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연제구에 위치한 부산시의회 주회의실에서 김석준 교수가 공동대표로 있는 '부산교육포럼', 국회 교문위 소속의 배재정 의원실, 부산시 시의회 이성숙 시의원실이 함께 공동주최한 부산교육포럼의 정책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부산형 혁신학교,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화두를 두고 서울과 경기의 혁신 학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광필 전 이우학교 교장, 황영동 쌍령초등학교 교사 두분께서 혁신학교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려와 참석하였고, 부산에서는 홍동희(부곡여자 중학교) 선생님, 그리고 지정토론자로 김정숙 참교육 학부모회 부산진회의 전 정책실장, 신용규 금성초등학교 학부모가 참여하여 2시간여에 걸쳐 열띤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혁신학교, 이른바 대안교육이라 이야기 될 수 있는 체제, 여기에 대해서는 제 개인적으로도 참 관심이 많은 이야기입니다. 제가 얼마 전 까지 금정구에서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대상으로 대안교육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현장에서 그 고민을 직접 풀어보기도 했었고, 경제적 이유가 아니었더라면 아마도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일을 계속 지속하였었을 것이기에 망하지 않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지혜라도 얻고 싶었던 것이 제 개인적 욕심도 있었지요.
'부산형 혁신학교, 어떻게 만들것인가?' 어제 토론회에는 이례적으로 참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준비된 자리가 모자라 스텝진들이 의자를 다시 구해오고, 그것도 부족해 카메라를 두고 움직일 공간까지 서서 토론회를 지켜본 덕분에 취재를 나온 기자들이 곤란을 겪을 정도였었지요. 그만큼 부산의 교육현장의 상황이 열악했고, 교육현장의 선생님들이나 학부모들이 부산에는 없는 새로운 교육방향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합니다.
토론회는 국회 교문위 소속의 배재정 의원의 인사로 시작되어, 발제를 맡은 황영동, 정광필, 홍동희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느낀 교육현장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그리고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어떤 방법으로 성공적으로 혁신학교를 운영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사례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전개 되었습니다. 물론 부산에 혁신학교라 확실히 규정지을 수 있는 학교가 전무한 상황이기에 부산지역의 토론자로 나선 홍동희 선생님께서는 부산지역에서 교사로서 느끼는 아쉬움과 교육현장의 부조리함과 교사 개개인에게 부담되는 학생들에 대한 수업의 문제가 아닌 잡무들에 대한 개선방안까지 제시해 주셨지요. 아마도 김석준 부산교육포럼의 공동대표이신 김석준 교수께서 오는 6월4일 치뤄지는 전국동시 지방선거에 부산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신다는 것을 알고, 만약 김석준 교수가 당선되시면 부산의 교육감으로서 부산교육 현장에서 개선되어야 할 사안에 대한 건의를 미리 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부산에는 혁신학교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수도권에는 수십개의 혁신학교가 존재하고, 부산을 제외한 광역시도에 혁신학교가 없는 곳은 손꼽을 정도인게 현실입니다. 그럼 왜 부산에는 혁신학교가 없을까요? 부산 인근의 양산에도 대안학교는 있습니다. 부산이 아닌 경남지역의 대안학교이지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부산의 폐쇄적인 분위기가 많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혁신학교에 대한 갈망이나 수요가 없어서임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 양산에 있는 그 대안학교의 재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부산에 주소를 두고있는 학생들이고, 교육의 기본목표를 학습능력보다 아이들이 가지는 '행복'이 더 많이 중요한 가치라 생각하는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수년 전 부터 공교육 기관인,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발령 받기를 기피하는 금정산 꼭대기인 산성마을에 위치한 금성초등학교에 모여 공교육 커리큘럼 안에서 나름의 대안교육을 모색하고 있음이 현실이니 말입니다.
이명박씨 표현처럼 저도 얼마 전 까지는 대안교육을 표방하면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현장에서 일을 했었기에 공부 잘 하는 아이보다는 자신의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커가기를 원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고 교육할 공간을 찾기가 힘들다는 그 것이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이지요. 금성초등학교에 재학중인 아이들도 금정구에 거주하는 아이들 뿐 아니라 부산 전역에서 아이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제가 운영하던 그곳에도 1년에 꼭 한,두명씩은 동래구에서, 아니면 금정구에 거주하고 있더라도 장전동이 아닌 구서동, 부곡동, 남산동에서 오는 아이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부산에서 거주하더라도, 부산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가 있는 부모님들 중에서도 금성초등학교가 공교육 체제하에서 대안교육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부모들이 많지 않고, 제가 운영하던 그 곳도 금정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학부모들 중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아는 학부모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 교육은 바뀌어야 합니다. 학생을 가진 부모들이,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그들에게 교육현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 해 주고, 또한 선택이 가능하게 새로운 형태의 교육의 장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가 국민에게 가져야 할 마땅한 책무입니다.
김석준 교수가 오는 6월 선거에서 당선되어 부산광역시 교육감이 되시든,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부산시 교육감으로 당선되던 이제 부산도 더 이상 교육현장에서의 학부모들,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들의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정책이 필요합니다.
부산에도 공교육 체제하의 공식적인 "혁신학교" 그것이 빨리 생겨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