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3년간 일본국총영사로 주재하다가 임기를 마치고 일본에 귀국한 지 이제 2주 정도가 지났다. 일본으로 돌아와서 느낀 도쿄의 첫인상은 의외로(?) 활기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의 에너지 넘친 모습, 그러한 한국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활기찬 거리 모습을 보면서 항상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막상 도쿄로 돌아와서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적어 보여도 많은 사람의 총체적인 활기를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실제로 어디 가나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지난 주말에는 야마노테 라인 일주 워크에 나섰다. 야마노테 라인은 도쿄 중심지를 서울지하철 2호선처럼 주회하는 노선이다. 총거리 34.5㎞로, 도쿄역 우에노 이케부쿠로 신주쿠 시부야 등 이름난 도심지, 번화가를 잇는다. 그 철길따라 40㎞ 남짓한 거리를 걸었다. 신주쿠 같은 번화가는 물론이거니와 메구로역 근처를 흐르는 조그마한 하천 메구로천변에서는 벚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긴자의 차 없는 거리에서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가는 곳마다 북적거리는 현장을 목격했다.
벚꽃. 부산에서 살던 남천동 길가에 웅장하게 자란 몇십 개 벚나무 밑을 지날 때나 금련산 황령산에 화려하게 핀 벚꽃들을 광안대교에서 바라볼 때마다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벚꽃을 보지 못하고 부산을 떠나야 해 매우 아쉬웠다. 그런데 도쿄로 돌아와 보니 때마침 개화 시기여서 메구로천뿐만이 아니라 우리 집이 있는 세따가야구 사꾸라죠수이 주변에서도 벚꽃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가 있었다. 나무에 따라 진하거나 연한 분홍색, 흰색의 벚꽃들을 사진도 찍으면서 여러 번이나 꽃구경한 것은 생전 처음이 아닌가 싶다.
지난달 말 오래 몸담았던 일본 외무성을 정년 퇴직했다. 앞으로 국제신문 일본 주재 객원특파원으로서 독자들에게 일본의 생생한 모습들을 때로는 경묘한 필치로, 때로는 심도 있는 취재로 전하고자 한다. 많은 기대를 바란다.
▶마츠이 사다오(63) ▷1975년 3월 : 주오대 법률학과 ▷1975년 4월 : 일본 외무성 ▷1996년 12월 : 주중국일본국대사관 일등서기관 ▷2000년 6월 : 주한일본국대사관 참사관 ▷2004년 7월 :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북동아시아과 지역조정관 ▷2011년 4월 :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총영사 ▷2013년 4월 :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총영사
첫댓글 마츠이 사다오 총영사님은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편안한 이웃 아저씨 같았는데
일본으로 돌아가셔서 아쉬워요..
세월속에 모든것이 묻혀버리듯 시나브로 지나갑니다~^^
한국어도 능숙하시던데~~
한국의 좋은 기억만 기억하셨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