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경전에다 답을 다 정해 놓았죠.
새로운 답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교리나 계율대로 행하지 않으면 이단이다, 파계다 하며 경계 밖으로 추방해 버리죠.
이렇게 종교는 절대성이 유지됩니다.
매우 배타적입니다.
수학이나 과학의 답은 하나입니다.
진리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답을 뒤엎을 새로운 학설이나 주장이 대두되어 검증되면 새로운 답으로 인정합니다.
진리도 바뀔 수 있다고 하니 아이러니이기는 합니다.
흔치는 않지만 일어나는 일입니다.
당시에는 진정한 답을 진정 몰랐거나, 종교나 정치 같은 권력의 의도에 따라 진리가 왜곡되는 경우입니다.
중세기 천동설-지동설 관계 같은 거죠.
철학은 답이 여러 개입니다.
철학자는 알쏭달쏭한 화두를 던집니다.
질문을 하는 셈이죠.
철학자는 자기 답은 말하지 않고 각자의 답을 만들어 보라 합니다.
성철 스님은,
"마음의 눈을 뜨고 그 실상을 바로 보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라고 하셨습니다.
과학의 눈으로 보면 유치원생이 봐도 지극히 당연한 사실입니다.
사뭇 유치해 보이기도 하죠.
서두 말씀대로, 그 실상을 보이는 그대로 한 말씀인 듯한데도 놀랍게도 사람들은 이 큰 스님의 말씀에 숨은 심오한 뜻을 캐보려 합니다.
그리고 각자 다른 해석을 해냅니다.
이런 것이 화두입니다.
이런 것이 철학입니다.
노자는 '무위자연의 삶'을 살라고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가늠하기 힘듭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라 하고 그것을 도라 하였습니다.
후세의 해석입니다.
이 해석도 이해하기 어렵기는 매 한 가지입니다.
'부자연스러운 행위를 일절 하지 않는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라는 유사한 해석이 있는데 언뜻 알 것도 같은 해석이지만 가슴에 확 와 닿지는 않습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 했습니다.
이 말만으로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종교의 초월적 가치가 붕괴되고 허무주의가 팽배하던 19세기를 살았던 니체는 종교의 초월적 가치 붕괴를 신의 죽음으로 본 겁니다.
이것도 하나의 함의에 대한 해석일 뿐이지만.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 고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기 힘듭니다.
이렇듯 철학자는 알쏭달쏭 답이 여러 개일 수 있는 화두를 던지고 각자 답을 만들어 보라며 뒤로 빠집니다.
철학자의 화두가 그럴듯하게 다가와서 해석을 해보려거나 애써 답을 찾으려 해 봐도 평소에는 선뜻 내 가슴에 와 닿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구하며 심각하게 고민하다 보면 '아하 이것이다(Aha Moment, Eureka Effect)' 하며 답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이런저런 고민과 번뇌가 있을 때 불현듯 머릿속에 맴돌던 성현의 말씀이나 철학자의 화두가 내 고민과 번뇌의 답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이때가 '아하의 순간'입니다.
화두를 던진 성현이나 철학자와 소통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화두가 내 가슴에 와 닿은 것이죠.
좀 더 피부에 와 닿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사춘기 시절 말을 안 들을 때면 부모님으로부터 "다음에 결혼해서 꼭 네 같은 자식을 한번 낳아 봐라"라는 말을 한 번씩은 듣고 자랍니다.
반항하던 때라 잔소리로만 알았습니다.
내가 결혼하여 내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님이 했던 말을 똑 같이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때가 '아하의 순간'입니다.
부모님의 그때 그 순간이 지금 나의 이 순간과 같음을 이해하는 순간이죠.
이런 것이 철학입니다.
깨달음입니다.
철학은 화두를 던집니다.
깨닫게 하죠.
철학은 인생의 지혜를 제시하지만,
답은 스스로 찾아가게 합니다.
그 답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런 것이 철학입니다.
철학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철학자도 가까이에 있습니다.
첫댓글 哲學
인간의
이치
그
이치의
길이
님이
말한대로
그렇게
쉽게
걸을수
있다면
철학이
아니지요
밝은
학문은
그 이치가
땅끝에
닿고
하늘끝에
이르는
것
님과
내가
아리송
모르는ㅇ
것이
당연한
이치
난해하기
그지없는
순수이성 비판서
임마누엘 칸트의
저서도
몇줄
되지않는
무위자연의 삶
보다는
어렵지
않죠
우리같은
평범하고
보통
사람에게
던지는
철학으ㅢ
메세지는
우리가
죽을
때까지
그
주위를
빙빙
돌다
죽음을
맞이하지요
그래도
철학을
혀
끝으로
맛만 보아도
행복한게
아니겠어요?
문제를
제시하고
결론을
내린
님이
......
ㅎㅎㅎ
감히 논객의 자리에 끼이지도 못하고
뒷전에서 눈요기로 만족했습니다.
글을 주신 분께서도 댓글을 드린 분께서도
제 느낌으로는 대단하게 비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