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5-15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합니다 / 한서노회
솔로몬은 하나님께 지혜로운 마음을 구하기 전에 자신을 이렇게 표했습니다. "(왕상3:7)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하고 "
벌써 산소망교회가 설립된지도 어언 13년째가 됩니다.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면서 느껴지는 것은 나는 작은 아이였다는 것과 목회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치는데 그때마다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어떤 때는 발을 내밀어야 한다. 반대로 어떤 문제에는 내밀었던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 이것을 제대로 못하면 목사 자신에게나 교회에 많은 고통이 따른다. 그래서 솔로몬도 내밀 때 내밀 수 있고 들여놓을 때 들여놓을 수 있는 지혜의 마음을 달라고 기도했던 것 같다.
나는 목회하면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네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 첫째는 부딪치는 것이다. 싸워야 할 때 싸우고 부딪칠 때 부딪치는 것이다. 다윗이 위대한 것은 싸워야 할 대상과는 무자비할 정도로 싸웠다. 그 대상은 골리앗과 블레셋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받아들이는 것이다. 부딪칠 수 없는 것은 내쪽에서 가슴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힘들고 괴롭지만 받아들이는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성숙하다고 볼 수 있다. 받아들여야 할 문제는 크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기 죄를 받아들였고 아들의 죽음도 깨끗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부딪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이 있다. 이때는 피해야 한다. 그래서 세 번째는 피하는 것이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할 때 다윗은 사울과 대면해 싸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때 다윗은 계속 피했다. 피할 때는 끝까지 피하는 것이다. 그는 사울을 죽일 수도 없도 그렇다고 자신이 죽을 수도 없는 문제이기에 끝까지 피했다.
그리고 네 번째는 어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록 버려둬야 한다. 시간이 해결하는 것이 참으로 많다. 하나님은 우리가 지루하게 느낄 정도로 맷돌을 천천히 돌리신다. 압살롬이 자기 왕좌를 차지했을 때 그는 피난가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목회생활을 하는 동안 나는 이와같은 경험들을 해왔다. 그러나 후회되는 것은 대
결하지 말아야 할 문제에 나서서 대결했던 일과 내가 가슴을 열고 받아들여야 할 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해 당한 부끄러운 일, 피해야 할 일을 피하지 않고 고개를 내밀었다가 창피당한 일, 조급해서 일을 그리쳤던 과거이다.
그래서 이 마지막 가는 200 년 한 해를 뒤돌아보며 크고 작은 일을 만날 때마다 나는 기도합니다. "종은 작은 아이입니다.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당장 붙어 싸울까요? 받아들일까요? 피할까요? 버려둘까요?
200 년은 우리에게 더 많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찾아오셨습니다. 솔로몬에게 왕위를 물려주신 것처럼 오늘 우리에게 하나님의 귀한 직분을 물려주셨습니다. 이 직분을 감당하기 위해서 우리는 하나님께 구해야 합니다. 솔로몬은 하나님께 무엇을 구했을 까요?
1. 솔로몬에게 찾아오신 하나님
1) 일천 번제를 드리는 솔로몬(대하 1:3, 대하 1:6)
다윗에 이어 이스라엘의 3대 왕으로 솔로몬 왕이 등극하였습니다. 사실 법적으로는 솔로몬이 다윗의 왕위를 계승할 수 없었으나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그가 왕으로 지목되어 등극할 수 있었습니다. 20세의 나이에 기브온에서 등극한 솔로몬은 자신의 왕위를 견고히 하면서 이스라엘의 정국을 평온하게 유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때에 솔로몬은 당시의 제사의 중심지였던 기브온에서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리며 자신의 선친이었던 다윗의 확고한 신앙을 이어 받아 여호와 중심 사상의 일념으로 하나님께 헌신하기를 결단하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솔로몬의 중심을 기쁨으로 받아 주셨습니다.
2) 하나님의 방문(시 63:6, 요 3:2)
기브온에서 일천 번제를 드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신하면서 솔로몬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정적과 고요만이 있는 한방중에 하나님께서는 조용히 솔로몬을 방문하셨습니다. 깊은 밤은 때때로 우리의 영혼을 깨워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동시에 어둠 속에 찬란한 한 줄기의 빛을 제공하시듯, 하나님께서는 조용한 한밤 중에 당신의 백성들에게 찾아오시곤 하였습니다. 솔로몬의 제사를 온전히 흠향하신 하나님께서는 솔로몬과 깊은 교제를 나누시고자 그에게 오셨던 것입니다.
3) 꿈속에서 나타나신 하나님(창 28:12)
깊이 잠들어 있는 솔로몬에게 찾아오신 하나님께서는 그의 꿈속에서 그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이는 마치 야곱이나 요셉의 경우처럼 그들의 꿈속에나타나 축복의 말씀을 약속해 주시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시듯 오직 하나님과 솔로몬과의 깊고도 은밀한 만남을 이루시고자 꿈속에서 나타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꿈을 통해 당신의 뜻을 보이시고 계시하셨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다니엘의 경우일 것입니다. 다니엘은 꿈을 통해 하나님께서 보여 주시는 이상과 환상을 똑똑히 보았으며, 느부갓네살과 벨사살 왕에게 닥칠 심판까지도 미리 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2.지혜를 요구하는 솔로몬
1) 하나님의 제의(요 16:24, 신 14:2)
꿈속에서 솔로몬에게 나타나신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놀랍고도 은혜로운 제의를 내놓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무엇이든지 구하라고 제의하셨습니다. 솔로몬의 제사를 흡족히 받으셨던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풀고 싶으셨습니다. 또한 성도들의 기도에 반드시 응답해 주시는 여호와이심을 주의 백성들에게 보여 주시길 원하셨으며 한편으로는 일천 번제를 드렸던 솔로몬의 마음 중심을 다시 한번 헤아려 보시고자 파격적인 제의를 솔로몬에게 하셨던 것입니다.
2) 자신의 부족을 고백하는 솔로몬(렘 1:6, 왕상 3:7)
하나님의 놀라운 제의를 받게 된 솔로몬은 먼저 하나님의 은혜에 깊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솔로몬은 자신의 부친인 다윗을 선택하시고 인도하시며 그의 후손에게까지도 인자하신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올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연이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스라엘 왕으로서,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함을 하나님 앞에 솔직히 고백하였습니다. 특별히 자신은 지혜가 부족하여 어린아이에 불과하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듯이, 맡은 바 사명에 두렵고 떨림으로 하나님의 자비를 간구하는 그의 겸손함을 보게 됩니다.
3) 지혜를 간청한 솔로몬(시 90:12, 엡 1:17, 왕상 3:9)
자신의 무능함을 철저히 고백한 솔로몬은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는 왕으로서의 의무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지혜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당시의 통치자들은 병력과 권세와 부로 나라를 다스리고 통치하였으며, 이를 위해서는 장수가 필수적인 요건이었습니다. 따라서 솔로몬도 자신의 왕위를 견고히 하기 위한 여러 요구 조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로서 통치하시길 원했습니다. 이 지혜야말로 가장 완벽한 통치 수단임을 솔로몬은 깊이 인식하였던 것입니다. 다윗을 인도하셨던 하나님을 보았기에, 다윗을 이어 나라를 다스리려면 하나님의 절대적인 보호와 인도가 필요하리라고 그는 확신하였던 것입니다.
3. 솔로몬의 간구에 응답하시는 하나님
1)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전 2:26)
지혜를 간구하는 솔로몬의 기도는 하나님을 더욱더 기쁘고 흡족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즉시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솔로몬은 지혜로 나라를 다스리며 주변 국가들을 정복하였고, 많은 시가서들을 남겨서 그 지혜를 만방에 알렸던 바, 베니게 민족이 솔로몬의 지혜 앞에서 침묵하였고 두로와 인도에서까지 그 지혜의 소문을 듣고 솔로몬 앞에 찾아올 정도였습니다.
2) 부와 영광까지도 허락하신 하나님(잠 3:13, 잠 16:16)
솔로몬의 올바른 간구에 흡족하셨던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의 요구대로 지혜만주시기에는 마음이 차지 않으셨기에 덤으로 부귀 영화까지도 허락해 주실 것을 약속하시고 이를 그대로 시행하셨습니다. 그야말로 솔로몬은 지혜와 부귀 영화라는 완벽한 축복을 소유하게 된 것입니다.
3) 감사의 번제를 드리는 솔로몬(살전 5:18)
하나님의 축복을 약속받고 꿈에서 깨어난 솔로몬은 즉시 언약궤가 있는 예루살렘으로와서 하나님 앞에 감사의 제사를 드렸습니다. 하나님의 방문과 약속하신 축복 앞에 몸둘 바를 모르는 솔로몬은 마음과 정성을 다해 감사의 찬양을 다시 한번 드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출처 한서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