있는 고양이방 아이들에 대해서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바로 이곳이 팅커벨 입양센터 고양이방이랍니다. 이 방에서 평균 3 ~ 5마리 고양이들이 사이좋게 잘 지내다가 좋은 입양가족을 만나서 행복하게 떠난답니다.
팅커벨 입양센터 고양이방
지금부터 입양센터를 거쳐갔거나 현재 입소해있는 냥이들을 한 아이씩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처음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이름이 짱이에요.
짱이는 12살 정도되는 나이로 추정되는 노묘랍니다. 재작년 3월에 서울 신당동의 한 길거리에 쓰러져 죽어가는 것을 우리 회원이 구조해서 치료하고 입양센터 고양이방에 첫번째로 입소한 냥이랍니다.
구조 당시에는 금방 죽을 것 같았는데 저희가 정성스럽게 잘 치료를 해서 입양센터의 터줏대감으로 지내고 있답니다. 나이가 너무 많고 늘 병치레를 해서 입양을 보내기보다는 늘 우리 보호하에 치료를 하면서 입양센터에서 데리고 살려고 하는 고양이에요.
고양이 짱이. 수컷, 나이 12세. 중성화 완료
목욕을 한 후 드라이룸에서 털을 말리는 짱이
동생 식빵이와 나란히 사이좋게 밥먹는 짱이(오른쪽)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고양이는 8kg이 넘는 거묘 밀크에요. 경기도 안산시의 한 공원옆 주택가에 구조된 아이인데, 발견 당시 한쪽 귀 끝이 잘리워져 있는 걸로 봐서 TNR을 했던 길냥이였습니다.
그런데 아마 한 때는 사람의 품에서 살았던 고양이 같아요. 얼마나 순딩 순딩하고 다른 고양이하고도 잘지내고 사람들에게 부비부비도 잘하는지 모른답니다. 밀크는 지금 입양센터에 늘 자원봉사하던 분이랑 친해져서 집에서 가정임보하며 좋은 입양자를 기다리고 있어요.
순딩순딩한 거묘 밀크,. 5세 추정. 수컷. 8kg. 중성화 완료.
다른 고양이와도 사이가 좋은 밀크.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고양이는 땡글이에요. 재작년 12월초에 날씨가 몹시 춥고 진눈개비도 내리던 날 경기도 부천시의 도로변 한 풀숲에서 '야옹야옹 ~'하던 한 달이 조금 지난 고양이가 있었어요.
아마 어미냥이랑 떨어져서 그곳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그렇게 야옹야옹하고 있었다고 해서 그냥 두면 배고파서 얼어죽을 수도 있어서 우리 회원이 구조한 냥이랍니다. 구조 후 입양센터에서 다른 오빠, 언니들과 잘지내다가 지금은 자원봉사하다 친해지게 된 회원분이 가정임보하고 있습니다.
땡글이. 암컷. 14개월. 중성화 완료.
삼색 고양이 귀욤귀욤 땡글이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기적의 고양이 오목이에요. 재작년 7월에 양천구 목동 오목교옆 시장부근 한 공터에서 다리가 부러진 채 있던 아이였어요. 구조해보니 46조각이나 분쇄골절이 된 상태여서 대수술을 했답니다.
그런데 너무도 기적적인 것은 오목이가 임신된 상태에서 구조된 것이었어요. 그 때는 임신 5일쯤 된 상태라 전혀 몰랐어요. 2개월 후에 오목이는 건강한 두 아가냥이를 출산했답니다. 두 아이의 이름은 베리와 블리에요.
냥이를 임신한 지 5일째 되는 날, 다리가 부러진 채 구조되었던 어미냥 오목이
오목이가 낳은 새끼냥, 베리와 블리
베리와 블리 한 달 쯤 됐을 때.
고양이 화장실 첫경험을 한 베리
미니 캣타워에서 노는 아갸냥 블리의 심쿵 ~
어미냥 오목이와 새끼냥 베리와 블리는 정말 다행히도 서울 면목동에 사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신혼부부께서 모두 함께 입양을 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베리, 블리가 어미냥 오목이보다 훨씬 더 커요 ~ ^^
울 면목동의 신혼부부댁에 입양가서 나란히 누워서 자는 입양 초기의 어미냥 오목이와 새끼냥 베리, 블리.
지금은 어미냥보다 더 커버린 베리, 블리 & 어미냥 오목이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코에 묻은 짜장이 매력적인 식빵이입니다. 식빵이는 대전시 수통골이라는 한 유원지의 식당을 배회하며 밥을 얻어먹던 길냥이였어요. 그 당시 다쳤던 냥이를 우리 회원이 구조해서 치료한 후 입양센터에 오게 되었답니다. 성격은 시크한 매력이 있지만 사람을 무척 좋아해요.
코에 묻은 짜장이 매력적인 식빵이. 3살 추정. 수컷냥, 4.5kg
시크 도도한 매력의 식빵이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웅이에요. 웅이는 재작년 여름에 우리 입양센터 바로 앞에 편지와 함께 케이지에 놓고 버리고 간 냥이입니다.
웅이는 처음에는 버림받았다는 충격 때문이었는지 한동안 많이 슬퍼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냥이하고 잘지내다가 지금은 좋은분께 입양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입양센터 앞에 버리고 갔던 웅이. 지금은 입양가서 잘 살고 있어요.
얼핏보면 비슷한 웅이와 밀크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한 구름이에요. 구조 당시 켄넬코프가 있어서 입양을 못가고 안락사가 될뻔했던 냥이였는데 저희가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와서 잘 치료해준 후 지금은 좋은 집에 입양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경기도 양주에 있는 동구협 보호소에서 구조한 고양이 구름이
입양센터에서 지낼 때의 구름이. 지금은 좋은 분께 입양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새콤이랍니다. 세콤이는 경기도 김포시의 한적한 주택가에서 떠돌아다니던 길냥이였어요. 원래부터 길냥이는 아닌 듯한데 길에서 배고파 울고 있는 것을 우리 회원이 구조해서 입양센터에 입소했답니다. 사람을 무척 잘따르고 성격도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개냥이 중에 개냥이랍니다. 지금은 가정임보를 하며 좋은 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콤이. 암컷냥, 2살 추정
입양센터에 봉사하러 온 학생 품에 아기처럼 안긴 새콤이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데리고 온 이브랍니다. 이브도 이처럼 예쁘게 생긴냥이지만 구조당시에 켄넬코프에 걸려 있던 것을 우리가 치료해서 지금은 건강하게 좋은 입양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입양상담이 잘되서 다음 주에 입양갈 예정이랍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구조해온 냥이 이브. 다음 주에 좋은 분께 입양가요 ~
사이가 무척 좋은 이브와 식빵이
정말 신기한 것이 우리 입양센터에 오는 냥이들은 모두 처음보는 사이인데도 금방 잘 어울리고, 금방 친해지고, 금방 사이가 좋아서 잘 지낸답니다. 고양이방에는 보통 3 ~5마리 정도 냥이들이 늘 있는데 2년 동안 한 번도 싸우는 것을 못봤어요. 다들 착한냥이들이에요.
팅커벨 입양센터에는 늘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온답니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와요. 처음에는 봉사증을 받을 목적으로 온 학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봉사증이 필요없이 고양이들, 강아지들과 놀아주고 견사, 묘사도 청소하며 자원봉사 그 자체로 보람을 느낀답니다.
아참.. 혹시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을까해서 알려드려요. 팅커벨 유기동물 입양센터는 정부의 보조나 지원없이 100%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으로 운영된답니다.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문을 열어요.
강아지방에 들어가서 놀아주고 있는 자원봉사 남학생
입양센터에 온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찍은 기념 사진이에요. 가운데 흰 개를 안고 찍은 뚱아저씨가 바로 저랍니다.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2개월 밖에 안된 새끼냥 밤이에요. 밤이는 경기도 안산의 한 아파트 현관 바로 옆에 야옹야옹 ~하고 울던 새끼냥이었습니다. 발견 당시에는 1개월 밖에 안된 너무도 어린냥이었어요. 그런데 이 어린냥이가 걷지를 못하는거에요. 후지를 전혀 쓰지 못하고 앞발로만 간신히 기어다녔습니다.
후지가 마비된 채 길에서 울고있던 아가냥 밤이
이런 밤이는 유난히 배가 부풀어 올랐었는데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이런 상태였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척추를 쓰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정상적인 배변, 배뇨가 되질 안았답니다.
하복부가 유난히 부풀어 오른 밤이 엑스레이 사진. 척추가 잘못되어 정상적인 배변, 배뇨가 안되서 배가 부풀어오름.
우리는 이런 밤이를 어떻게든지 살려보려고 우리 입양센터 간사가 집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면서 손으로 직접 배를 눌러주며 배변, 배뇨를 시켜주었어요. 그리고 동물 양방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하셔서, 한방 치료를 받으며 최선을 다했답니다.
동물한방 전문병원에서 한방 치료를 받는 밤이
하지만 너무도 안타깝게도 밤이는 끝내 별이되고 말았습니다. 밤이가 별이되던 날 너무도 슬펐어요. 아직 2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예쁜 아가냥이었는데 채 피어보지도 못한 채 죽어간 밤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많이 슬픔니다.
우리는 이렇게 너무 어린나이에 별이 된 밤이에게 장례라도 잘 치뤄주기 위하여 경기도 김포에 있는 페트나라라는 화장장에 가서 장례를 치루고 화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1시간 후 밤이는 우리 곁에 아주 작은 한 줌의 재로 들아왔습니다.
너무도 작고 어린 밤이의 채 한 줌도 되지 않는 화장 유골.
우리는 밤이를 양지바른 곳에 뿌려주며 고양이별에서는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오늘은 밤이가 별이된 지 1년 6개월쯤 지났네요. 하늘의 고양이별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지낼 밤이를 위해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이 한번씩만 마음으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밤이야, 우리는 너를 영원히 잊지 않을거야. 고양이 별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 사랑해.. 밤이야 ~
지금까지 팅커벨 입양센터와 인연을 맺었던 냥이들을 소개시켜 드렸습니다. 대부분 다 해피엔딩으로 좋은 가정에 입양이나 임보를 갔지만 밤이처럼 아프게 이별한 아이도 있네요.
오늘부터 설날 연휴입니다. 우리 팅커벨 회원 여러분 이번 설날 연휴 가족들과 반려동물들과 더불어 모두 행복하게 잘 보내세요. 모두 힘내세요. 파이팅 ~
첫댓글 고양이 바비는 아직 예쁘게 나온 사진이 없어서 생략했어요. 나중에 퇴원하면 사진 예쁘게 찍어서 보강하겠습니다.
터줏댓감 짱이부터 별이 된 밤이까지 이렇게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밤이야 지금은 고양이별에서 아프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니?
새해에도 많은 아이들이 좋은 가정으로 입양가길 기원합니다.
연휴때도 쉬지 않으시고 새벽부터 글 올리시느라 지기님 수고많으셨어요~
어쩜 한번 싸우지 않는 착한 냥이들만 왔을까요.
이쁜 냥이들 모두 얼렁 집밥 먹으러 가자~!!
냥이는 사랑이지요
같이 있어봐야만 그 매력을 알수 있는..
밤이가 참 예뻤네요.
짱이부터 바비까지.
새해엔 냥이방도 새로운 아이들로 바뀌기를 바래보아요.
식빵이. 땡글이. 밀크. 바비. 할수 있다면 짱이까지.
자기혼자만에 엄빠 만날수 있길 ..
냥이들 소개글이 있었네요~^^ 우리 팅프냥이들은 다 너무 이뻐요♡ 입양도 꽤 잘 가는 편이죠. 터줏대감들도 올해엔 가족과 함께 보내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