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늘리고 분양가 내려 관리비 줄이는 등 변신… 불황에도 가격 회복세 보여
주상복합아파트가 진화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중대형 일색이던 아파트 구성에서 벗어나 중소형 위주의 공급을 늘리고 그동안 단점으로 부각됐던 높은 분양가와 관리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아건설은 이달 말 분양하는 주상복합아파트 '용산 더 프라임' 559가구 중 112가구를 66㎡ 이하 소형아파트로 공급하기로 했다. 애초 동아건설은 중대형아파트로만 구성키로 했지만 최근 중소형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사업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또 서해종합건설은 지난 4월 강남구 역삼동 '서해 더 블루'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일반분양 물량 60가구를 모두 전용면적 기준 84㎡ 이하의 중소형으로 구성했다. 올해 하반기 분양예정인 삼성물산의 '래미안 천호' 주상복합아파트 역시 중소형아파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동아건설 관계자는 "원래 소형 비중이 높지 않았는데 최근 시장 추세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소형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며 "중대형 일색이던 주상복합아파트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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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건설은 이달 말 분양하는 주상복합아파트 '용산 더 프라임'의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500만원가량 낮은 3.3㎡당 평균 2200만원대로 책정했다.
이와 함께 높은 관리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단지 내 태양광 발전 및 지열 시스템을 설치하고 태양전지를 이용해 보육시설과 노인정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키로 했다. 동아건설은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가구당 월 5000원 이상의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중소형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반면 중소형 주상복합아파트 공급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중소형 주상복합아파트의 가격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수요를 끌어들이기에도 유리한 점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서울지역 주상복합아파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5월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왔다.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하는 실거래가격에서 주상복합아파트는 지난해 상반기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구 도곡동 '대림 아크로빌' 178㎡(전용면적 기준)형은 지난해 3월 17억4000만원(26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3월에는 18억원(27층)에 팔렸다. 종로구 사직동 '스페이스 본' 95㎡형도 지난해 5월에는 6억4000만원(7층)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7억7000만원(9층)으로 1억3000만원쯤 가격이 올랐다.
특히 중소형 주상복합아파트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대비 서울지역 85㎡(전용면적 기준) 초과 주상복합아파트는 3.3㎡당 10만원 올랐지만 60㎡ 이하는 80만원이 상승했다. 가격 상승은 경기 침체기에도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의 수요는 꾸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
부동산114 김규정 컨텐츠본부장은 "거래 건수가 많지 않아 추세를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특히 중소형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일반아파트와는 달리 금융위기 이후부터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