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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국제시조 공모전 개최에 대한 감상 및 경과. / 박재섭
사단법인 한국시조협회작성자박헌오작성시간22.01.11앱으로보기
제1회 국제시조 공모전 개최에 대한 감상 및 경과.
인제대학교 평생교육원장 박 재 섭
2013년 안식년을 미국 브리검영 대학에서 보낸 적이 있다. 한국학 전공 주임교수인 마크 피터슨 교수님이 초청해 주었다. 현재 ‘우물밖 개구리’라는 유튜브를 운영하시면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왕성하게 해외에 소개하고 있는 분이다. 함께 공동강의로 한국문학을 가르칠 기회가 있었다. 학기말 시험을 치르고 성적을 제출하려고 하는데 하시는 말씀이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정몽주의 <단심가>를 외우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필답고사를 아무리 잘 봤다하더라도 성적을 줄 수 없다’고 하셨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시조학회가 생겨 미국의 청소년들에게 시조를 보급하는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미국 학생들은 매년 하이쿠의 날을 통해 일본 문학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필자로서 얼굴이 확 달아오름을 느꼈다. 한국에 돌아가서 시조를 다시 챙겨 보아야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학교일과 강의, 연구에 여념이 없다가 우연한 기회에 강재일 교수님의 시조창을 듣고 새삼 그 때의 일이 떠올랐다. 일반인들이 시조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 우선 평생교육원에 강의 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강 교수님께 시조 강의를 부탁드렸다. 시조 강의가 인제대학교에 연속적으로 개설되는 한편 이런 인연으로 한국시조협회 박헌오 이사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국내는 물론 해외로의 시조 보급이 절실함을 느끼게 되었다. 한글을 가르치는 세종학당, 한국학을 전공하는 외국의 대학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문학의 맥을 이루어온 시조를 소개하는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세계시조대회를 해외의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펼치면 시조보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서로 의견을 같이하고 한국시조협회와 인제대학교가 공동으로 공모전을 열기로 합의하였다.
우선 공모전의 이름은 사)한국시조협회와 함께하는 제1회 인제 국제시조 공모전으로 정하였다. 응모부문은 일반부와 학생부 그리고 외국인부로 나누었으며 시조로 등단하지 않은 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응모편수는 1인 2편으로 일반부와 학생부는 가족과 가을을 주제로 각 1편씩을, 외국인부는 가족과 생명을 주제로 각 1편씩을 제출하게 했다. 응모기간은 2021년 10월 9일 한글날에 시작해서 11월 8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했다.
공모전을 알리기 위해 먼저 초,중,고 11,979개교, 대학교 388개교, 공공도서관 308개 기관에 개최 공문과 함께 포스터를 발송하였다. 그리고 해외에는 세종학당과 한국어학과가 있는 주요 대학 420여 곳에 안내문과 포스터, 신청서를 메일로 전달했다. 또한 인제대학교, 인제대학교 백인제기념도서관, 국제한국언어문화학회, 국제한국어교육학회 등의 홈페이지에도 등록, 게시하였으며 특히 공모전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하여 유튜브에 업로드하였다. 더불어 각종 언론 미디어에도 기사게재를 요청하여 경향신문, 한국일보, 국제신문, 대학저널 등 10여 곳의 언론사에서 기사화되었다.
물론 국내 홍보를 위해서도 우리 직원들과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하고 실천하였지만 무엇보다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였다. 그동안 이런저런 사연으로 인연을 쌓은 외국인 친구들이나 해외 대학에 있는 제자 등에게 전화나 또는 SNS(페이스북, 카카오톡)를 통해 공모전 홍보와 참여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 비해 기대했던 것보다 응모편수가 적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일반부는 189편, 학생부는 239편이 접수되었다. 많은 기대를 가졌던 외국인부는 77편이 접수되었으며 프랑스, 터키, 베트남, 태국, 우즈베키스탄, 중국, 일본 등 7개 국가에서 참여하였다. 특히 터키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우수한 작품들은 깊은 인상을 주었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국제시조공모전으로 이제 씨앗을 심었다고 생각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나라에서 많은 외국인이 참여할 것이다.
심사는 사)한국시조협회와의 공조아래 전문가를 위촉하여 공정하게 진행하였다. 내용의 독창성과 유의미성, 글 구성의 완성도, 문장의 표현력과 명료성 등의 심사기준을 정하고 기준에 의거해서 각 부문별로 대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3명, 입선상 5명 등 전체 33명의 수상자를 선발하였다. 그리고 대상에게는 인제대학교 총장상 ․ 한국시조협회 이사장상과 함께 상금 50만원, 우수상에게는 상장과 상금 30만원, 장려상에게는 상장과 상금10만원, 입선상에게는 상장을 각각 수여하였다. 더하여 일반부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사)한국시조협회에서 시조시인 인증서를, 외국인부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본교 한국어문화교육원의 한국어 연수과정을 무료로 수료할 수 있는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공모전 계획단계에서부터 홍보, 접수, 그리고 심사와 선발 등의 매 과정들이 속속 떠오른다. 비록 참여 편수가 기대보다 적어 애를 태우기도 하였으나 내용이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한편으론 흐뭇하기도 하였다. 응모한 작품들을 하나하나 읽고 있노라면 기막힌 발상에 감탄하고, 마음의 공감과 교감으로 절로 감흥이 돋기도 하였다.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시조가 어떻게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 숨 쉬어 올수 있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피터슨 교수님과 얼마 전에 통화를 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학생들의 참여로 무사히 세계시조대회를 마무리하게 되었노라고 말씀드리면서 마음의 빚을 조금은 갚은 듯했다.
아래에 외국인부의 입상작과 입상자들의 시작노트를 함께 싣는다.
【 수상작품 】
외국인부 대상
마이데 세린 츠(터키)
그리운 나의 님아
오늘은 오시려나 내일은 오시려나
가난한 삶에 지쳐 길나선 나의님아
무사히 가던길돌아 이곳으로 오소서
터키의 이스탄불은 비단길의 마지막 콘스탄티노플로 불리던 곳입니다. 이곳은 예로부터 수많은 상인들이 교역을 해온 동서양의 문명 교역지입니다. 이에 장사를 하러 길을 떠난 남편을 기다리는 여자들도 아주 많았습니다. 그러한 여성들의 마음을 담은 시를 지어보았습니다.
비단길 따라 나의 님에게
뜨거운 용광로의 불길이 하늘 가득
신어산 올라가 달님에게 빌어본다.
그리운 님의 곁으로 보내주시 옵소서
저넓은 강을 건너 낙양을 벗어나고
고향에 한 걸음 더 가까웁길 바랬는데
오늘도 불어난 강이 님 향한 길 막는구나
티베트 고원까지 힘겹게 왔건마는
추위에 굶주림에 바닥에 주저앉네
여기서 얼어죽으면 나의 님은 어쩔꼬
힘들게 버텨내어 사막에 도착했네
지옥이 바로 여기 타클라마칸 사막이다
시원한 물 한 모금만 내어다오 사막이여.
드디어 니브리즈 호수에 닿아구나
이제 곧 나의 고향 나의 님 계신 곳을
앞두고 푸른 호수에 님 얼굴을 그려본다
달려와 나의 품에 안기는 나의 님아
꿈인들 이보다 더 좋으랴 나의 님아
이제는 당신 곁에서 한평생을 하리라.
대학교 1학년 때 계명대학교와 이스탄불대학교가 “실크로드 그 길”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했습니다. 그때 우리학과 교수님들께서 발표를 하셨는데 그 발표를 들으면서 실크로드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실크로드의 길이 중국에서 터키까지라고 하지만, 당시 심포지엄을 들었을 때 신라의 수도 경주가 그 실크로드의 시작이며 또한 콘스탄티노플인 이스탄불이 바로 실크로드의 끝이라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그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4학년이 되어 고전문학사와 역사학을 들으며 사실 실크로드가 시작되었다면 철의 나라 “가야”도 그 안에 포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가야가 실크로드의 길에 포함이 된다면 경주보다 아래에 있는 지금의 김해가 바로 실크로드의 사실상 시작이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김해에서 이스탄불로 걸어오는 실크로드의 상인의 마음을 담아 시를 지었습니다.
앞서 평시조는 실코로드 상인의 아내의 마음이고 연시조는 실크로드를 따라 김해에서 낙양, 티벳 고원, 카를라바칸 사막, 니브리즈 호수를 지나 이스탄불로 오는 여정 속 상인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외국인부 우수상
나리타 쑥쁘라만(태국)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을 아직도 기억해요?
어릴 적 울었을 때 집으로 뛰어온 길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 집을 떠난 그 길
우리가 놀던 시절 행복 넘친 그 길에는
엄마의 집밥으로 맛있는 냄새 난다
행복이 구석구석에 퍼져나간 그 작은 길
이제는 그 집으로 가는 길을 잃었어요?
자신을 잊어버려 갈수록 헤매는 나
이제야 다시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을 때다
바다를 항해하는 작은 배
인생은 큰 바다를 항해하는 배와 같다
항구를 떠날 때면 혼란하고 두렵겠다
나약한 몸과 정신이 희망에 더 멀어진다
인생은 파도 덮쳐 흔들리는 배와 같다
사나운 폭풍만이 계속되어 지쳤을 때
잔잔한 바다와 함께 좋은 날을 잊지 마라
인생은 감감한 밤 하늘 아래 배와 같다
오늘은 빛날 별이 희미하고 안 보여도
내일은 햇빛이 밝게 희망으로 비춰준다
외국인부 우수상
아이셰 바할 보즈도안(터키)
술레이만의 약혼녀
떠나는 배 안에서 내맘은 숨겨둔다
어두운 밤속에서 수많은 위험 안에
달빛이 그를 나에게 이끌어주길 바라며
뒤에서 나올 “슐레이만”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참전용사입니다. 그는 약혼녀가 있었음에도 한국전쟁에 참여했습니다. 매번 참전자의 부고소식이 터키에 전해질때마다 두려움에 가슴 떨었을 술래이만의 약혼녀의 마음을 담아 이 시를 써씁니다. 떠나가는 배안에 슐레이만을 위한 자신을 마음을 담고 위험 속에서도 달빛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슐레이만을 무사히 데려와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또한 슐레이만의 약혼자의 마음을 통해서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과 평화를 원하는 마음을 썼습니다.
아일라 (나의 딸에게)
아일라 그곳에다 널 두고 오지말걸
죽어도 같이죽고 살아도 같이살걸
널두고 홀로 여기서 그리움만 가득해
아일라 여기에는 쌀쌀한 초봄이다
마음에 그리움의 꽃이피는 이런날에
우리딸 밥이라도 잘 챙겨먹고 있을까.
아일라 이 먼 곳에 여름이 찾아왔다
오늘도 함께하는 가족들을 볼때마다
아빠가 우리 딸 옆에 있지 못해 미안하다
아일라 초가을이 허락없이 다가왔다
시원한 바람불면 아빠는 생각한다
우리딸 아프지 않고 잘지내고 있을까?
아일라 초겨울의 날씨가 차디차다
계절이 흘러가고 나는 또 걱정이다
우리딸 따뜻한 옷을 입으면서 다닐까
아일라 나의 딸아 남은 생이 많지 않다
세월이 흘러가도 걱정만 한가득이
여기서 눈감기 전에 한번만 더 만나길
영화 <아일라>를 보셨나요? 한국전쟁에 참전한 슐레이만 하사가 군우리전투가 끝난 곳에서 밤에 순찰을 하나 어린 여자아이를 만납니다. 고아가 된 어린 소녀에게 “아일라(달빛)”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부대에서 부대원들과 함께 아이를 키웁니다. 어느덧 전쟁이 끝나고 터키로 돌아가야하는데 아일라를 데리고 갈 수 없다는 명령을 받습니다. 슐레이만은 밀항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을 알아보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메달리는 아일라는 수원 앙카라 학원(고아원)에 맡깁니다. 아일라에게 반드시 찾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구요. 터키에 돌아온 슐레이만은 온갖 모든 수단을 다해 아일라를 양녀로 데려오려고 하지만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그러면 한국에라도 가겠다고 하지만 전쟁이 막 끝난 무렵 비행기가 뜰리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일라를 찾지도 잊지도 못한 슐레이만은 2010년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사업회에서 찾아오자 아일라의 사진을 주며 말합니다. “죽기 전에 꼭 한번만 이 아이를 안아보고 싶어요” 그 말을 들은 한국전쟁참전용사 기념 사업회는 아일라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춘천MBC와 함께 협업하여 결국 아일라를 찾아냅니다.
그 내용은 <코레, 아일라>로 방영되었습니다. 이후 이 내용은 터키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고 2018년 <아일라>로 개봉됩니다. 터키에 오실 생각이 있다면 꼭 한번 영화를 보고 오세요. 터키에 도착하자마자 이 글을 읽는 분이 한국인인 것을 알면 “아일라를 아나요?”라는 질문부터 받게 될 테니 말입니다. 결국 슐레이만은 죽기 전에 아일라를 만납니다. 이미 늙은 할머니가 된 아일라를요~ 그래도 할머니가 되었어도 5살의 어린 아이처럼 우는 아일라와 80이 넘은 나이에도 20살의 아일라를 떼어놓고 올 수 밖에 없던 슐레이만의 포옹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계절이 지나도록 아일라를 찾지 못했던 슐레이만 아저씨의 독백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아일라를 두고 오지 말았어야했어…” 이 시는 터키의 슐레이만과 한국의 이름 모를 고아 아일라를 위한 시입니다.
외국인부 장려상
이동화(중국)
가 족
한지붕 오손도손 얼굴도 서로 다른
하얗고 뽀얀 얼굴 터질듯 뽀글머리
우리는 대한민국의 친구같은 한가족
나의 생각: 얼굴이 서로 다른 다문화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평시조로 표현해보았습니다.
한 지붕 오손도손 얼굴도 서로 다른
대한민국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다문화가족들이 오손도손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하얗고 뽀얀 얼굴 터질 듯 뽀글머리
터질 듯 뽀글머리라는 단어로 검은 피부색을 표현했고 서로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말 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친구 같은 한 가족
매 가족들은 다른 가족들과 친구처럼 공존하면서 살고 있는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라는 한 지붕아래에 하나가 되어 살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생 명
올 때는 귀염둥이 백년을 살것처럼
그 마음 변했구나 배고픈 구석신세
여기요~ 그누구 없소 찬바람만 으스스.
나의 생각:처음에 사람들은 애완동물들을 귀염둥이처럼 예뻐해 주고 생이 다하는 날까지 살것처럼 데려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관심과 심지어 버려버린다. 애완동물들은 인가 없는 곳에 홀로 버려져 갈 곳이 없고 주인을 애타게 찾아도 찾을 수 없고 결국은 죽음에 이른다. 버려진 애완동물들의 처량한 신세를 시평조로 표현해보았습니다.
외국인부 장려상
피루제 아딜(터키)
일출과 일몰
아침의 이른 시간 해 돋는 그 시간이
저녁의 늦은 시간 해 지는 그 시간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평화로운 붉은색
저는 시를 많이 읽기를 좋아했지만 써본 적이 없습니다. 제 처음에는 느낀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우리는 예술을 느낀다는 것이고 사람들 마음을 평화롭게 합니다.
세계 어디에 있든 어디서 삶든 상관없이 독특하고 장엄한 자연의 일몰은 항상 우리를 품니다. 우리가 알아차리는 한 말입니다. 저는 우리를 모두 다르지만 또한 똑같은 것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 있고 같은 일몰 풍경을 봅니다. 이 소중한 느낌을 위해 시를 씁니다.
같은 하늘 아래 있다
세상의 모두사람 같은하늘 아래있다
우리는 하나이고 우리는 함께산다
세상에 언어나 깃발 모든 것이 하나다
모두다 자신안에 형성된 공동체다
따뜻한 아름다운 국가와 조국가진
우리가 같은 하늘과 경치를 보고있다
때때로 산기슭에 때때로 도시속에
나라의 조국애로 도시는 발전했다
지상의 속해있다는 자부심을 가지자
어여쁜 꽃과나무 숲들이 자연안에
그러나 어디에나 인간의 흔적이다
우리는 예쁜 지상의 일부일뿐 이어라.
우리다 같은하늘 지상에 살고있다
한국의 끝이없는 독특한 풍경이랑
우리는 형제의 나라 잊지말자 형제여
한국의 동해바다 터키의 에개바다
한국의 벗꽃과봄 터키의 튤립장미
양국의 친근한문화 하나같은 풍경이여
우리는 아름다운 달콤한 사람이야
바다의 수평선과 지평선 훌륭하다
자연과 인간의 삶의 조화로움 필요하다
초록빛 빨간색옷 곱게입은 인생속에
끝없는 맑고푸른 우리의 삶이있다
우리는 모두다 같은 하늘아래 살고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인종, 국적,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색깔, 우리의 땅, 우리의 자연은 하나이며 독특합니다. 우리는 리듬 같은 세계에서 이 거대한 우주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거의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두 같습니다. 우리는 이 거대한 우주에서 조화의 일부입니다.
외국인부 장려상
데리야 바즈(터키)
오늘도 난
어두운 하늘처럼 내기분이 오늘그래
태양은 머리위에 언제나 내리쬐어
그래도 구름이 있어 오늘도 난 살만해
어느 날 집을 가는데 기분이 이상해졌습니다. 머리가 아프게 태양이 내리 쬐고 있었고 숨을 곳이 없어서 속상하던 찰나 구름이 생겨서 그늘을 만들어줬습니다. 그늘 안에 잠시 있는데 그래도 오늘 살만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스탄불의 여름 햇볕은 살인적입니다.)
계절의 아름다움
창문을 열어보자 아침의 공기 좋네
어제의 슬픔에서 벗어나고 행복하자
봄날이 지평선에서 떠오르고 있잖아
사람은 여름안에 자유로움 느끼나봐
바닷속 사람들의 기뻐하는 웃음소리
오늘도 에개바다를 수영하며 놀아보자
공기가 서늘하고 입김나니 가을인가
추억과 후회위로 낙엽이 떨어지네
가을이 지나가면은 겨울님이 오시려나
이곳은 눈이안와 그러나 겨울이지
따뜻한 옥수수와 군밤들 겨울간식
이리와 함께 즐기자 이 겨울이 가기전에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그 계절이 모두있는 곳 터키입니다. 보통은 사계절이 없다고 하는데 터키는 그것이 뚜렷합니다. 다만, 한국은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터키는 여름에 매우 햇볕이 강하고 겨울에 비가 많이 옵니다. 그러나 비가 많이 오는 겨울도, 튤립 만개하는 봄도, 에게 바다에서 노는 여름도, 낙엽 많은 가을도 다 의미가 있어서 시를 씁니다.
<내국인 일반부 대상 수상작>
가족의 중섭
박 한 규
바라보는 눈빛 앞에 그늘마저 서분한가
새하얀 종이 위에 그려가는 정든 이름
남덕*은 흰 새를 이고 불그스름 피었다
못 부친 사연들은 남루로 다발지고
고단한 생의 무게 애면글면 지고 서서
대향**은 팔레트 들고 덧칠로 감추지만
결핍에 등 떠밀려 길 떠난 살붙이도
더께 진 언저리를 채색하는 붓질마저
사무친 슬하조차도 물감처럼 끈끈하고
웅숭깊게 둘러 처진 오롯한 울타리에
올 풀린 그리움을 유화로 풀어놓은
살붙이 향한 마음만 눈물보다 진하다
*이중섭의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의 한국 이름
**이중섭의 호
【제1회 국제시조 공모전 심사평】
인제대학교와 (사)한국시조협회가 700여년의 전통을 지닌 한민족 고유의 문학이자 음악인 시조의 세계화를 실현해 나가기 위하여 개최한 제1회 국제시조공모전은 웅비를 향한 새로운 출범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침체된 사회분위기로 인하여 많은 제약이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추진한 이번 공모전은 양적으로 크게 성황을 이룰 수는 없었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소중한 결실을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첫 시조공모전에 나타난 고무적인 특징을 총체적으로 열거하여 총평해 본다.
첫째로 처음 시도한 국제 공모전이므로 우선 외국인부에 나타난 특징을 살펴보면 39편의 한글로 쓴 시조작품이 접수되었는데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의 응모자가 많았으며 그 가운데도 터키에서 응모한 작품이 34편으로 가장 많았고, 접수된 작품이 한 편도 소홀한 작품이 없이 모두가 우수한 작품이어서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모두 수상작으로 뽑고 싶지만 공모요강에 공시한 수상작품 수가 정해져 있어 안타까운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 대신에 터키 응모작 전체를 모아서 소개할 기회를 갖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더욱 고려해 볼 것은 한국시조협회 터키 지회를 발족시켜 시조교육을 확산시킨다면 시조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별 응모작은 터키 34, 베트남 14, 태국 10, 우즈백 8, 프랑스 8, 일본 2, 중국 2편으로 합계 78편이다. 모두가 한글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는 나라들이다. 한글교육과 더불어 시조교육을 활성화 시킬 필요성이 있음이다. 물론 처음이기 때문에 미주지역이나 유럽 지역으로 확산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일반부에 응모한 시조는 모두 240편이다. 국내 공모전이 많은 점과 다른 공모전에 비해 상금이 적다는 점이 응모를 크게 늘리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전국 각지역에서 골고루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상금보다도 제1회 국제 공모전이란 점을 의미 있고 명예롭게 생각하는 분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로 여겨진다. 그래서인지 응모작 가운데 좋은 작품이 넘쳐났다는 점에서는 결코 다른 공모전에 뒤지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즉 양보자 질적인 면에서는 충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겠다. 수상작으로 11편을 뽑았지만 아까운 작품 응모자 10명을 별도로 구분하여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쓰실 것을 권유하고 응원해 드리고 싶어 챙겨 두었다. 개별적으로 격려해 드릴 것을 고려해 보겠다.
학생부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240편이다. 우리나라 학교교육에서 민족 전통 문학인 시조에 대한 교육이 얼마나 소홀한지를 알 수 있다. 응모작 가운데에도 시조는 정형시이기 때문에 형식을 잘 지켜야 하는데 형식에 명백히 어긋나는 작품이 많아서 실망스런 마음이었다. 그러나 고무적인 점은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고루 참여했다는 점에서 시조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지도해주신 선생님들과 참여한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
각 부문별 수상작은 일반부, 외국인부, 학생부로 구분하여 각각 대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3명, 입선상 5명을 뽑았다. 대상 수상작과 우수상 수상작에 대하여 심사위원들의 평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먼저 외국인부의 대상은 터키의 마이데 세린 츠의 작품 「비단길 따라 나의 님에게」를 뽑았다. 이 학생은 실크로드에 대한 심포지엄을 통하여 실크로드가 신라의 수도 인 경주에서 시작하여 콘스탄티노플인 이스탄불이 그 종점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 가족이란 주제로 쓴 시조인데도 그 상상의 폭이 광대하다. 1000여년 이전의 시대를 올려놓고, 가상의 임이라는 인물을 등장시킨다. 그 임은 실크로드를 걷는 상인이 상상과 기대와 회상으로 찾아가는 미지의 선녀이거나 두고 온 고향이기도 하고, 실크로드의 상념적 동행자일 수도 있다. 시조의 주제는 절묘함과 이끌림이 클수록 좋다. 그리고 이 시조를 6수의 연시조로 썼는데 너무 길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무난하게 이끌어 갔고 시조의 형식도 비교적 잘 지킨 작품이며 종장도 감칠맛 있게 닫힌 마감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수상으로 뽑힌 태국의 나리타 쑥쁘라만의 「집으로 가는 길」이란 시조이다. 고향을 잃어버릴 만큼 오랫동안 타향살이를 하며 고향의 엄마가 지어주시던 밥 냄새를 그리워하며 3수의 시조를 무난하게 썼다. 첫 수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나온 고향을, 둘째 수에서 행복하던 고향의 시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셋째 수에서
고향으로 가는 길을 찾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또 한편의 우수상 수상작은 터키인인 아이셰 바할 보즈도안의 「아일라 (나의 딸에게)」라는 작품이다. 이 시조는 터키에서 제작하여 온 국민이 보면서 한국전쟁을 생각한다는 감동적인 영화 이야기를 시조로 엮은 작품이다. 6.25 전투에서 터키군은 한국을 위하여 용감하게 싸워 ‘피를 나눈 형제’라고 일컬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가져왔다. 터키군 슐레이만 하사가 전쟁중에 만난 전쟁고아인 어린 소녀 아일라(달빛이란 의미)를 키워주고 철군할 때 데려가지 못해 그리워 하다가 춘천mbc의 도움으로 죽기 전에 극적으로 만난다는 이야기를 6수의 연시조로 쓴 작품이다. 너무나 순수하고 애절한 이야기를 한편의 시조로 함축시켜 전개하였다.
국내 일반부의 대상을 차지한 작품은 박한규의 시조 「가족의 중섭」이란 시조이다.
이중섭의 유화작품가운데 떠오르는 화폭이 있다. 이중섭의 여인상을 주어진 주제인 ‘가족’의 소재로 삼았다. 한 폭의 그림 속에 잠재된 이야기를 감각적인 시어로 엮어 풀어내는 발상의 신선함이 돋보여 이 작품을 대상작으로 뽑았다. 시조의 작품화한 솜씨도 자연스럽게 정형을 잘 지켜 주었는데 다만 2연과 3연의 종장 후구의 마감을 열린 마감으로 한 것은 아쉽게 느껴졌다. 종장을 가능한 닫힌 마감으로 하여 한 수의 시조가 완결성을 이루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 열린 마감을 할 경우는 그래야 할 이유가 있음을 공감할 수 있을 만큼 효과적이어야 한다. 우수상 수상작으로 민병식의 「가족」과 박찬영의 「밤 까기」를 뽑았다. 민병식의 「가족」은 가족의 소중함, 가족을 위한 노력, 가족이 주는 행복,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4연의 시조로 형상화하고자 하였다. 시조의 형식은 흐름과 맺힘을 적절히 구사하여 자연스럽게 구성하는데 무리 없이 전개하였다. 박찬영의 「밤 까기」는 가족과 밤과 달을 등장시켜 환유하면서 밤을 까는 아린 칼끝으로 표현하고 있다. 밤을 까는 대표적인 계기는 8월 한가위 추석절일 것이다. 한국의 명절은 온 가족이 함께 만나 정을 나누고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제의와 축제의 혼합적 의식이자 이벤트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을 연상하면서 가족을 배경으로 쓴 시조로 여겨지는데 시조를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백일장이 대부분 공모전으로 전환되면서 비슷한 시기에 여러 공모전에 동시에 응모하기도 하는데 박찬영은 전국한밭시조백일장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으로 발표되기도 하였다.
학생부 작품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를 나누지 않고 통합하여 작품을 공모하고 수상작을 뽑게 하였다. 그러나 그 수준답게 작품을 쓴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 심사를 하는 데는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다만 정서상 초등학교부는 ‘동시조’를 공모작으로 응모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는 논의가 있었기에 다음해에 공모계획을 수립하는데 참작하도록 전해드린다. 학생부의 대상은 수원 곡정고등학고 송채은이 차지했고, 우수상은 대구 노변중학교 이무건, 원주 삼육초등학교 이민서 학생이 차지하였다. 대상을 차지한 송채은의 「가족」은 단수 시조이다. 늦은 밤 귀가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애정 어린 가족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모습을 함축성 있는 시조로 엮었다. 늦은밤-아버지-술냄새-가족의 애정어린 이해와 사랑을 잘 표현하고 있다. 시조의 진수는 단시조에 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단수의 거리 안에서 시적 감동을 공유할 수 있는 함축적 작품은 은유나 상징이 아니고는 표현하기 어렵다. 우수상을 수상한 이무건의 「어느새 다가온」은 가족이 맞는 계절을 단수로 표현하여 땀과 결실과 희망을 시적 진술로 나타내고 있다. 또 한편의 우수상 수상은 초등학생 이민서의 작품으로 「소중한 가족」이란 주제를 가을이란 계절로 대입시켜 4연의 연시조로 창작하였다. 첫 연에서 가을 결실의 약속, 둘째 연에서 아름다운 계절, 셋째 연에서 결실의 고마움, 그리고 제4연에서 부모님의 소중한 모습으로 환치시켜 시조를 구성하였다. 초등학생으로는 좀 성숙한 모습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처음 시도된 국제시조 공모전이 나름대로 소중한 결실을 거두었다고 여겨진다. 앞으로 좀 더 충분한 준비와 폭넓은 협력망을 구축하여 명예로운 세계적 공모전으로 발전되기를 소망하며 심사평을 맺는다.
< 심사위원 : 임종찬, 박재섭, 강재일, 박헌오(심사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