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중에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
(시편 60:1~12)
* 본문요약
이스라엘과 에돔과의 1차 전쟁에서 패한 후 다윗이 기록한 기도의 시입니다. 전쟁에서 패하자 이스라엘 온 땅에 두려움이 가득하고, 백성들은 다윗을 조롱합니다. 이에 다윗은 자신들을 버려 흩으시고 어려움에 처하게 하신 하나님께 이제 회복시켜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은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승리의 깃발을 주시는 분이시니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리라고 노래합니다. 다윗은 사람의 구원이 헛됨을 고백하며,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신들을 도우셔서 대적을 치게 하시기를 간구합니다.
찬 양 : 389장(새 351) 믿는 사람들은 군병 같으니(주의 군대니)
400장(새 358) 주의 진리 위해 십자가 군기
* 본문해설
(다윗이 교훈하기 위하여 지은 믹담, 영장으로 수산에둣에 맞춘 노래,
다윗이 아람 나하라임과 아람소바와 싸우는 중에 요압이 돌아와
에돔을 염곡에서 쳐서 일만 이천 인을 죽인 때에)
1. 에돔과의 1차 전쟁의 패배 후의 탄원의 기도(1~5절)
1)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를 버려 흩으셨고 분노하셨사오니
지금은(이제는) 우리를 회복시키소서.
2) 주께서 땅을 진동시키사 갈라지게 하셨사오니
이제는 그 갈라진 틈을 메워주옵소서. 땅이 요동함이니이다.
3) 주께서 주의 백성에게 어려움을 보이시고(곤란을 겪게 하시고)
비틀거리게 하는 포도주를 우리에게 마시게 하셨나이다.
4) 주를 경외하는 자에게 깃발을 주시고,
진리를 위하여 그것을 달게 하셨나이다.
5) 주의 사랑하시는 저를 건지시기 위하여
우리에게 응답하사 주의 오른손으로 구원하소서.
- 땅을 진동시키사 갈라지게 하셨사오니(2절) :
에돔과의 1차 전쟁에서 패하였을 때의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마치 지진이 일어나서 땅이 갈라진 것처럼 이스라엘이 두려움에 사로잡혔다는 것.
- 비틀거리게 하는 포도주를 마시게 하셨다(3절) :
에돔과의 1차 전쟁에서 패하자 다윗이 백성들에게 조롱거리가 된 것으로, 여기에서 포도주 잔은 하나님의 진노의 잔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진노의 잔을 다윗에게 부으니 다윗이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는 사람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2.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함(6~8절)
6) 하나님이 그의 거룩하심으로 말씀하시되
“내가 뛰놀리라. 내가 세겜을 나누며, 숙곳 골짜기를 척량하리라.
7) 길르앗은 내 것이요, 므낫세도 내 것이며, 에브라임은 내 머리에 쓰는 투구요,
유다는 나의 홀(나의 통치의 지팡이)이며
8) 모압은 내 목욕통이라. 에돔에는 나의 신발을 던지리라.
블레셋아, 나를 인하여 외치라”하셨도다.
3. 하나님이여 우리 군대와 함께 하소서(9~12절)
9) 누가 나를 이끌어 견고한 성으로 데리고 가며,
누가 나를 에돔으로 인도할꼬?
10)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를 버리지 아니하셨나이까?
주께서 우리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아니하시나이다.
11) 우리를 도와 대적을 치게 하소서.
사람의 구원은 헛됨이니이다.
12)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용감히 행하리니
저는 우리의 대적을 밟으실 자심이로다.
* 묵상 point
1. 표제어로 본 본문의 상황
시편 60편의 표제어에는 “다윗이 아람 나하라임과 아람소바와 싸우는 중에 요압이 돌아와 에돔을 염곡에서 쳐서 일만 이천 인을 죽인 때에”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다윗이 에돔과의 1차 전쟁에서 패한 후 이스라엘 온 나라에 두려움이 가득했을 때 기록한 기도의 시라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1) 이스라엘의 통일왕국의 왕이 된 다윗
사울이 죽은 후에 처음 7년 반 동안 다윗은 헤브론에서 유다 족속의 왕만 되었다가, 그 후에 사울 진영인 이스라엘이 다윗에게 와서 자기들의 왕이 되어줄 것을 요청하여 명실공히 통일왕국인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 다윗은 블레셋 등 주변국과의 전쟁에서 계속 승리를 하여 다윗 시대의 국경을 이루어가고 있었습니다.
2) 에돔과의 1차 전쟁에서의 패배(사무엘하 8:1~14, 역대상 18:1~13)
다윗이 그렇게 주변국과의 전쟁에서 계속해서 승리하다가 에돔과의 1차 전쟁에서 패배를 합니다. 에돔이 암몬 등 다른 나라에서 돈을 주고 용병(傭兵)을 구해 엄청난 숫자로 공격을 하니 그 기세에 눌려 패한 것입니다.
3) 온 나라에 퍼진 두려움과 다윗을 향한 조롱
다윗이 에돔에 패배를 하자 이스라엘 온 땅에 패배주의와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다윗은 이때의 상황을 온 나라에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표현합니다(본문 3~4절). 이미 수많은 전쟁에서 패배하기도 하고 승리하기도 한 다윗의 입장에서는 이번의 패배가 절망할 정도로 두려운 것은 아닙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에돔보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짓누르고 있는 패배주의와 두려움이 더 두렵습니다.
어쩌면 사울에게 쫓기던 10년 동안 그를 조롱하며 비웃던 백성들의 모습이 다윗의 마음에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조롱하는 백성들로 인하여 지진이 일어난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때 기록한 시가 시편 60편입니다.
2. 큰 두려움 속에서의 탄원의 기도
1)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 같은 두려움(1절)
우리는 가끔 다윗이나 바울과 같은 사람은 절대로 두려움이나 좌절감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나는 자주 두려움이나 낙심이나 좌절감에 사로잡히니 나는 믿음이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본문 시편 60편은 다윗과 같은 사람도 두려움과 낙심에 빠질 때가 있다는 것은 보여줍니다. 다윗은 심지어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 같은 두려움을 호소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버려 흩으셨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셨으니 이제는 도와달라고 호소합니다. 에돔과의 전쟁에서 단 한 번 패하였을 뿐인데 다윗이 이렇게 패배감에 사로잡혀서 당장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참 낯설게 여겨집니다.
2) 지진으로 땅이 갈려졌을 때와 같은 극도의 공포(2절)
2절에는 이스라엘 온 나라에 큰 지진이 일어나 땅이 갈리진 것을 표현했지만, 실제로 지진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다윗의 마음이 지금 그런 정도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모든 집과 건물이 땅 위에 세워져 있는데, 모든 것을 지탱하고 있는 이 땅이 갈라지고 흔들리면 사람은 의지할 곳이 전혀 없습니다. 다윗이 그야말로 앞이 캄캄할 정도로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3) 다윗의 두려움의 실체 : 백성들의 비웃음과 조롱(3절)
다윗이 두려워하는 것은 에돔이 아닙니다. 다윗은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입니다. 이번에 패하였으면 다음에는 이기면 됩니다. 그런데 백성들이 다윗을 비웃고 조롱하는 것은 에돔보다도 다윗을 더 두렵게 합니다.
10년 동안 사울에게 쫓길 때 늘 죽음의 두려움에 사로잡혔던 다윗은 그때 자신을 향한 백성들의 비웃음과 조롱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자신이 이스라엘의 통일왕국의 왕이 되었음에도 백성들이 자기를 비웃고 조롱하자 마치 지진으로 온 땅이 갈라진 것처럼 두려움에 짓눌리는 것입니다.
3.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며 간구함
1) 다윗의 믿음 : 주를 경외하는 자에게 깃발을 달게 하시는 하나님(4~5절)
다윗 역시 우리와 똑같이 두려워하고 좌절하고 낙심하는 자였습니다. 어떤 때는 이런 정도가지고 이렇게까지 두려워하나 싶을 만큼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위대함은 그가 두려웠을 때 하는 일들에서 나옵니다. 그는 두려울 때마다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다윗은 주님은 자신을 경외하는 자에게 승리의 깃발을 달게 하시는 분이심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두려울 때마다 다윗이 찾는 곳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리입니다. 물론 하나님을 가장 뜨겁게 경외하는 자리는 ‘예배’입니다만, 그 예배가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온전한 예배가 되려면 매일 삶 속에서 하나님과 만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두려울 때마다 하나님과 만나는 골방을 찾습니다. 이것이 다윗을 위대하게 한 일입니다.
2)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함(6~8절)
골방을 찾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던 다윗은 하나님께서 에돔과 모압을 향해 말씀하신 것을 기억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에돔과 모압이 이스라엘에 의해 멸망을 당하리라고 예언한 자는 메소포타미아의 북부 아람의 유명한 도시 브돌에서 살던 점쟁이 발람입니다. 아람은 지금 에돔과 이스라엘의 전쟁에서 용병으로 참여하고 있는 나라인데, 그 에돔이 이스라엘에 멸망하리라고 예언한 자가 그 아람에서 살던 발람이었던 것입니다(민수기 24:17~19).
다윗은 그때 발람에 의해 말씀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합니다. 하나님께서 세겜을 나누시고, 숙곳 골짜기를 척량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합니다. 세겜은 요단강 서쪽에, 숙곳은 요단강 동쪽에 위치한 이스라엘 땅입니다. 하나님께서 이곳에 진을 치시고 에돔과 모압과 싸우시리라는 약속의 말씀을 다윗은 기억합니다. 모압은 하나님의 목욕통에 불과하고, 에돔에는 하나님의 신발을 던지시리라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3) 다윗의 고백 : 내가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나이다(10~13절)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묵상한 다윗은, 이제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리라고 고백합니다. 사람을 의지할 때는 백성들의 비웃음과 조롱소리에 눌려 답답함을 느꼈지만, 이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으로 힘을 얻으니 백성들의 조롱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습니다.
● 묵상 :
① 간구하며 힘을 얻었다가 좌절하며 낙심하기를 반복하는 다윗
다윗의 시편을 통해 우리가 배우는 것은 믿음의 사람 다윗 역시 간구하며 힘을 얻었다가는 삶 속에서 또다시 좌절하며 낙심하기를 반복했다는 점입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 중에서 항상 기쁘기만 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나 다 좌절하기도 하고 허망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 변화무쌍한 상황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한 것, 이것이 다윗을 위대하게 했습니다.
② 신앙의 기쁨은 설교를 듣는 자리가 아니라 삶에서 오는 것
신앙의 기쁨은 설교를 듣는 자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여 어려움을 이겼을 때 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설교를 듣는 자리에서 기쁨을 얻기를 원합니다. 설교는 기쁨을 얻는 방법을 듣는 자리입니다. 병이 든 자가 의사에게 갈 때 병을 치료하는 법을 들어야지, 재미있는 말 잘 하는 의사를 찾아가서 되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우리도 재미있고 듣기 좋게 설교하는 자를 찾지 말고 하나님께 기쁨을 얻는 법을 잘 가르치는 자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③ 재미보다 처방이 중요합니다.
질병에 맞게 처방을 잘 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입니까, 아니면 처방은 엉망인데 말을 재미있게 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입니까? 오늘날 많은 목사들이 말씀에서 좋은 처방을 찾아내기보다, 재미있는 설교를 하기에 힘씁니다. 땅에서 캔 광석에서 좋은 금을 얻기에 힘쓰는 것처럼 말씀에서 좋은 처방을 얻기에 힘써야 할 텐데, 성도들이 그저 재미있는 설교만 듣기를 원하니 처방보다는 전달방법에만 힘을 씁니다. 재미보다 처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 기도제목
1. 다윗처럼 우리도 두려움과 낙심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우게 하옵소서.
2. 다윗처럼 우리도 주를 경외하는 자에게 승리의 깃발을 주시는 분이심을 믿게 하옵소서.
3. 설교를 하는 자도 듣는 자도 재미보다 처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출처: 가애교회 글쓴이: 송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