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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追跡者)-16
지금은 그들을 공격할 시기가 적당치 않았다. 저들이 경계를 강화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음을 모르고 있음이리라. 설사 살아있음을 알았다고 하여도 지금 이 시각에 내가 이곳까지 올 이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는 생일선물이라며 쎄지로가 사서 보내준 한국산 금장시계의 야광 시침이 23 시를 가리키고 있는 것을 봤다. 나는 이 시계를 언제나 왼쪽 손목에 차고 다닌다. 점퍼 소맷자락을 들치자 그 시계가 야광 빛을 내며 23 시 28 분을 알리고 있었다. 나는 휴대폰을 껐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소리가 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았다.
더 이상 없었다. 이미 차에서 내릴때 토큰과 비상용 동전들은 자동차 안 동전 보관케이스에 두고 나왔다. 자동차 열쇠는 그대로 꼿아 두었다. 나 역시 이 시간에 누가 이곳을 지나며 빈차를 열어 보겠는가 하는 이 지역의 무거운 침묵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였다. 다시 한번 신발을 확인하였다. 이제 이 정도면 공격 준비는 끝난거다. 두 사람이 에드를 끌고 싸이로에 도착하기 전에 그들이 나온 포치를 지나 6 미터 정도 크기의 검은 메이플 두 그루가 서있는 사이에 몸을 숨기고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 창 안은 식탁위에 음식들이 어지러이 놓여있는 부엌이었고 그 너머로 앞에서 보이지 않던 다이닝 룸이 보였다. 두 명이 더 있었다. 거실에 4 명 다이닝룸에 2 명 그리고 에드와 함께 있는 2 명 모두 8 명이었다. 여자와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 하우스는 2층에 침실이 있을 것이다. 나는 뒷편에 있는 다음 메이플나무 옆으로 위치를 옮겼다. 그리고 2 층을 올려다 봤다. 2층은 불이 꺼져 있었다. 벌써 취침시간인가? 아니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나는 재빨리 싸이로 앞 건초더미 뒤로 붙었다. 2층에 누가 있어서 밖을 내다 보더라도 낮은 정원수를 따라 소리없이 움직이는 나를 알아내기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였다.
나는 육군 수색대에서 잠입 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다. 흐르는 연기처럼 빨리 부드럽게 소리없이 움직인다. 5살 때에 배운 바닷물 수영을 최근 10년 이상 다시 해 보지 않았어도 수영장에서 헤엄을 잘 칠 수 있었듯이... 시간이 많지 않았다. 저들도 곧 도도이프가 경찰에 체포되었다는것을 알 것이고 내가 에드를 구출하려 한다는 것도 알 것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에드를 싸이로에 가두고 출입문을 닫고 나오는 것을 보자 나는 싸이로(silo) 바깥벽 좌측으로 붙었다. 자물쇠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수갑으로 채워두고 벽이나 기둥에 묶어 두었을 것이다. 두 사람이 하우스의 포치를 지나 출입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자 곧 나는 양철판으로 만든 문을 조금 위로 들어 올리며 당겼다. 소리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문은 의외로 쉽게 열렸다. 안은 어두웠다. 건초나 곡물을 저장하지 않는 싸이로는 대부분 부숴 버리기에는 비용이 들므로 일반 농기구나 자동차 정비 기구등을 넣어서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곳이 그런 곳이었다. 싸이로 안은어두웠다. 문을 닫고 좌측 벽에 기대서 잠시 어둠에 익숙해지길 기다렸다. 원형의 맞은 편 벽에 에드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에드의 앞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희미하지만 겨우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전구가 에드 뒷쪽 벽에 달려 있었다. 에드를 끌고 싸이로에 들어가서 그 안에 에드를 감금하고 그 둘은 안심하고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한 실수를 저질렀다. 안에 한 사람이 더 있었음을 예상치 못했다.
이쪽은 어두웠고 그 쪽은 그나마 조금 밝았다. 그가 인기척을 느꼈는지는 확실치 않았다. 나는 몸을 숙여 재빨리 그들의 반대편인 문의 오른쪽으로 소리를 죽여 옮겼다.
나와 그의 거리는 약 30 보 정도되었다. 짧은 거리는 아니다. 그러나 그를 제압하기 위하여서는
긴 거리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방법을 빨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
생존 본능적으로 움직여야 겠지만, 사용할 무기도 결정해야 했다. 나는 오른손으로 주변을 더듬었다. 주변에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했다. 앞쪽에는 시멘트 바닥이었다. 뒤쪽 벽에 무언가 있었다. 드럼통이 있었고 쇠스랑이 있었다. 그리고 문을 열어두고 닫히지 못하게 받칠 수 있는 막대기가 하나 손에 잡혔다. 1 미터 정도 되었다. 나는 숨을 고르고 그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그가 에드를 방패 삼지 못하게 신속히 제압해야 했다.
밖에서 지켜보았을 때 분명히 두 명이 에드를 끌고 들어갔다. 그런데 실제 안에는 한 명이 더 있었다.
왜 무엇 때문에 이 사람이 먼저 와 있었을까. 에드를 고문하려고? 그 준비를 위하여? 현재 그의
손에 무기는 없었다. 뒤편 벽 쪽에 작업대가 보였다. 아마 그쪽에 그가 필요로 하는 도구가 있을 것이다.
“헤이! 에드. 지금부터 나에게 너가 아는 모든 것을 말하는 거다. 나도 너를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아. 알겠나? 무엇을 의미하는지?”
에드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는 돌아서 작업대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작업대 위에 놓여진 자동차 공구를 넣어 보관하는 박스의 서랍을 열었다. 나와 약 20 보 거리. 나는 날아야 했다. 소리 없이.
막대기를 두 손으로 더듬어 길이와 굵기를 확인했다. 늦어도 5 초 안에 그를 제압해야 했다. 이건 본능이다. 나는 숨을 들이쉬고 두 발바닥에 힘을주어 튀어 나가며 동시에 오른손으로 막대기를 잡았다. 그가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절체절명의 순간이다. 나는 허리를 숙여 달려 그의 뒤를 지나며 힘껏 잡은 막대기로 그의 정강이를 내려쳤다. 그리고 그의 좌측에서 돌며 놀랄 틈도 없이 두 다리가 꺾여져 뒤로 쓰러지는 놈의 가슴을 향해 다시 막대기로 위에서 아래도 내려쳤다. 그는 ‘아얏’ 소리도 못하고 개구리가 바닥에 뻗듯이 그대로 뒤로 벌렁 자빠졌다. 그는 기절하였거나 숨을 못 쉰 채 죽었을 것이다. 나는 쓰러진 그의 목에 손바닥으로 확인하였다. 숨은 겨우 쉬고 있었다. 다리는 아마도 성하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그의 쇠골아래 급소를 압지하여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다. 그는 몇 시간 동안 말을 못할 것이었다.
“에드! 나야. 제임스. 소리치지 마!”
나는 그를 일으켜 세웠다. 에드에게 어떤 족쇄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만큼 에드에 대하여는 경계를 하지 않았었다. 그것은 그들의 조직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또 하나의 실수이었다.
“에드. 움직일 수 있어?”
“제임스! 자네가… 살아 있었어?”
그는 반가움과 안도로 숨을 가퍼게 쉬며 겨우 불렀다.
“그래. 나야. 에드. 지금 우리는 신속히 이곳을 벗어나야 해. 달릴 수 있겠지?”
나는 재차 물었다. 에드는 나의 손을잡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따라와. 소리 없이 빠져 나가야 해. 이 집 입구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길 오른편에 키를 꼿아둔 채로인 내 차가 있어. 그곳까지 무사히 가야해. 알았지?”
나는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차를 세워 둔 위치를 알려주며 싸이로 입구로 갔다. 문을 조금 열고 밖의 동정을 살폈다.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그들은 에드를 그들의 모종의 계획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음이 틀림없었다. 또한, 이 밤중에, 이 외딴 집에 에드가 잡혀있다는 것에 대하여 전혀 어떠한 우려를 하지 않고 있음이리라. 그들은 그런 안일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에게 그것이 의외의 좋은 기회였다.
에드와 함께 하우스 우측 언덕을 따라 내려오는 길에는 아까 알지 못했던 소나무 같은 잎이 가시로 되어 있는 앉은뱅이 러시안 버리숲이 검은 장막처럼 깔려 있었다.
그들은 에드가 사라진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의외의 사태에 더욱 긴장할 것이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한 박차를 더 가할 것이다.
정신을 가다듬은 에드가 물어야 할 것을 물었다.생각능력을 회복한 것 같았다.
“제임스! 어떻게 된 거야? 그들은 나에게 당신이 오발사고로 죽었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모든 가능성과 희망을 잃고 그야말로 망연자실하고 있었네. 정말 자네를 다시 만나다니 너무 반가워. 자네마저 잃었다고 생각하는 동안 나는 죽고만 싶었네. 살아줘서 고마워. 제임스.”
그는 내 왼손을 꼭 잡았다. 이해 할수 있었다. 그와 나는 온타리오에서 알게 되었지만, 그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에드. 자네를 쏜힐의 우리 집에 내려 주겠네. 당분간 그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야.”
“나도 그렇게 하고 싶네. 제임스. 나는 좀 쉬어야 할 필요가 있어. 쉬고 싶네. 그리고 자네가 틈틈이 상황을 전화로 나에게 알려줄 것을 약속해 주어야겠네. 자네집 컴퓨터 내가 좀 사용해도 되겠나? 죽은 아내의 이메일을 좀 확인해 보고 싶네. 뭔가 궁금한 것이 있어서.”
“자네 부부는 패스워드를 공용으로 하고 있었나?”
“아니야. 그러나 짐작하는 것이 있고 찾을 수 있을 것 같네.”
“사용할 수 있네. 초기 화면에서 사용자 아이디인 ‘JAMES’를 치고 들어가면 인터넷이든 이메일이든 무엇이든 자네가 원하는 것은 다 할 수있네. 관계된 것이 발견되면 즉시 연락해 주길 바라네.”
“나도 그렇게 되길 바라네”
그는 지쳐 있었다. 다시 남쪽으로 달려 내려오며 언덕을 하나 넘자 헤드라이트를 켰다. 그 하우스와의 거리는 불과 1500 미터가 넘지 않았다. 백미러로 그들의 움직임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이제서야 에드가 없어졌음을 안 것이다. 그들의 추격이 시작될 것이다. 그들의 또 다른 일부 조직이 길목에 기다릴 수가 충분히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프린 남쪽에서 메이져 맥켄지를 만나자 좌측으로 회전하였다. 이 길로 동쪽으로 가면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길로 베이뷰를 만날 수 있으며 다시 오른쪽으로 회전하여 남쪽으로 10 분만 달리면 무사히 에드를 집에 내려두고 그들. 릭 커틀렌드 경사와 캐롤라인과 접촉할 수 있을 것이다.
무사히 하이웨이 7 번을 넘어 베이뷰를 따라 남쪽으로 1 킬로 정도 내려와 랜드마크 콘도의
유리창으로 비치는 불빛들이 막 보이기 시작한 고가도로를 지나는데 휴대폰 벨이 울렸다.
릭 경감이었다.
“에드와 함께 쏜힐에 있습니다.”
“제임스. 당장 이곳으로 와 주어야겠네. 당신을 찾는 일들이 많아. 몇 분쯤 걸리겠나?”
그의 목소리는 조급했다. 나를 필요로하는 일이라면… 내가 왜 그들의 일에 관여되어야 하는가?
지금 에드는 안전하다. 그리고 나는내 의도가 아닌 채 너무 깊숙이 이 일에 발을 들여 놓았다. 이것은 프로가 하는 일이 아니다. 프로는 돈과 명분에 따라 움직인다. 이 일에는 아직 마음을 확고히 움직일 뚜렷한 돈과 명분이 없다. 설사 돈과 명분이 있다 하여도 결정은 내가 하여야 한다. 더구나 정부기관과 연관된 일에 나설 이유도 명분도 없다.
에드는 이제 안전하다. 내일 날이 밝으면다시 현장에 가서 상황에 따라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수 있다. 마미에 대한 추적은 그들과 는 별개로할 수 있다. 살인사건은 전문가인 그들이 해결할 일이다.
릭을 만나면 ‘I’m so sorry about that I could not meet you yesterday night. Can youunderstand me? Is it okay?’라고 말하면 될 것이다.
흔하게 사용하는 문구이다. 서로 목숨걸다시피 하며 따지지 않을 것이다. 에드는 내 의뢰인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안전하다. 나는 릭과 캐롤라인 경사에게 에드와 내가 안전하다는 것만 알려주면 될 것이다. 그 다음은 경찰이 할 일들이다.
랜드마크는 삼각형의 꼭짓점을 3 동이 하나씩 차지하도록 하고 그 공간은 공원으로 꾸며서 전원 속의 정원 같았다. 늦가을의 적막한 깊은 밤은낭만이었다. 우리는 그 사이로 들어갔다. 이제 에드와 나는정말 안전하다.
“제임스! 자네 아크샤 수사관을 기억하지? 그리고 잉거스터 라는 사람도?”
정문 앞 임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함께 라비로 들어서는데 에드가 근심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는 내 오른팔을 잡았다. 나는 콘도 출입문을 열기 위하여 문 옆에 붙은 전자포인트에 리모컨
패드를 맞추려다 말고 뒤돌아서서 에드를 봤다. 나는그가 폭행을 당하여 움직이기 힘들어서 부축해 달라는 듯 보였으나, 에드는 두 어깨를 움찔하며 그건 아니라는뜻을 내게 보였다. 우리는 다시 차를 세워 둔 임시 주차장으로 걸어 나왔다.
“그 집안에 그들이 있었다는 말이군. 특히 잉거스터가 아크샤와 함께. 놀랍군. 나도 자네를
만나기 전에 봤지만, 추측만 했었네. 정말 놀랍군.”
“그들은 나를 아기 마미를 발견한 집 주인 에드로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나는 그들을 자네에게 들어서 조금 알고 있었지만, 나는 너무 놀랐네. 그들이 이 일을 주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네. 그들은 KGB 이야기도 하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