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식품, 중국 먹거리 시장서 승승장구
최근 5년새 2배로, 설탕과 분유에서 음료, 라면, 김 등으로 다양화
- 무협 북경지부 보고서, 한류에 마케팅 강화로 수입시장 점유율 5%대 눈앞 -
최근 대중국 수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먹거리가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2011년에 3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6억 달러로 2배 이상 상승하면서 중국 수입시장에서 5% 점유율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 북경지부가 내놓은 ‘한국 농식품의 대중국 수출 동향과 마케팅 사례’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산 농식품(농축수산물)의 對중국 수출액(중국 통계기준, 이하 동일)은 2011년 6.2억 달러에서 2015년 8.3억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한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가공식품 수출액은 2011년에 3.0억 달러에서 지난해 6.2억 달러로 2배 이상 급증하여 매우 양호한 성적표를 선보였다. 연평균 20.3%라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한 셈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가공식품 수입시장 중 한국산의 점유율은 2011년도 3.5%에서 2015년에 4.5%로 뛰어 올랐다.
품목별로는 설탕과 조제분유의 수출규모가 각각 9,587만 달러와 8,727만 달러에 달해 전체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조제분유는 높은 성장세(2015년 28.8%)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에는 1억 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새로운 수출 강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과일주스는 3배가 늘어 1천만달러대 수출품목에 얼굴을 내밀었으며, 라면과 맥주도 2천만 달러 전후의 수출액을 기록하였다. 김도 건강식품으로 인식되면서 반찬은 물론 스낵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한 농식품 중에서 일부 품목은 매우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조미김은 수입시장에서 65.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2008년 이후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조미김 수출액은 2011년에 56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5,408만 달러로 10배 정도 늘어 연평균 증가율이 76.2%에 달했다. 라면의 對중국 수출액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6.9%로 크게 성장했으나 수입대상국 순위는 오히려 2011년 1위에서 2015년 2위로 낮아져(1위는 타이완) 중국 라면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조제분유와 생우유 등 유제품은 한국이 중국의 수입시장에서 각각 3.5%(9위)와 5.6%(4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글로벌 유제품 강국들이 중국시장에서 각축전을 벌리고 있음을 감안할 때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에서 가공식품 기업들의 판촉전도 매우 뜨거운 상황이다. 조미김 수출업계는 김을 밥과 같이 먹는 반찬과 함께 심심풀이 간식과 스낵용으로 현지화하고 있다. 밥 없이 먹는 스낵용 김, 건강을 중시하는 풍조를 감안하여 소금이나 기름 비중을 줄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기존 소주와 맥주 외에 과일을 접목하여 건강을 고려하면서도 색이 화려한 저도수 과일소주를 무기로 중국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교민 위주의 마케팅이 한계에 있다고 보고 중국 젊은 층에게 파고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술을 파는데 규제가 없고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 주류문하에 익숙한 젊은층이 두터워 향후 매출증대가 기대된다. 서울유유와 연세우유 등 10여개 유제품 업체들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류효과와 한국제품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무기로 밀착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호주와 뉴질랜드산 신선우유가 항공기를 통해 중국 시장에 들어오면서 우유 수출 신장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한국과 중국 간에는 운송기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한 배로 운송하기 때문에 통관만 원활하다면 원가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 최용민 지부장은 “한·중 FTA에서 우리의 농식품은 개방대상에서 대부분 제외되었지만 중국의 농수산물은 90%가 넘는 품목을 개방했다”면서 “높은 가공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현지 입맛을 고려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다면 최근의 수출부진을 극복하는데 농식품이 지렛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고> 업체별 마케팅 사례
① 해지촌 : 2006년에 산둥성 칭다오에 설립된 해지촌은 중국내 1,200개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유통네트워크를 구축할 정도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상하이, 광둥, 충칭, 선양에 지사를 설립하여 거점도 넓혀가고 있다. 한국내 21개 회사의 중국 대리상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매월 40피트 컨테이너 50여개 물량을 수입하고 있다. 취급품목도 조미김에서 건미역, 소시지, 라면, 만두 등으로 다양하다. 주력제품은 라면으로 매월 40피트 컨테이너로 20여개를 들여올 정도다. 최근 한·중 FTA가 발효되면서 기존 보따리상과의 차별화 정도가 더욱 확실해 지고 있다. 정식통관과 원산지 증명서 확보를 통해 중국내 수입시 관세 인하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중국 수출액이 1,300만 달러에 달했는데 올해는 1,500만 달러가 무난할 전망이다.
② C사 : 현재는 한국산 김을 주로 수출하고 있으나, 중국에서 현지 생산에 나서는 등 현지화를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물론 원료 김은 한국산을 수입하여 고품질과 ‘한국’ 프리미엄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중국내 주요 마트에서의 시식, 판촉전 확대 등을 통한 게릴라식 판매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청두, 선양 등에 영업망을 구축해 놓았으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웰빙 건강식품으로 김을 부각시키되 현지화를 도모한 신제품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점진적으로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③ 동원F&B : 중국시장 매출은 지난해 60억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85억 원으로 높여 잡았다. 동방CJ 외에 중국 3대 홈쇼핑 채널인 UGO 홈쇼핑 등 중국 내 총 10개의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동원참치는 교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국슈퍼 외에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재래시장이나 중국 현지마트 등을 통해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특히 현지인들은 매운 맛이 있는 고추참치를 선호하고 있다.
*첨부 : 한국산 가공식품의 대중국 수출액 점유율 추이,한국산 농식품의 대중국 수출 상위 품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