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보입니다. 오늘 3시경 스페인구단 바르셀로나 축구구장 누캄프가 정체 불명
단체의테러에 의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일부 관중들이 사망 및 중상을 입
었고, 라커룸에 있던 선수들은 전원 사망했다는 스페인 언론의 소식입니다. 누캄프
관중 중에 윤현명선수의 모습을 보러갔던 한국주민의 피해가 있을듯합니다. 잠시후
피해자의 신원정보가 올 예정입니다.
몇시간 후.
지금 막 신원정보 소식을 접할 수 있었으나 그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윤현명 선수의
생존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윤선수의 왼쪽다리는 쓸 수 없게 되어 절단
해야 했다고 합니다.
피해자의 신원파악정보는 자막으로 나가겠습니다.
"물..... 물좀...."
"물은 못마셔.."
"응?"
"눈 떠봐.. 나 카테르카스야"
"아.... 카테... 난 너보다 엄마가 보고싶은데......"
"어머니도 병원에 계시니까 움직일 수 있게되면 가봐"
"어머니도? 얼마나 다치셨지?"
"어머니는 파편을 맞으셨어.. 내가 어머니 의식 차리시는걸 먼저 보고왔지"
"괜찮으셔?"
"의사들이야 언제나 말하듯 기다려봐야 안다고들 하지"
"그래......"
난 그뿐이었다.. 어머니만 괜찮으면 된다. 다시 눈을 감았다.
"그냥 거기 있지 왜 기어나와......"
"뭐?"
"그 유리밭을 왜 기어나와!"
카테가 눈물을 흘렸다. 강직한 카테...... 눈물을 흘리며 운다. 듣기 거북하게 서러
운 울음소리... ... 나 때문인가.
초점을 알 수 없게 눈물로 가득한 눈 때문인지.. 왜 우는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카테.. 나도 힘이 없어 이러지마.."
"네 다리를 봐 임마!"
반사적으로 다리를 봤다. 없었다.. 오른쪽은 있었지만.. 왼쪽은 없었다.. 내 다리
가.. 황금이라고 불리던 내 다리가..
"네 다리를 걸레짝으로 만들어 와서 네 엄마 대신 네 다리절단서류에 내가 사인을 했
어! 네가 다리가 없으면...... 다리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 마드리드.... 마
드리드 가기로 했는데.. 이번 경기만 하면 됐는데...."
카테가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괜찮아.. 네가 마드리드에 가잖아.."
내주제에 위로를 하다니.. 카테는 나갔다. 나는 다리의 빈곳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며 억울함이 솟구쳤다.
'한 달만 지나면.. 꿈의 동료와 꿈의 챔피언스리그가 있었는데..'
2003년...
오늘도 일찍 일어났다. 바보 같은 걸음으로 트레이닝 센터로 간다.
"왜 이리 일찍 오셨어요~?" 김종화 코치다. 이 사람이 왠일로 일찍왔나.
"나야 뭐 병신걸음으로 오다 보니 일찍 출발해야지 먼저 그라운드에 가있을게" 씨익
웃어주고 왔다.
역시 아무도 안 왔다. 내가 또 병신 걸음으로 다 꺼내야하나. 김종화 그사람이 도와
주면 좋으련만 아.. 참 늙은이 같은 생각이군.
늦으면 다리병신이라는 소리들을 까봐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만, 나는 기쁜 마음으로
트레이닝 센터를 나섰다.
집에서 옷을 갖춰 입고 걸음도 제대로 걸어보려고 거울 앞을 수 차례 배회했다.
이 얼마나 바라던 재회인가! 십수년만의 만남에 어쩔 줄 모른다.
플랭카드도 멋지게 만들었다.
welcome! katercars
4시약간 넘어서 도착한 공항에서 꽃을 사고 의족을 이끌고 출구에 섰다.
5시 반이 넘어서 출구의 문이 열리자 세계에서 제일 사랑하는 외국인이 특히 눈에 띄
었다.
짐도 별로 없이 가볍고 날렵한 모습이었다.
카테! 나는 넘어질락 말락한 모습으로 카테에게 안겼다. 아까 연습한 걸음은 없었다.
카테를 곧장 집으로 데려와 술 한잔 할 마음이 제일 컸다.
"현면! 첫감독생활은 재미있어? 너 같은 최고의 선수를 승격도 안되는 2부리그팀 감
독으로 앉히다니 성적은 괜찮나?"
"좋지! 내년엔 1부리그 감독도 할 수 있겠는걸! 최하위로 예상됬던 우리팀이 무패
야!"
"알고 있네 뭐 나는 레알마드리드의 수석코치아닌가!"
"알긴 뭘 알아! 일개 수석코치 따위가! 낄낄낄"
좁은방에서 둘은 웃음이 터졌다.
"현면 한국에서 그만 살아. 나랑 스페인 가자." 갑자기 카테가 정색을 하면서 말했
다.
"흠... 내가 거기가면 뭐하고 살아.. 이 다리가 창피할 뿐이지."
"레알의 빈자리를 네가 채워줬으면 하는데."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레알의 수석코치가 내게 구단주의 뜻을 전하는 것이 아닌가!
"구단주의 스타 전략은 선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감독도 스타였으면 하는 생각같
은데 너는 정말 조건을 갖추고 있어!"
"나 같은 장애인을 어떻게 보라고 그런 생각을 하는지 나는 모르겠네만.."
"자네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건 홍보의 중요 요소이네"
"싸그리 이용해 먹을 생각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렇지만 그보다 자네가 레알을 통솔 할 수 있다는걸 구단주
는 알아, 성적은 스타보다 중요하거든."
나는 생각해볼 것도 없었다. 어차피 1년계약의 팀.. 떠나도 그만이었다. 그리고 프로
정신 없는 선수들과도 안녕이었다.
다음날 정인환 선수를 몰래 불러서 작은 선물을 하고 구단에 공식적 사퇴를 선언했
다. 계약금이야 마드리드 측에서 물어주었다. 이럴때만 벌떼 같이 몰려든 기자들이
나의 행선지를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기자들을 피해 집으로 와서 나는 즉
각 한국을 떠나버렸다. 사실 한국엔 미련이 없었다. '30대의 올드스타'를 등안시해준
것 때문만 아니라 어머니의 묘지도 한국엔 없었다.
비행기가 떠나며 이나라의 대류권을 넘어 서며 누런 하늘이 내 눈에 남아진다.
"승객 여러분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잠시후 4시10분경 스페인상공에 도착할 예정입니
다."
마드리드.. 그 지역만 해도 많은 구단이 있는곳, 나는 그 지역 최고의 팀에서 뛸 수
있었다.
카테가 이끄는데로 꽤 멋진차를 타고, 출발했다. 장애인인 나로서는 몸이 많이 축났
다. 곧 구단에 도착했다. 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이 멋진자태가.... 내가 십수년
전 본 그 모습인가! 내 팀으로서의 베르나베우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선수들을 볼 수 없겠나?"
"하! 우리선수들은 오늘은 연습이 없어. 플로렌티노를 만나러 가지."
우리는 구단주 사무실로 갔다. 카테가 나만 들어가 보라는 것이다. 뭐 그것도 나쁘
지 않다.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음! 역시 스페인어는 할 줄 아는구만! 일단 계약서는 내일 집으로 갈꺼니까 서명하
면 되네.아! 집도 마련해 두었네, 기자회견은 베컴 영입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날 같
이 하도록 하지.
그리고 나는 욕심이 아주 많은 사람이네, 당신이 뭔가.. 기록을 세워줬으면 하는 마
음이야. 지금 첼시에서 돈을 뿌릴 준비를 하여 이번 시장에서 레알은 그다지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 자신이 없네만, 이적료 지원은 최고수준으로 하겠네. 전력에 도움이
될만한 스타를 영입하기 바라네. 스타 말이네 스타."
"스타 좋죠."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말이지.. 이번 시즌에는 우승을 해야하네. 작년 감독은 리그
는 우승했지만 경질됐지 않나? 알아듣겠지? 그럼... 가보게"
첫댓글 기대요~뛰어쓰기좀해주셧으면!^^
에.. 띄어쓰기 잘한거 같은데.. ㅡㅡ;; 아닌가요? 한글에서 빨간줄 나오면 띄고 띄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 띄어쓰기가 아니라;; 엔터띄어쓰기를 말씀하시는듯 하네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기대중!!!
언제나 처녀작은 언제나.. 흥미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