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네 순대국♧
미자야!
너는 교회당 종소리 우는 고두산 아릿동네
영롱하고 파릇파릇한 풀잎에
방울방울 곱게 맺혀있는
청초한 이슬이었지!
천사처럼 여리여리하고 수줍은 열아홉 순정
흩날리는 진애 속에 묻히어
외로운 짚시처럼
떠돌았다.
소쩍새 울고 파도치며 무서리 내리는 영혼
백합의 골짜기를 넘고 넘어서
발갛고 연연한 앵도화 같이
알알이 영글었도다!
황혼의 어스름 내리어
머나먼 섬 머슴아 가시내 허박 달려오면
드넓은 가슴 말없이 내밀어
도톰한 순대 향기로
품어주는구나!
이제는
맛갈스런 음식 창조하는 신데렐라
요식업계 선도하는 샛별로 반짝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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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는 양지바른 아담한 동네인 분토리에서 태어난 초등학교 친구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3학년 까지만 남녀 같은 반이고 4학년부터는
남녀가 다른 반이어서 미자는 3학년까지만 같은 반이었다
어린 기억 속에 떠오르는 미자의 모습은 여리고 수줍음많이 타는 비교적
늘씬한 외모를 지닌 시골 소녀였다. 초등학교 졸업 후 고향에서 상급학교
를 마치고 상경해 인생길에 방황도 많이 하고 다양한 분야를 서성거렸다.
우연한 기회에 요식업 분야 일을 하다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음식 솜씨 좋
다는 말을 듣고 자신감을 가져 이 쪽으로 매진했다.
세월이 흘러 결혼하고 아이 낳은 다음 전문음식점을 차리기로 계획하고 순
대국을 주매뉴로 하여 다양한 음식을 제공해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지금 수원에서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데 고향 친구들이 달려오면 자기 식
구처럼 맛있는 음식을 잔뜩 가져와 대접해준다. 또한 동창 모임에도 많은
보탬을 주는 든든하고 마음씨 고운 벗이다.
나는 고향 친구로서 미자의 최선을 다하는 인생 역정을 들여다 보고 감동이
밀려와 어쭙지 않게 몇 글자 긁적였다.
앞으로 사업이 더욱 번창하여 우리나라 요식업을 주도하는 자랑스런 여사장
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