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티 살세도 빌리지의 콘도는 렌트(월세)가 얼마예요?"
"보니파시오 동네에서 살려면 월세까지 생활비가 얼마나 들까요?"
고양이처럼 길에서 잠을 잘 수도 없고, 필리핀 마닐라에서 오래 머물고 싶다면 집을 구해야 하는데 문제는 월세이다. 마닐라에서 콘도에 자그마한 방을 하나 얻으려면 임대료(방세)로는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일단 먼저 생각해둘 것은 어디에 월세를 구하든 "생각보다는 많이 든다"는 점이다. 단순히 필리핀이니 방값이 저렴하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필리핀에서도 비교적 주변 거리가 깨끗하며 치안이 안정적인 곳으로 집을 얻으려면 한국에서 월세를 얻는 것 이상으로 돈이 든다. 특히 허름한 동네 바랑가이 안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 이를테면 마닐라의 마카티나 보니파시오 지역과 같은 곳에 방을 얻으려면 한국만큼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듣기로는 보니파시오의 방 3개짜리 집은 임대료만 8만 페소가 넘는다고 했다. 마카티 그린벨트 옆 고급 콘도의 경우는 투룸 콘도 임대료가 월 10만 페소가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저렇게 으리으리한 집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조금 좋아보이는 곳은 모두 비싸다. 어지간히 살만한 곳으로 눈을 낮추어도 마찬가지이다. 마카티에서 스튜디오 타입의 콘도 원룸만 해도 30만 원 이상의 월세 임대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관리비 포함(inclusive of dues)인 곳이 아니라서 월세 30~40만원에 전기세니 관리비까지 추가로 내야 한다면, 원룸 하나를 얻어 생활하려고 해도 그럭저럭 대략 50만 원 정도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혹 차가 있다면 주차장 공간을 빌리는 금액도 따로 지불해야 한다. 식구가 많아 방이 두 개 필요하다거나 한다면 월세는 더욱 더 올라간다. 월세가 올라가면 관리비가 올라가니 주거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다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싶지만, 그래서 콘도의 공실도 많다는 소문이다.
■ 마닐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거 지역은 어디일까?
일단 보니파시오와 마카티 지역이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지역이다. 주변 기반 시설이 잘되어 있으며, 거리가 깨끗하고, 치안 상태도 좋기 때문이다. 특히 마닐라 상업활동의 중심지인 마카티에는 고급 빌리지와 콘도가 많다. 주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교통편도 좋고, 그린벨트 쇼핑몰이 있어 쇼핑하기에도 위치가 좋다. 이러니 다른 지역에 비해 월세가 비쌀 수 밖에 없다. 퀘존시 지역과 올티다스 그린힐즈 지역, 파라냐케, 알라방, 산타로사 등도 한국인 가족이 많이 사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 필리핀 마닐라에서 월세를 구할 때 요령
1. 교통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필리핀의 택시비가 저렴하다고 하지만 매일 타고 다니는 경우라면 월세만큼 차비가 든다. 돈도 돈이지만 이동 시간도 만만치 않아서 생활하는 곳과의 거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니 무엇보다 직장이나 아이들 학교로부터의 거리를 고려하여 집을 얻는 것이 좋다. 차량정체 상습 지역은 아닌지, 택시나 버스, 지프니 타기는 괜찮은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 마트나 시장과의 거리가 가까운지도 볼 필요가 있다.
2. 치안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많은 외국인이 비싼 임대료를 감수하고도 좋은 빌리지나 콘도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시설 때문만은 아니다. 그만큼 치안도 좋기 때문이다. 좋은 콘도일수록 많은 경비요원이 상주해 있고, 출입하는 사람들을 엄격히 확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3. 전기와 수도문제를 간과하지 말자.
고급 빌리지 안이라고 하여 반드시 수돗물 공급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건기에는 물탱크가 있어도 가끔 단수되는 경우가 있어 수돗물 공급을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상습 정전지역은 아닌지, 물공급은 원활한지를 반드시 확인하자. (경험상, 정전이 오래 되면 수도도 끊긴다. 그리고 전기와 수도 모두 없어지면 사는 게 우울해진다. )
4. 수해 피해 지역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마닐라에는 우기엔 상습 침수가 되는 지역이 있다. 지역이 낮은 지역은 아닌지, 수해의 피해가 있는 지역인지 아닌지를 봐야 한다. 주변 환경이나 콘도 시설보다 임대료가 지나치게 저렴하다면 수해 지역일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만달루용 일부 지역은 비만 오면 침수가 되어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편이다.
5. 기타 확인할 것들
가능하다면 급하게 집을 얻지 말고, 집 주인은 좋은 사람인지, 주변 이웃은 어떤지도 확인하면 좋다. 밤마다 노래방 기계를 틀어놓는 이웃이나 닭을 열 마리 정도 키우고 있는 이웃을 만나면 고생길의 시작이다. 필리핀에서는 자정 너머까지 공사하는 일이 많아서, 주변에 큰 공사장이 있는지도 확인하면 좋다.
■ 필리핀에서 집이나 방을 구하는 방법
하나. 직접 원하는 지역을 다니면서 발품 팔기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수소문하는 식의 고된 방법으로 집을 얻는 방법이 첫 번째 방법이다. 필리핀은 한국과 달리 골목마다 부동산이 있지 않다. 임대를 원하는 콘도가 있다면 콘도 가격은 얼마인지, 매물은 있는지 직접 일일이 알아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리핀에 아는 친구가 있다면 함께 다니는 것이 좋다. 물론 월세가 있는지 알아보러 다닐 때 브로커 중개업자를 활용할 수도 있다. 마음에 둔 콘도가 있다면 콘도 로비에 가서 빈집이 있는지 문의해도 된다.

둘. 교민 사이트 활용하기
필고니 필베이 등과 같은 필리핀의 교민 정보 사이트에도 콘도나 빌리지 임대에 대한 정보가 종종 올라온다. 특히 단기로 방을 구한다거나 홈스테이를 원한다면 교민 사이트를 뒤지는 게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 된다. 빨래니 식사까지 포함하여 하숙집을 운영하는 곳이 꽤 많은데, 필리핀 생활이 처음이라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머물만 하다. 단, 가끔 임대받은 방을 재임대하는 경우도 있는데, 필리핀에서도 전전세는 어떠한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따져보고 계약할 필요가 있다.



셋. 인터넷으로 집 구하기 & 대강의 월세 시세 확인하기
발품을 팔러 나서거나 중개업자에게 문의해보기 전, 대략적인 동네 시세를 알고 싶다면 인터넷 사이트 몇 개를 조회하여 확인할 수 있다. 집주인이 직접 매물을 올린 경우도 있고, 중개인이 매물을 올린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사이트를 돌아보면 대략 시세가 나온다. 가끔 허위 매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월세 시세 파악에는 크게 상관없으니 참고 자료로 활용하면 된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월세 매물을 알아볼 수 있는 주요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1. http://rentpad.com.ph/
제법 월세 물량이 많이 보이는 사이트이다. 위치별로 또는 가격별로 조회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또, 필리핀 월세는 가구 여부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데, unfurnished와 Fully furnished 로 구분하여 조회할 수 있어 편리하다. 장기간 거주할 목적이라면 unfurnished 가 유리할 수도 있지만, 단기 거주를 계획한다면 가구가 완비된 쪽을 구하는 편이 이득일 수 있다. 필리핀에서 쓸만한 가구는 상당히 비싸기 때문이다. 단, 풀퍼니쳐의 집을 임대하는 경우에는 나중에 퇴거 때를 대비하여 주인이 보는 곳에서 가구를 하나하나 사진 기록하여 기록해두는 것이 좋겠다.

2. https://www.roomorama.com/
마닐라에서 거주용으로 월세를 구할 때보다는 그저 자유여행 중 단기 렌트로 집을 구할 때 활용하면 좋을 사이트이다. 단기 렌트라서 임대료는 비싸지만 가구 등 기본 시설이 모두 되어 있어 당장 입주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괜찮은 콘도를 임대하면 콘도에 딸린 시설(수영장, 체육관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 http://www.ibilik.ph/
도미토리 형식으로 방을 구한다면 이용하면 좋은 사이트이다. 월세 임대료가 비싸다보니 마닐라 직장인을 대상으로 침대 공간을 나눠 빌려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사이트에서 그런 룸쉐어 형식의 월세를 구할 수 있다. 필리핀 스타일로 산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아서 생활은 불편하겠지만, 거주비는 확실히 줄어든다.
4. http://www.olx.ph/real-estate/
볼펜에서부터 자동차까지, 뭐든 파 파는 olx 사이트에서도 부동산 월세 시세 조회가 가능하다. 가끔 터무니 없는 매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다른 사이트와 함께 비교하여 참고 삼으면 좋을 것 같다.

■ 필리핀 부동산 광고의 약어, 의미가 무엇일까?
- deposit : 디포짓은 한국의 월세보증금 개념으로 미리 내는 금액이다. 나중에 퇴거시 디포짓으로 낸 금액에서 파손, 또는 분실된 부분을 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돌려 받게 된다.
- advance : 집주인이 세입가가 월세를 내지 않을 때를 대비하여 받는 선불금 금액이다. 보통 1~2개월치를 미리 지급한다.
- inclusive of dues : 관리비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W/dues", "plus dues"라고 기재하기도 한다.
-/MO : month의 약자. 한 달에 내야 하는 돈
- sq.m : 제곱미터(squaremeter). 1sq.m는 0.3025평으로, 예를 들어 50sq.m은 15평 정도 규모가 된다.

▲ 해석 : 관리비 포함 한 달에 15,000페소. 1년 계약. 2달 보증금과 1달 선불금 필요.
- unfurnished : 한국식으로 집만 렌트하는 경우. 아무런 가구가 구비되어 있지 않은 집
- furnished : 기본적으로 가구가 포함되어 있는 집
- Semi-furnished : 에어컨과 함께 식탁 등의 기본적인 가구 정도만 구비되어 있는 집
- Fully furnished : 바로 생활할 수 있도록 모든 가구와 전자 제품이 구비되어 있어 별다른 준비가 필요 없는 집
- bare - unfurnished : 처음 건물을 지어 아무 인테리어도 되어 있지 않은 집. 보통 전등 조차 없는 집을 뜻한다.
- T : "Thousand"의 약어. 1,000페소 단위를 나타낸다.
- FA : "Floor Area"의 약어. 건평을 가리킨다.
- LA : "Land Area" 의 약어. 대지의 넓이를 가리킨다.
- br : "Bedroom"약어, 방의 개수
- t & b : "toilet & bathroom"의 약어. 화장실(욕실)의 개수.
- half bathroom : 욕실을 포함하지 않은 화장실의 개수
- garage : 차고 포함 여부
- w/ utility rm : 다용도실 포함. 방에 침대 대신 쇼파와 TV, 장식장 등이 있다.
- maids rm : 가사도우미들이 쓰도록 만들어진 방. 출퇴근용 도우미를 쓴다면 불필요하지만 함께 거주하는 도우미를 쓰려고 한다면 메이드룸이 필요해진다.
- w/ A/C : "with air conditioner"의 약어.에어컨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인데 에어컨이 집 전체에 있는지 혹은 거실에만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 comml : "commercial"의 약어. 사무용 건물을 뜻한다.
- resdl : "residential"의 약어. 주거용 건물을 말한다.
- stry : "story"의 약자로 건물의 "층"을 가리킨다.
- studio : 한국의 원룸과 같은 개념의 공간
- strong H2O : 수압이 좋다는 의미
- accessible : 교통이나 주변 생활 환경이 좋은 위치에 있는 집이란 의미
- higher flr : 고층에 위치해 있다는 뜻
- accepts short term : 단기 렌트 가능 (보통은 1년 단위로 계약하지만 그 이하의 기간으로도 렌트 가능함을 의미)
- also avbl : "available" 다른 것도 있다는 의미, 다른 형태의 매물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 (neg) : "negotiable"의 약어. 가격 조정 가능을 의미한다. Neg 글씨가 보이면 열심히 가격을 깍아야 한다.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월세 시세 알아보고, 콘도 렌트하는 방법 (+필리핀 부동산 광고의 의미)
- 2015년 12월, 필리핀 마닐라, written by Salinger -