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한바탕 소동을 치루었습니다.
아이들과 남편이 나가고 현관문을 닫으며 걸레질을 막 시작하려는 찰라
"가스가 샙니다. 가스가 샙니다"
가슴이 철~~렁.
경보기가 얼마나 요란스리 울려대는지 창문을 모두 열고,
여름이라 열린창문이지만 창문이란 창문은 무조건 다 열었어요.
가스렌지 위에 있던 냄비들도 모두 치우고(냄비는 화기와 전혀 상관없는데도)
현관문을 활짝열고 관리실 비상연락망으로 전화를 했어요.
경보기가 너무 시끄러워 전화소리도 제대로 안들리더군요.
아직 7시라 출근도 하지않은 시간이지만 다급해서 사람을 불렀습니다.
경비실에선 인터폰 오작동인거 같다고 이것저것 만져서 경보음은 껐는데
비상등은 깜박이며 꺼지지가 않았어요.
가스회사에 다시 연락.
가스회사 직원이 와서 가스누출검사기로 진단하고.
ㅋㅋㅋ
"아주머니 가스가 있는 뭐 사용하셨어요?"
"벌레가 있어 에프킬라를 뿌렸는데요."
"그것도 가스입니다."
"네 알아요. 그렇지만 창문도 열려있고, 전에도 에프킬라 뿌려도 이상 없었는데요."
"오늘은 좀 많이 뿌리셨겠죠. 여기가 가스감지기입니다."
뒷베란다와 가까이 가스감지기가 있더군요.
거기와 내가 에프킬리 뿌린 곳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데....
졸지에 무식한 아줌마가 아침부터 소란스럽게 사람을 오라가라한 꼴이 되었습니다.
프레온 가스가 있는 것은 반드시 송곳으로 구멍을 내어 버리고
안전에 철저한(남편의 말로는 강박증) 제가 벌레 좀 잡으려다 꼴이 우습게 되어버렸어요.
이제 살충제 뿌릴 때도 잘 보고 사용해야겠어요.
가스누출이 아니니 천만다행이고요.
근데 그렇게 경보음이 울어도 어느 한 집도 문을 열어보질 않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여긴 도시도 아니고 시골인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반성도 해보면서요.
첫댓글 빈데 잡으시려다가 초가간 태우실번 한 경우와 같네요..
저는 얼마전에 진짜 가스불 켜놓고 다섯시간이나 집을 비웠어요. 불을 작게 켤 일이 있었는데 잊고 그냥 나갔다 들어왔어요.
저도 그 작은 불켜놓고 잊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정말 잊어버리면 안될 것이니 항상 경계를 해야겠어요.가스직원온뒤 머쓱해졌을 아네스님의 얼굴이 상상이 되어 웃음이 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